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의 뮤직 줌(7) 목 프로덕션 이샘 대표 - 전남매일
김성수의 뮤직 줌(7) 목 프로덕션 이샘 대표
김성수의뮤직줌

김성수의 뮤직 줌(7) 목 프로덕션 이샘 대표

클래식 음악의
클래식 음악에 의한
클래식 음악을 위한

목 프로덕션의 아티스트들.
금호현악사중주 공연 관람 계기 클래식 음악 입문
30세에 스튜어디스 그만두고 공연 기획자로 전향
“예술경영은 가치있는 일…실내악·마이너 장르 집중”


클래식 공연계가 코로나19로 줄줄이 취소되는 가운데 광주시립교향악단이 지난 6월 11일 11시 음악회 비엔나의 아침을 시작으로 거리두기 첫 번째 객석을 오픈했다. 이날 광주문화예술회관 소극장을 찾은 목 프로덕션의 이샘 대표를 만났다.


음악은 악보를 본 후와 악보를 읽기 전으로 나눌 수 있다고 말하는 이샘 대표.
#첫 만남, 클래식 음악을 접하게 된 순간

대학생 때까지 가요와 팝을 주로 듣던 그녀는 항공사 입사 후 메세나 활동으로 유명한 박성용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의 영향에 클래식을 접하게 됐다.

항공사 교육 중 일명 ‘타타타’로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금호현악사중주단의 음악회를 감상하게 됐는데, ‘새로운 경험, 알 수 없는 소리의 조화’는 호기심을 갖게 하는 흥미로운 경험이었다고 한다.

입사 후 추석 선물로 네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자사항공권, 금호렌터카, 금호콘도, 금호아트홀 연간회원권 중 전 계열사에서 2명이 신청한 금호아트홀 시즌권을 택했다. 비행 일정이 없는 날이면 영재 공연부터 해외 연주자들의 공연까지 수많은 공연을 접할 수 있었다. 그녀는 새로운 경험을 통해 클래식 음악을 접하고 예술의전당과 호암아트홀 회원이 되었다.

음악에 대한 궁금증과 갈증으로 책을 구입해서 읽게 됐는데 너무 어려웠다고 한다. 알 수 없는 용어부터 해외 연주자들의 이름, 특히 러시아 음악가 이름들까지…. 그래서 음악월간지를 한 달에 세 권씩 읽기 시작했다.



#악기를 연주하지 않고 음악을 이해할 수 없다

클래식 음악에 대한 관심은 공연장과 책으로 채울 수 없었다. 그래서 찾은 것이 KBS 1FM을 하루 종일 듣는 것이었다. 현재도 ‘명연주 명음반’을 진행하고 있는 정만섭이 “악기를 연주하지 않고 음악을 이해할 수 없다”는 말에 약이 올랐다는 그녀는 첼로를 배우기 시작한다. ‘음악을 알기 위해 공연장을 찾고, 책을 본 것은 무엇이었지?’ 하는 생각이었다.



이샘 대표의 무대 뒤 모습.
#음악의 답은 악보에 있다

음악은 악보를 본 후와 악보를 읽기 전으로 나눌 수 있었다. 그리고 악기를 배우면서 음악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졌다고 했다. 그리고 그녀는 하고 싶은 것을 찾게 되었다.

당시 8년 동안 승무원으로 살다가 다른 일을 찾는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었다. 30살 이직은 도전이자 모험이었다. 건강상의 이유로 퇴사 후 1년 쯤 쉬고 있을 때 호암아트홀 하우스매니저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된다.

새로운 출발과 동시에 늦은 시작은 스스로를 단련시키게 됐다. 당시 한 달에 13회 공연을 진행하고, 자지 않고, 먹지 않고, 3달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일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녀보다 나이 많은 직원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정재옥 대표(크레디아)가 그녀를 불렀다. “좋은 기획자가 뭐냐? 마케팅이 뭐냐?” 등등을 물어보며 자극을 주었다. 정 대표는 백건우 유니세프 후원 공연의 기획을 그녀에게 맡겼다. 그것이 이샘의 첫 번째 기획 공연이었다.

거장의 공연을 첫 공연으로 해 볼 수 있는 기회는 이후에 기획운영팀장을 하면서 그녀의 공연의 원동력이 되고 사업의 발판이 되었다.



목 프로덕션의 올해 기획공연 일정.
#대한민국판 노다메 칸타빌레

2007년 화이트데이에 그녀는 목 프로덕션을 설립하게 되었다. 첫 공연을 “제일 좋아하는 것을 하자”고 준비했고, 2007년 7월 7일 ‘노다메 칸타빌레 오마주’ 공연으로 베토벤 교향곡 7번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했다.

공연은 매진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스타트를 보였다. 당시 참여했던 거의 모든 연주자들이 스타가 되었다. 지휘를 맡은 최수열 지휘자를 비롯해 그날 무대 위에 있었던 피아니스트 이효주, 노부스 콰르텟 멤버들, 김세준, 조성호, 이효주, 아벨 콰르텟까지….

첫 공연을 위해 무작정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학과실에 찾아가 조교에게 노다메 콘서트를 위한 연주자를 찾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모든 학생들을 찾아갔다.

그리고 우연히 크누아 공연을 보러 갔다가 젊은 학생이 지휘하는 모습을 보고, 아우라를 느꼈다. 그가 바로 최수열 지휘자(현 부산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였다. 이렇게 시작된 노다메 시리즈는 시즌 3까지 완성됐다. 그리고 횟수를 늘리면서 연주곡의 난이도를 높였다. 브람스 교향곡 1번, 김영욱의 협연으로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했다.



#순수예술의 가치

클래식 음악은 모든 음악의 기초이자 근간이며 사유할 수 있는 예술이다. 인문학적 관점에서 가치 있는 장르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어려운 학문이지만 또한 인간성 회복을 위해 순수예술만큼 큰 힘이 되는 것은 없다.

많이 듣는 사람을 당해낼 수 없다. 클래식은 감각만을 위한 것이 아닌 영혼 깊숙이 오는 위로가 있다. 인간의 근본, 존재의 이유에 대해, 실존의 이유에 대해 생각하게 해서 더 가치가 있다.

경영을 하고 있지만 예술경영을 하고 있는 대표로 그녀는 가끔 직원들에게 질타를 듣곤 한다. 이유는 경영과 예술을 둘 다 다뤄야 하기 때문이다. 즉 경영은 수익을 창출하지만 예술경영은 가치를 창출한다. 계산기 두드리는 일에는 거리가 멀다. 경영자로는 빵점이지만 가치 창출자로 만족하며 산다는 그녀는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것에 대해 자부심이 있었다.



이샘 대표
#클래식음악 즐기는 방법

검증된 극장의 ‘기획공연’을 관람하자. 우선 검증된 공연장이므로 좋은공연은 물론 저렴한 공연이 많다. 광주에서도 광주문화예술회관 기획공연뿐만 아니라 광주시립예술단의 기획공연을 주기적으로 듣다보면 레파토리가 늘어난다. 그러다 보면 아는 장르가 생기고, 좋아하는 연주자가 늘어나고, 연주자를 찾아가면서 클래식 음악의 확장을 경험할 수 있다.



#목 프로덕션의 미래

이 대표는 실내악과 마이너 장르에 집중하고 싶다고 밝혔다. 스타를 영입해서 수입을 지키기는 쉽지만 마이너 장르를 유지하는 것은 어렵다. 그래서 더 가치가 있고, 하고 싶은 일이라는 것.

젊은 음악도들에게 기회를 주고 현악사중주의 대중화를 위해 예루살렘 콰르텟(이스라엘), 슈만 콰르텟(독일)을 내년 6월 초청해 예술의전당에서 일주일간 공연과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예루살렘 콰르텟과 노부스 콰르텟이 함께 멘델스존과 에네스쿠 옥텟을 할 예정이다.

그녀는 기회가 된다면 광주에서도 꼭 연주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광주시립교향악단 운영실장

목 프로덕션 이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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