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예방, 미래를 위한 약속
기고

산불 예방, 미래를 위한 약속

최정기 여수부시장

최정기 여수부시장
매년 봄과 가을, 전남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는 안타까운 산불 소식이 들려온다. 단 몇 분 만에 수십 년간 가꿔온 숲이 잿더미가 되고, 소중한 생명과 재산까지 위협받는 현실 앞에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올봄 영남지방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우리 모두에게 경각심을 일깨우는 사건이었다. 며칠 동안 이어진 산불은 수많은 산림을 황폐화하고, 주민들의 삶의 터전까지 위협했다. 건조한 날씨와 강풍이 맞물리며 불길이 순식간에 번졌고, 가장 안타까운 점은 산불 발생 원인의 대부분이 사람의 부주의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여수시는 이러한 위기를 사전에 막기 위해 산불방지 특별대책을 수립하고, 산불 전문 예방진화대와 산불감시원 운영, 봄철 산불 예방캠페인, 마을별 순회 홍보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산불 예방 홍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소각이 잦은 마을에는 산불 전문 예방진화대가 직접 찾아가 대면 홍보하고, 주민들에게 적극적인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산불 진화 헬기를 운영해 산림 인근 화재 발생 시 신속하게 대처함으로써 산불 확산을 방지하고, 산림 훼손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야간산불에 대비한 대응 체계도 강화했다. 야간산불 발생 시 출동을 위한 소집에 많은 시간이 소요돼 초기대응이 지연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야간 비상 대기조를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6명씩 3개 조를 편성·운영해 신속한 출동체계 확립과 초기진화를 가능케 하고 있다.

아무리 철저히 대비하더라도 산불의 위협은 날로 커지고 있다. 전 세계적인 기후 변화로 인해 산불은 점점 연중화, 대형화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10년간 매년 597건의 산불이 발생, 4,004㏊의 산림이 피해를 입었다. 이 중 3~4월에 집중된 산불의 주요 원인은 입산자 실화 38%, 쓰레기 소각 등으로 인한 산불 29%, 담뱃불 실화 10%로, 대부분이 사람들의 부주의로 인한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면, 계절과 관계없이 연중 아무 때나 산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산림보호법에 따르면, 허가받지 않고 산림이나 산림 인접 지역에서 불을 피우는 경우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과실로 산불을 내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그러나, 처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산림과 생활 터전이 훼손된다는 것이고, 복구까지는 몇 년에서 몇 수십 년까지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소모된다는 것이다.

산불 예방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기본 수칙을 꼭 지켜주시길 당부한다. 산림 인접 지역에서는 논·밭두렁 태우기 등 소각행위 금지하고, 입산 시 라이터, 성냥 등 인화물질 소지 및 흡연 금지해야 한다. 입산통제구역 및 폐쇄된 등산로 입산을 금지하고, 산 주변 화목보일러 연통 사용 시 재처리를 주의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행정기관에서의 홍보와 단속만으로 산불을 예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우리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산불 예방에 동참해야 한다. 작은 관심과 실천이 산불을 막고, 우리의 자연을 지키는 길이다. 모두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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