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듯이 낮은 땅 모래바람
파도 굽이치는 곳에 자리 잡고
억세게 매달리는 가시들을
어루만지며
길섶에 비켜서서
단란한 가을빛을 모아
맑은 눈물 머금고 있다.
해당화는 열매로 산다.
보란 듯이 짧은 봄날의 영화
꽃피던 시절
서로 시샘하지 않고 허기진 박토에도
거친 마디 부둥켜안은 채
가을밤 풀벌레소리
붉은 열매에 담아내고 있다.
<사색의 창>
해당화는 불편한 환경에서도 말없이 꽃을 피워내 열매를 맺는다. 해당화를 보는 이시인은 해당화의 속울음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하나가되었다. 이광일 시인. 그는 휴머니즘에 푹 빠져있는 자연주의 색깔이 강한 시인이다. 그의 시를 이해하려면 자연에서부터 인간의 세속을 초월한 버림의 철학을 통해서만 시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아픔을 승화시켜 품어 삼키는 이광일 시인은 순수함으로 세상과 대화하며 세속의 일상과는 거리가 먼 혼이 자유로운 문인이다. 세상사 모든 사람들이 이처럼 맑은 영혼을 지녔으면 여기가 천국이 아닐까? 이광일 시인은 교육자로 동행과 문학지교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 사이버문학인협회 회장·시인 나일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