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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원 작가는 지난 2023년 ‘몸의 인지 서사학-질병과 치유의 한국 소설’에서 국내 최초로 AI 지원 글쓰기를 활용한 학술서를 펴낸 바 있다. 이번 저작에서는 인간의 글쓰기가 AI와 협업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는 문학의 형식과 수용 방식에도 근본적 전환을 예고한다고 진단한다. 생성형 AI는 인간 창작자를 위협하는 존재가 아니라 오히려 창작의 도구이자 새로운 문학적 가능성을 여는 통로라는 것이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는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가 문학 창작에 끼친 영향과 그에 대한 비판적 담론을 조망한다. 2부는 인간을 넘어선 존재인 포스트휴먼과 그들의 세계를 상상한 글들을 묶었다. 3부에서는 SF 장르와 과학기술의 관계와 문학의 상상력을 탐구하고 4부에서는 SF와 포스트휴먼 관련 소설과 인문서에 대한 서평을 실었다.
노 작가는 예술의 본질에 대해 “완성은 창작자만의 몫이 아닌 향유자의 몫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AI가 작품을 생성하더라도, 그것을 해석하고 감동을 느끼는 건 인간이라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 3월, 미국 할리우드에서는 400여 명의 배우와 감독들이 AI에 의한 저작권 침해에 반대하며 공동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노 작가는 기술을 무조건 비난하는 것이 아닌, 그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더 인간답게 살아갈 것인지 사유해야 한다고 말한다. 오늘날의 위기는 기술이 아닌 자본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그의 진단은 예술과 사회의 관계를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조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