추억의 메아리로 남고
풀리지 않는 소망의 꿈은 아련하다.
작은 발걸음으로 뒷걸음치는
잔잔한 파도는 하얀 속울음을 쏟아내
얽히고 ?힌 매듭을 원망한다.
안개 속, 바다의 이야기 요동하며
사랑하나 심고, 소망하나 심으려
<사색의 창>
봄비 내리는 바다위에 갈매기 찾아 두리번거리는 작은 소망은 부질없었다. 안개에 갇혀 희미하게 잠들어버린 섬들. 찬바람에 떨며 잔파도에 몸을 놓은 바다의 이야기는 작은 철선에 귀 기우리며 오가는 이들에게 손을 내민다. 봄비 내리는 바다위에 몸을 던진 무심한 사내는 갈무리되지 않는 상념들로 봄바람과 실갱이 한다. 바다로 가는 길. 무엇을 낚으려 가는 것일까? 인연의 끈을 잡고 허기진 마음을 훌훌 털어 바닷물에 흘려보내고 풀리지 않는 매듭을 한 올 한 올 풀고 싶어서 온 길일게다. 봄 바다에 어둠은 깊이 내리고 속절없이 비만 내고 봄 바다의 이야기는 파도소리에 점점 함몰되어 가버린다.
/한국 사이버문학인협회 회장·시인 나일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