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성 황룡강변 십리 꽃길을 걸으며 계절꽃을 감상할 수 있는 장성 황룡강 길동무 꽃길축제가 오는 10일부터 11일까지 황룡강 일원에서 열린다. 뮤직 페스티벌, 전남도 정원 페스티벌, 다양한 체험 등 볼거리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장성군 제공 |
●새로운 명소로 부상
장성 황룡강에선 1년에 두 번 축제가 열린다. 봄에는 ‘장성 황룡강 길동무 꽃길축제’가, 가을에는 ‘황룡강 가을꽃축제’가 개최된다. 계절도, 이름도 다르지만 황룡강변 10리 꽃길을 걸으며 계절꽃을 감상한다는 기본적인 콘셉트는 같다. 전남 대표축제에 수 차례 선정된 가을꽃축제가 있으니, 변화가 필요한 건 봄축제였다.
장성군은 수 차례 회의와 의견 수렴 끝에 봄축제 때 ‘뮤직 페스티벌’을 열기로 했다. 음악을 즐기기에 마땅한 장소가 없다는 게 문제였다. 축제 주무대로 쓰이는 옛 공설운동장 부지는 행사 기간에만 간이 무대가 설치될 뿐, 평시에는 잡풀만 자라는 공터에 가까웠다.
장성군은 이곳에 언제든 음악 행사를 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로 가닥을 잡았다. 2023년부터 강변 쪽 음악분수 앞에 상설무대를 설치하고, 이를 중심으로 반원을 그리며 계단식 잔디광장을 조성했다.
잔디광장에는 약간의 경사를 둬 어디에 앉아도 무대 쪽 시야를 가리지 않도록 배려했다. 야외무대 주변에는 잔디와 나무를 심어 가족 단위로 나들이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공간을 갖춘 뒤에는 뮤지션 섭외에 공을 들였다. ‘뮤직 페스티벌’ 콘셉트에 부합할 수 있도록, 트로트 일변도의 지역축제 흐름에서 벗어나 예술성과 흥행성이 담보된 가수를 장성으로 초대하는 데 주력했다.
화려한 조명을 갖춘 음악분수와 공연장, 그리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잔디광장이 어우러지며 황룡정원은 장성군의 ‘새로운 명소’로 부상했다.
![]() 장성군은 황룡강을 찾은 가족단위 방문객들이 쉴 수 있도록 황룡정원 잔디광장에 텐트와 돗자리를 설치한 ‘캠프닉’ 공간을 마련했다. 장성군 제공 |
●‘걷는 축제’서 ‘쉬는 축제’로
장성군의 ‘발상의 전환’은 적중했다. 가족단위 방문객과 음악 마니아층을 모두 만족시키며 개화시기 포함 30만명의 발길이 황룡강으로 모여드는 결과를 낳았다.
‘걷는 축제’에서 ‘쉬는 축제’로 바뀌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이전까지의 황룡강 축제는 100억 송이 계절꽃을 감상하기 위해 강변을 따라 계속 걸어야 했다. 성인이라면 충분히 즐길 수 있겠지만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에게는 힘든 일이다.
장성군은 황룡정원 잔디광장을 조성하면서 강변 곳곳에 나무를 심고 텐트와 돗자리를 갖춘 ‘캠프닉(캠핑+피크닉)’ 공간을 마련했다. 황룡정원과 강변 곳곳에 자리를 펴고 앉아 담소를 나누거나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의 모습이 ‘익숙한 풍경’이 됐다.
![]() 10일 황룡정원에서 열리는 뮤직 페스티벌에는 국카스텐, 카더가든 등 다양한 뮤지션이 무대에 오른다. 지난해 뮤직 페스티벌. |
●명품 뮤직 페스티벌 ‘기대’
장성군은 올해도 명품 뮤직 페스티벌을 마련했다. 10일 오후 4시 30분 황룡정원에서 열리는 올해 뮤직 페스티벌에는 국내 최정상급 락밴드 ‘국카스텐’, 싱어송라이터 ‘카더가든’을 비롯해 유다빈밴드, 범키, 연정, 리제, 이종민 7명의 뮤지션의 공연이 펼쳐진다.
‘국카스텐’은 보컬 하현우, 기타 전규호, 드럼 이정길, 베이스 김기범으로 구성된 4인조 밴드다. 쉬운 가사와 듣기 좋은 음악을 선보이는 모던락 밴드들 사이에서 싸이키델릭 풍의 몽환적인 음악과 난해한 가사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리더를 맡고 있는 보컬 하현우의 날카롭고 강렬한 고음은 국카스텐의 ‘시그니처’다.
뛰어난 작곡 능력과 노래 실력으로 정평 난 ‘카더가든’의 무대도 관심을 모은다. 특유의 미성과 허스키한 음색이 어우러진 그의 목소리는 공연장에서 들었을 때 더욱 진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이밖에도 봄날의 산뜻한 감성을 전하는 유다빈밴드, 알앤비보컬리스트 범키 등 ‘귀 호강’을 시켜 줄 뮤지션들이 줄지어 황룡강을 찾는다.
구성진 트로트가 듣고 싶다면 하루 앞선 9일 오후 6시에 시작되는 전야제를 추천한다. 황룡정원 야외무대에서 열리며 이찬원, 윤수현, 이수호 등의 가수들이 축제의 흥을 한껏 돋워줄 예정이다.
●즐길거리 풍성
축제에 왔는데 공연만 보다 갈 수는 없다. 이틀간 열리는 짧은 축제지만 장성군은 가족단위 방문객부터 타 지역 관람객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준비해 뒀다.
어린이와 함께 축제장을 찾은 방문객들에게는 스탬프를 찍어 엽서를 완성하는 ‘추억 한 칸, 스탬프 한 장’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운영본부에서 엽서를 받은 뒤 축제장 네 곳에 마련된 스탬프 장소를 직접 찾아다니며 도장을 찍으면 ‘성장이와 장성이’ 그림엽서가 완성된다.
황룡정원에 마련되는 예술 직업 체험도 관심을 끈다. 미술작품을 소개하는 도슨트, ‘성장이와 장성이’를 만드는 작가, 꽃으로 세상을 꾸미는 플로리스트, 나만의 향기를 만드는 조향사가 될 수 있다. 스탬프를 받으러 강 건너 힐링허브정원에 간다면 목공 체험도 해볼만 하다.
아이들에게 체험이 있다면, 어른들에게는 공연이 기다린다. 5월 중 장성에서 5만원 이상 소비하고 영수증을 축제장 접수처에 제출하면 ‘상생감사석’ 티켓을 받을 수 있다. ‘상생감사석’은 뮤직 페스티벌이 열리는 황룡정원 주무대 앞자리에 마련된 특별석이다. 10일 오전 10시부터 접수를 시작하는데, 선착순 200매가 마련된다.
고향사랑기부제에 참여해도 상생감사석에 앉을 수 있다. 장성 외의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이 장성에 10만원 이상 고향사랑기부를 하면 1인 2매의 상생감사석 티켓을 준다. 총 100석이 준비되어 있는데 지난해 1월 이후 기부자에게 50석, 현장 기부자에게 50석을 제공할 계획이다. 고향사랑기부 홍보관에서 접수한다.
장성에서 하루 머물며 축제를 즐기는 방문객들은 ‘숙박할인 이벤트’를 챙겨보는 것도 좋다. 전남 외 거주자 등 지원 조건이 맞으면 숙박 금액에 따라 최대 4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전남관광플랫폼 앱을 내려받아 이용하면 된다.
●전남도 정원 페스티벌
올해 황룡강 길동무 꽃길축제의 또다른 볼거리는 ‘정원’이다.
전남도와 장성군이 함께 개최하는 ‘2025 전남도 정원 페스티벌’이 축제장 건너편 힐링허브정원 인근에서 열린다. ‘남도정원, 남도인의 삶이 담긴 정원’을 주제로 1.5㎞에 걸쳐 초청정원, 작가정원, 시민참여정원이 설치되며 축제 나들이객 맞이기간과 동일한 18일까지 운영된다.
이밖에 수공예품, 수제강정, 도자기 등 남도의 감성을 담은 상품들이 가득한 ‘가든 플리마켓’에선 미니정원 만들기, 꽃갈피 만들기 등 체험도 해볼 수 있다.
김한종 군수는 “발상의 대전환으로 만든 황룡정원과 장성 뮤직 페스티벌, 남도 정원 페스티벌이 봄축제를 넘어 지속 가능한 지역발전의 길을 모색하는 뜻깊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