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페라 라 보엠 중 1막 무대. |
●푸치니
토스카나 문화의 중심지인 루카의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난 푸치니(자코모 푸치니 (Giacomo Puccini, 1858.12.22~1924.11.29)는 성 마르티노 성당의 악장이 되기 위해 오르간과 노래를 배우며 꿈을 키웠다. 그의 아버지가 성 마르티노 성당에서 악장을 역임했고, 루카의 음악학교 교장을 했던 터라 그의 꿈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 하지만 푸치니가 6세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음악적 교육은 그의 아버지의 제자인 안젤로니로부터 받게 된다. 10세 때 교회의 소년합창단에서 노래하고, 14살에 성당의 미사 오르간 연주를 시작했다. 그리고 16살 때 오르간 콩쿠르에서 1위를 하며 연주자로서 활동을 시작하며 18세 때 그의 일생에서 중요한 경험인 베르디 오페라 “아이다”를 관람 후 베르디와 같은 오페라 작곡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1880년 큰삼촌 체르우의 후원과 마르게르타 여왕(Queen Margherita)의 장학금을 받아 베르디 음악원(당시 밀라노 음악원)에 입학하게 되었다. 바치니 교수와 폰키엘리의 문하생으로 들어가 본격적으로 오페라 작곡가가 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하지만 젊은 예술가의 삶은 녹녹지 않았다. 2년 째부터 장학금이 끊기고, 경제적 어려움으로 작곡가 마스카니와 함께 하숙하며 궁핍한 유학생활을 계속하게 된다. 1883년 7월 음악원의 졸업 작품으로 교향적 카프리치오를 발표하며 작곡가로서 잠재력을 보여주었다. 그의 스승 폰키엘리와 작가 폰타나의 도움으로 ‘요정 빌리’를 작곡하며 이때부터 리코르디 출판사의 도움으로 받고 작곡가로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이후 완성한 오페라 ‘마농 레스코’, ‘라 보엠’을 연이어 성공적으로 초연하며 희극적인 요소와 등장인물의 성격묘사나 오페라의 장면등 사실적인 오페라를 완성하며 베르디, 바그너와 함께 완성도 높은 오페라 작품을 완성했다.
●라 보엠
‘나비부인’, ‘토스카’와 함께 푸치니의 3대 오페라로 불리는 ‘라 보엠’은 1892년부터 1895년 사이 작곡됐다. ‘라 보엠’의 대본은 1851년 앙리 뮈르제(Henri Murger)의 소설 보헤미안 삶의 장면들(Scenes de la vie de boheme)을 기반으로 완성됐다. 이 책은 종종 소설이라 불리지만 통일된 줄거리가 없는 단편 모음집이다. 뮈르제와 테오도르 바리에르(Theodore Barriere)가 책을 바탕으로 1849년에 제작한 연극처럼, 오페라의 대본도 로돌포와 미미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며 그녀의 죽음으로 끝을 맺는다. 가 자신에게 대본을 양보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레온카발로와 갈등을 겪었다. 이에 작곡 초기 작곡가 레온카발로(Ruggero Leoncavallo)는 푸치니에게 완성된 대본을 제안하고 작곡을 권유했지만, 푸치니는 선뜻 그의 제안에 응하지 않았다. 그리고 레온카발로가 ‘라 보엠’을 작곡한 것을 알고 이 둘 사이 갈등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각자만의 버전을 오랫동안 작곡 중이었기 때문에 서로 포기하지 않고 각자의 ‘라 보엠’을 발표하게 되었다. 레온카발로는 자신의 버전에서 마르첼로는 테너로, 로돌포는 바리톤으로 설정되었다. 그러나 그의 버전은 푸치니의 작품만큼 성공적이지 못했고, 현재는 거의 공연되지 않는다.
전체 4막 구성 중 2막과 3막의 주요 부분은 대본가들이 새롭게 창작했으며, 소설에 등장하는 사건과 캐릭터는 간접적으로 언급될 뿐이다. 반면 1막과 4막의 대부분은 소설의 여러 장면을 조합하여 구성되었다.
●줄거리
크리스마스이브 추운 겨울날 가난한 젊은 시인 로돌프의 다락방에 이웃인 미미가 촛불을 빌리러 오면서 이들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두 젊은이는 어둠 속에서 미미가 잃어버린 열쇠를 찾으며 로돌포가 미미의 손을 잡고 ‘그대의 찬 손(Che gelida manina)’을 노래한다. 이후 미미가 답가로 본인을 소개하는 ‘내 이름은 미미(Si mi chiamano Mimi)’를 부르며 서로를 알게 된다. 가난한 예술가 로돌포와 캔버스와 비단 천 위에 수를 놓는 미미의 애틋한 사랑을 중심으로, 친구들과의 우정, 사랑, 그리고 비극적인 이별이 펼쳐진다. 크리스마스이브에 로돌포와 미미는 운명적으로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미미의 건강 악화와 두 사람의 갈등이 이어진다. 이별과 재회를 반복하던 두 사람은 미미의 병이 심해지자 마지막으로 재회한다. 가난 속에서도 친구들은 미미를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결국 그녀는 로돌포의 품에서 숨을 거둔다. 로돌포는 미미의 죽음을 비통하게 받아들이며 비극적으로 막이 내린다.
●초연
라 보엠의 세계 초연은 젊은 아르투로 토스카니니(Arturo Toscanini)가 지휘를 맡아 1896년 2월 1일 이탈리아 토리노의 레조 극장(Teatro Regio)에서 이루어졌다. 로돌포 역은 에반 고르가(Evan Gorga), 미미 역은 체시라 페라니(Cesira Ferrani)가 연기했지만, 고르가는 높은 테시투라(tessitura, 성악 범위)를 소화하지 못해 음악이 낮게 편곡되어야 했다. 초연 당시 관객의 반응은 미온적이었고, 평론가들의 의견도 양극화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초기 반응에도 불구하고, 이 오페라는 이탈리아 전역에서 빠르게 인기를 얻었으며, 라 페니체 극장(La Fenice), 맨체스터의 왕립 극장(Theatre Royal), 파리 오페라(Paris Opera), 베를린 크롤 오페라 하우스(Kroll Opera House),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콜론 극장(Teatro Colon), 산 카를로 극장(Teatro di San Carlo), 볼로냐 코무날레 극장(Teatro Comunale di Bologna), 코스탄치 극장(Teatro Costanzi), 라 스칼라 극장(La Scala), 같은 극장에서 곧 공연되었다.
●음악적 특징
작곡가 벤저민 브리튼(Benjamin Britten)은 1951년에 ‘라 보엠’에 대해 이렇게 썼다. “라 보엠은 네 번이나 다섯 번 공연을 본 후 다시는 듣고 싶지 않았다. 그 정교함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음악의 값싸고 공허한 느낌에 질려 버렸다.” 오페라가 관객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푸치니는 일부 음악 평론가들로부터 그의 음악이 세련되지 않고, 가볍다는 이유로 경시의 대상이 되었다. 하지만 이런 의견은 푸치니를 싫어하는 관계자들의 견해로 푸치니의 라 보엠은 낭만주의 시대의 대표적인 오페라로 사실주의에 입각하여 작곡자 자신도 당시 보헤미안으로 산 예술가 중 한 사람으로 그가 젊은 시절 경험한 이야기와 당시 사회적 분위기를 음악으로 남긴 대작이다. 강한 선율과 드라마틱한 표현을 특징으로 한 진정한 겨울 속 오페라이다.
![]() 푸치니와 토스카니니. |
![]() 라 보엠을 초연한 토리노의 레조 극장. |
![]() 라 보엠을 초연한 토리노의 레조 극장. |
![]() 레온카발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