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묘지 참배는 필수…민주정신 품는 시민 교육의 장 거듭났다
특집

5·18 민주묘지 참배는 필수…민주정신 품는 시민 교육의 장 거듭났다

5·18 마라톤 이모저모

5·18마라톤대회에 참가한 대구시청 공직자들이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지난 24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25회 5·18마라톤대회 참가자 1,500여명은 달리기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다. 매년 참가하는 이들은 물론 처음 참가하는 이들도 달리기를 준비하며 설레는 마음을 드러냈다. 또 가족이나 친구, 모임을 통한 참가자들이 많아 서로 단합하는 모습이 주변 사람들을 흐뭇하게 했다. 전국에서 모인 마라토너들은 평소 대회에서 안면을 튼 만큼 이번 대회에서도 안부를 묻고 기록을 축하하는 등 우정을 다졌다. 처음 뛴 10㎞를 엉엉 울며 완주한 초등학생에게는 박수갈채와 함께 칭찬이 쏟아졌고 대회 전후로 묘지를 참배하고 열사들의 묘소를 둘러보는 이들이 많아 5·18마라톤대회가 단순한 마라톤을 넘어 민주정신을 가슴에 품는 시민 교육의 장으로 거듭났음을 증명했다.



●“5·18 정신으로”…열린태권도 단체 참가

열린태권도 소속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60명이 샛노란 티셔츠를 입고 5·18 마라톤에 나서 눈길. 이날 참가자 60명은 5.18㎞코스 도전을 앞두고 힘찬 구호와 몸풀기 운동으로 완주 의지를 다져. 최윤재군(7)은 “아빠랑 꼭 5.18㎞를 끝까지 가고 싶다”며 출발선에서 주먹을 불끈 쥐기도. 이들을 지도한 최유준 관장(42)은 “아이들에게 5·18 정신을 몸으로 느끼고 기억하는 특별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으며 결승선에서 기다려 완주하는 제자들의 모습을 일일이 사진으로 찍어 기록. 열린태권도 학생들은 모두 완주에 성공.



●5·18민주묘지 참배 후 인증샷

5·18 정신을 기리기 위해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나온 참가자들이 민주의 문 앞에서 인증샷을 남기며 대회를 시작. 참가자들은 배번을 들고 밝은 표정으로 기념 촬영에 나섰으며 출발선에서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낯선 사람끼리도 격려하는 모습이 평화공원 곳곳에서 펼쳐져.

대회장에 일찍 도착한 참가자들은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인근을 둘러봤으며 일부 참여자는 윤상원 열사와 문재학 열사 등 열사들이 묻힌 묘역을 돌며 비문에 새겨진 사연을 읽는 시간을 갖기도. 특히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참가자들이 참배에 나서 주목. 대회 참가 준비를 마친 참가자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민주의 문을 넘어 묘역을 둘러보고 묵념을 하기도. 5·18민주묘지측은 지난해 말 12·3 계엄사태를 겪은 이후 사람들이 5·18에 대해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마라톤에 참여하면서도 한번더 발걸음을 하는 것 같다고 밝혀.



● 킥복싱 동호인 14명 첫 오월 달리기

광주 문흥동에서 킥복싱 체육관을 운영 중인 이대한 관장(37)은 동호인 14명과 함께 첫 5·18 마라톤에 참가해. 이날 문흥팀맥 동호회원들은 모두 검은색 단체 티셔츠를 맞춰 입었으며 서로 응원하며 출발 직전 참가자들끼리 완주 의지를 다져.

다른 대회엔 익숙하지만 5·18마라톤은 처음이라는 이 관장은 “회원들과 이야기 나누다 ‘5·18 정신이 담긴 대회는 다 같이 뛰는 게 좋겠다’는 말이 나왔다”고 밝혀. 이 관장은 “처음엔 기록이 목표였지만 다 같이 끝까지 달리는 게 목적이다”고 말했으며 참가자들 모두 완주에 성공.

남부대 물리치료학과 학생들이 참가자들에게 테이핑을 하고 있다.
●남부대 물리치료학과 카이로힐링 테이핑 봉사

남부대 물리치료학과 전공 동아리 ‘카이로힐링’은 마라톤 현장에서 테이핑과 스트레칭으로 참가자들의 몸 상태를 점검해. 황근호 카이로힐링 동아리 회장(3년)은 “수업에서 배운 걸 실전에 적용해보고 싶었다. 참가자들이 고맙다며 웃어주니 보람도 컸다”고 말해. 이날 카이로힐링 동아리원 30명은 전원 참석해 부스 운영에 총력을 기울였으며 대회 참가자들이 전문 케어와 테이핑을 받은 뒤 출발할 수 있도록 지원. 카이로힐링 동아리 학생들은 테이핑을 통해 따뜻한 응원 메시지를 전달했으며 참가자들이 출발한 뒤에는 결승선에서 완주자들을 응원하고 박수로 환영하기도.



●“기술로 구운 빵 한 조각에 5월의 마음을”

한국산업인력공단 광주지역본부에서 마련한 기능경기대회 부스에서는 광주 명장들이 직접 만든 수제 빵이 제공돼 인기. 대회 참가자들은 기능장이 만든 빵을 나눠 먹으며 마라톤을 준비. 김수진 한국산업인력공단 과장(51)은 “5·18 정신은 나눔과 연대다. 우리는 기술로 그 정신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고 말해. 윤옥균 광주지역본부장(58)은 “기술은 삶 속에 있을 때 가장 빛난다. 오늘 시민들과 기술이 만나는 풍경이 반가웠다”고 전해.



● 엉엉 울며 10㎞ 완주 박수갈채

짱구RC 이준민군(11)이 10㎞ 코스 결승선을 대성통곡하면서 통과해 시선 집중. 초등학교 4학년인 이군은 이군은 지난해 5.18㎞를 완주하고 올해 처음으로 10㎞에 도전했는데 여느때보다 오르막이 많아 완주까지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하지만 가족과 함께 대회에 나선 이군은 다리가 아파 울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결승선에 도착했고, 이를 지켜본 많은 대회 참가자들로부터 박수와 함께 칭찬을 받아. 이미 완주했던 참가자들은 이군에게 “10㎞를 완주한 것은 정말 잘한 것이다. 정말 훌륭하다”며 칭찬을 쏟았고 이에 이군도 점차 울음을 그쳐. 이군은 “힘들었다”면서도 완주메달을 받아 걸고 가족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며 훈훈하게 대회를 마무리.
조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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