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김종원의 세계철학전집’ 시리즈는 다섯번째 책. ‘고정관념, 언어, 두려움, 관계, 일상’이라는 다섯 개의 층위를 하나씩 깨뜨리며 ‘낯선 곳의 주인’으로 거듭나는 길을 제시한다. 작가는 헤르만 헤세의 사유를 자기만의 시선으로 해석해, 독자가 자신의 일상 속에서 헤세의 철학을 체득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단순한 해설서가 아닌, 삶을 깊이 들여다보게 하는 필사 문장과 흔들리는 내면을 일깨우는 성찰의 메시지, 당장 적용할 수 있는 실천적 조언이 어우러져 독자에게 지적인 전율과 내적 변화를 선사한다. 철학을 삶 가까이 끌어와 삶을 다시 써 내려가는 ‘진짜 탄생’의 길로 이끈다. 현재의 삶을 어떻게 새롭게 ‘탄생’시킬 수 있을지를 깊이 사유한다. 마인드셀프. 김종원 지음.
●바움가트너=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폴 오스터가 투병 중 집필한 생애 마지막 장편소설. 바움가트너는 기억의 정원 속 나뭇가지처럼 얽혀 있는 삶의 단편들을 하나씩 찾아간다. 소설은 1968년 뉴욕에서 가난한 문인 지망생으로 아내를 처음 만난 이후 함께한 40년간의 세월, 그리고 뉴어크에서의 어린 시절부터 양장점 주인이자 실패한 혁명가였던 아버지에 대한 회상까지 한 인물의 일생을 톺아보며 그의 내적인 서사를 따라간다. 폴 오스터가 평생 동안 다뤄 왔던 주제인 글쓰기와 허구가 만들어 내는 진실과 힘, 그리고 우연의 미학에 대한 사유가 간결하고 섬세하게 집약된 이 마지막 유작은 죽음 앞에서 써 내려간 상실과 기억에 관한 소설이기에 더욱 절실하고 강렬하다. 열린책들. 풀 오스터 지음.
●40세 정신과 영수증=SNS에서 젊은 독자들에게 언급되는 레전드 에세이의 주인공, 그리고 방송인 홍진경이 ‘지금 나를 온통 흔들고 있는’ 존재라고 언급한 정신 작가가 21년 만에 신간으로 돌아왔다. 23세부터 매일매일 영수증을 모으던 정신은 지금도 영수증을 모은다. 그가 모은 영수증은 어느덧 2만 5,000장에 이르렀다. 해사하고 개성 넘치는 감성으로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20대를 보내던 정신은 어느덧 40대가 됐다. 막연하게 30대엔 인생의 단 한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고 단단한 일상을 가질 거라 생각했지만, 40대의 인생은 막막하고 막연하다. 소중한 사람들에게, 또 지켜내야 할 자기 자신에게 무언가를 사주고 선물하며 물건과 장소에 남은 기억을 돌아보는 기록이다. 이야기 장수. 정신 지음.
●부서지는 아이들=이 시대의 표준 양육 방식으로 자리 잡은 ‘감정 존중 양육’과 ‘다정한 부모’라는 환상이 아이들의 성장 과정은 물론, 사회 전반에 어떤 부작용을 가져왔는지를 적나라하게 폭로한다. 양육 주도권이 부모에게서 전문가에게로 ‘외주화’된 세태를 파헤치며 단호한 훈육 대신 심리 치료와 약물치료가 남용되는 현실을 고발하고, 한 명의 단단한 인간을 길러내기 위한 양육의 본질과 원칙을 예리하게 짚어낸다. 수많은 영미권 석학과 인플루언서들의 극찬을 받은 이 책은 부모들의 뼈아픈 성찰을 불러일으키며 전 세계에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고, 아마존과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를 비롯해 미국공영라디오(NPR)가 뽑은 ‘2024 올해의 책’에 선정된 바 있다. 웅진지식하우스. 애비게일 슈라이어 지음.
●굿 에너지=현대 의학은 점점 더 정밀해지고, 우리는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은 약을 처방받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건강 상태는 나아지지 않고 있으며, 잦은 치료에 의존하고 있다. 만성질환자는 늘고, 피로와 불안, 과체중, 우울 등의 문제는 일상화됐다. 성인 10명 중 6명이 만성질환을 갖고 있고, 아이들조차 비만이나 지방간, 주의력결핍장애 진단을 받는다. 책의 저자이자 스탠퍼드 의대를 졸업한 외과의 케이시 민스 박사는 “문제는 병명이 아니라, 우리 몸의 세포가 에너지를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수년의 임상과 실천을 바탕으로, 대부분의 만성질환은 세포 에너지 장애라는 한 가지 원인에서 비롯된다는 강력한 결론에 도달한다. 한국경제신문. 케이시 민스 지음.
조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