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앞 부분 자필 악보. |
◇유복한 가정환경
라이프치히에 그의 이름을 딴 펠릭스 멘델스존 바르톨리 예술대학을 설립해 작곡가 슈만을 교수로 초빙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음악가들에게 기회를 주고자 했다. 그의 15번째 생일날 바흐의 마태수난곡 자필 악보를 외할머니 벨라 잘로몬(Bella Salomon, 1749~1824)으로 부터 선물을 받게 된다. 이 사건을 계기로 그가 20살이 되던 해 1829년 3월 11일 마태수난곡의 초연 100주년이 되는 해에 곡을 부활시킨 작곡가이기도 하다.
◇천재적 능력
보통 능력, 외모, 성격, 집안 등 거의 완벽한 사람을 이르는 말로 ‘엄친아’라고 한다. 멘델스존이 현대인이었다면 금수저에 엄친아가 아니었을까 싶다. 멘델스존의 삶을 이야기할 때 그의 천재성을 빼놓을 수 없다. 워낙 부유한 집안의 교육열로 남다른 교육을 받게 된다. 이그나츠 모셀레스(Ignaz Moscheles, 1794~1870)에게 피아노 수업뿐만 아니라 철학, 문학, 미술 등 다양한 분야의 교육을 받고, 5개 국어를 구사하는 비범한 유년기를 보냈다. 만 15세 전에 4편의 오페라와 실내악 작품을 완성해 그를 제2의 모차르트라고 하는 이들도 있다. 그의 음악적 특징은 모차르트나 슈베르트같이 생활고를 겪는 여느 작곡가들의 삶과 다른, 여유와 안정된 삶 가운데 작곡 활동을 통해 때로는 화려하며 명쾌하고, 밝은 음악을 완성했다. 그는 특히 바흐와 고전파 음악을 연구하고, 낭만파 음악의 선구자로 협주곡, 교향곡, 실내악뿐만 아니라 독주 기악곡 등 다양한 양식의 음악을 완성했다.
◇바이올린 협주곡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d 단조와 e 단조 모두 두 곡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중 e 단조 바이올린 협주곡(Violin Concerto in e minor, Op. 64)은 베토벤, 브람스,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과 더불어 가장 많이 연주되는 협주곡 중 한 곡이다.
협주곡은 보통 명연주자와 함께 탄생하는 경우가 많다.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역시 당대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였던 페르디난드 다비드(Ferdinand David, 1810~1873)가 함께해 완성도 높은 작품이 됐다. 이 둘의 만남은 1835년 멘델스존이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시작됐다. 멘델스존은 당시 오케스트라를 잘 이끌 수 있는 뛰어난 악장이 필요했고, 그 이듬해 당대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인 다비드를 악장으로 초대해 이들의 만남은 시작됐다. 1838년부터 착수된 그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6년 후인 1844년 9월 16일 프랑크푸르트 인근 마을 당시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악장인 페르디난드 다비드를 위해 작곡됐다 . 멘델스존은 이 바이올린 협주곡을 위해 다비드에게 바이올린 연주기법에 대해 많은 조언을 구했고, 1845년 3월 13일 덴마크의 작곡가 닐스 가데(Niels Wilhelm Gade, 1817~1890의 지휘와 다비드의 연주로 초연됐다.
◇음악적 특징
작품 전체에 걸쳐 풍부한 감정과 온화한 기운이 들어나는 가운데 강렬한 선율은 한 번 들어면 강한 인상을 남기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특별히 3개 악장 구성의 각 악장은 악장별 끊임없이 쉬지 않고 아타카를 사용해 계속 연결돼 연주하게 했다. 이러한 시도는 그의 피아노 협주곡과 교향곡 3번 스코틀랜드 등에서 사용했다. 이는 멘델스존이 낭만적 정서의 흐름이 중단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의도한 것으로, 3개의 악장 구조의 협주곡을 단일악장 작품으로 작곡하려고 의도하고 있다. 바이올린 독주의 기교적인 부분과 선율적인 부분의 균형을 효과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고전 시대 협주곡의 시작은 오케스트라의 총주부의 주제 선율 연주 후 독주 악기가 주제 선율을 뒤따라 연주하는 형식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멘델스존은 전통적인 방식을 따르지 않고, 짧은 반주 뒤 독주 바이올린의 주제 선율이 첫 주제를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기법은 슈만, 리스트, 브람스 등 낭만주의 시대 작곡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고, 협주곡 발전에 혁신적인 구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카덴차의 위치는 일반적으로 코다 앞에 위치시키켜 1악장 말미 독주자의 기량을 선보이지만, 멘델스존은 발전부와 재현부 사이에 카덴차를 놓고, 두 부분의 주제를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있다. 또 다른 특징으로 이전 시대의 카덴차는 연주자가 즉흥으로 구성되어 악보에 카덴차를 생략한 상태로 완성되었지만, 멘델스존은 다비드 악장의 조언에 따라 완성된 카덴차를 악보에 포함했다.
아직 가을이 왔다고 하기에 이른 감이 있지만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을 느끼며 신선한 음악이 생각날 때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e 단조를 추천해 본다. 찌르는듯한 냉철함과 차가운 소리가 신경질적으로 들릴 수 있는 바이올린 소리가 이 협주곡에서는 온기를 머금고, 포용하는 메시지를 주는 것 같다. 작곡가 그의 삶도 그러했지만 남을 돕고, 배려하는 따듯한 마음과 말 한마디가 내 주변을 밝게 하는 결국 나를 돕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 Theodor Hidebrandt가 그린 멘델스존(18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