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8일 생일 5·18마라톤으로 뜻깊게 기념”
특집

“5월 18일 생일 5·18마라톤으로 뜻깊게 기념”

10㎞ 강성현씨 5.18㎞ 정세림양
“광주 정신 되새기며 뛰어 자부심”

5월 18일 태어난 정세림양(왼쪽)이 오빠 정현군과 함께 제25회 5·18마라톤대회 5.18㎞를 완주한뒤 완주 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제25회 5·18 마라톤 대회에는 5월 18일이 생일인 참가자가 6명이나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5.18㎞ 3명, 10㎞ 3명으로 이들은 모두 각자가 신청한 코스에서 완주에 성공하며 생일과 함께 5·18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10㎞에 참가한 강성현씨(33)는 “5월 18일은 제 생일이기도 하지만 단순히 기념일이 아닌 우리 모두를 위한 날이다. 광주 시민의 용기와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자유가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강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가 두번째 참가다. 지난해는 10㎞ 코스를 완주했지만 올해는 보다 상징적인 5.18㎞ 코스를 선택해 또 한 번 의미있는 시간을 가졌다.

강씨는 민주노총 국민연금광주전남지회 소속으로 회사 차원에서 참가자를 모집하면서 동료들과 출전하게 됐다. 강씨는 “광주 정신을 되새기며 뛸 수 있다는 건 큰 자부심이다. 5월 18일 만큼은 나 자신을 위한 생일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날이다”며 “당시의 희생 덕분에 우리가 지금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는 것을 달리면서 되새기고 싶었다”고 밝혔다.

평소 체력 단련에 관심이 많다는 강씨는 “회사 동료들과 함께 참가해 팀워크도 다지고 싶었다”며 “시민들과 함께 달리는 이 순간이야말로 연대와 공동체의 가치를 가장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우리 팀에서 1등으로 완주하고 싶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강씨는 이번 대회가 더 많은 시민이 함께할 수 있는 행사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광주의 정신이 전국을 넘어 세계로 알려지면 좋겠다. 내년에도 기회가 되면 꼭 참가할 생각이다”고 강조했다.

강성현
5월 18일 생일자중 최연소로 5.18㎞에 참가한 정세림양(9)은 어렵게 완주에 성공했다.

정양의 이번 대회 참가는 세살 터울 오빠 정현군의 의지에서 비롯됐다. 정현군이 마라톤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며 온가족이 함께 마라톤대회에 참가를 신청, 정세림양도 5.18㎞에 도전했다. 특히 정양은 생일이 5월 18일이어서 5·18마라톤대회 참여에 의미가 컸다.

오빠 정현군은 함께 출발했던 엄마를 뒤로 하고 스피드를 올렸고 생각보다 빠른 시간(30분)에 도착해 가족들을 놀라게 했다. 완주후에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면서 의젓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세림양은 대회 참가에 의의를 두고 어렵게 결승선을 통과, 오빠와 함께 완주메달을 목에 거는 기쁨을 누렸다.

정양은 “처음 참여하는 마라톤이었고 결승선에 도착하는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며 “오빠가 30분만에 결승까지 뛰어와서 완주 메달을 걸고 있는 걸 보니 더 빨리 달리지 못한걸 후회했다”고 털어놨다.

정현·세림 남매는 완주 메달을 받은뒤 이름과 기록을 메달에 각인하며 이번 5·18마라톤대회 참가 의미를 새긴 뒤 “5·18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내년 대회에 다시 참가해서 더 좋은 기록을 내보겠다”고 다짐했다.
조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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