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용준 생기약국 대표약사 국제통합건강연구소장 |
날씨가 추워지면 혈관이 수축돼 혈관성 질환이 많아지고, 몸이 차가워지면서 면역력이 떨어져 바이러스로 인한 독감과 감기에 취약해진다. 또한 혈관이 수축되고 체온이 저하되면 인체의 항상성이 급격하게 떨어질 수 있다. 이렇게 체온과 면역력이 떨어질 때 누구나 보약을 찾게 되는데, 한국인이 가장 많이 먹는 보약이 바로 ‘인삼’이다. 인삼은 한국인들에게 무척 익숙하지만 그렇다고 제대로 아는 것은 아니다.
◇인삼의 유래와 효능
인삼(산삼)은 사람과 같이 생긴 유일한 약초이며 오래전부터 영초, 신초, 선초 등으로 불린 신비한 약초로 몸속의 냉기를 없애주고 인체의 항상성을 유지해주는 약초다.
인삼(산삼)은 2,000여년 이상 한의학의 가장 중요한 재료로 사용됐다. 조선시대 대부분 왕들의 평균수명은 42~43세였는데, 영조대왕은 허약한 체질을 극복하기 위해 인삼(지금으로 보면 산삼)을 100여근 이상 먹었고 83세까지 장수한 것을 보면 산삼의 효과가 대단한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
인삼은 검은 천으로 햇빛을 가려서 재배하고 주로 뿌리를 사용하는데, 약성은 감고미온하고 항바이러스 작용과 기력회복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인삼열매와 잎, 줄기 등에도 유효성분들이 많다고 한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인삼의 몸통에는 트리올(Triol)계통의 사포닌성분이 많아 중추신경을 흥분시키고 열을 내는 반면 잔뿌리에는 디올(Diol)계통의 사포닌성분이 많아서 진정효과와 안정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삼은 본질적으로는 열이 많은 식품에 들어가지만 전체적으로는 인체의 균형을 잡아줘 정상화시켜주는 아답토겐 작용을 한다고 한다. 또한 혈관을 청소하고 체온을 높여주는 작용으로 인체의 근원을 다스린다. 그래서 학명이 panax ginseng (만병통치약)이 된 것도 인삼(산삼)의 기적과 같은 약효 때문일 수 있다.
◇현세대의 인삼이란
하지만 지금 현대인이 먹는 인삼(홍삼)이 과연 조선시대의 인삼과 같을 수는 없다. 혹독한 자연환경을 수백년이상 견뎌온 산삼과 밭에서 재배하는 인삼과는 하늘과 땅만큼 효과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오랜 시간 외부자극에 대항하면서 이를 이겨내는 물질을 스스로 많이 만들어내는 항산화물질의 양이 다르기 때문이다. 모든 식물은 주로 껍질에 세균과 바이러스, 기타 자연환경을 스스로 이겨내는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성분이 많은데 인삼 또한 마찬가지다.
인삼(산삼)의 파이토케미컬중에서 최근 밝혀진 중요한 성분은 진세노사이드와 산성다당체가 대표적이다. 사포닌(saponin)의 일종인 진세노사이드는 약효가 탁월하고 부작용이 없는 성분이다. 사포닌의 어원은 라틴어인 비누(sapona)에서 유래된 것으로 물에 섞었을 때 비누처럼 거품을 내는 특성을 가진 천연계면활성제다. 비누가 거품으로 이물질을 씻어내듯 인삼 사포닌인 진세노사이드는 체내 노폐물을 깨끗하게 씻어주는 역할을 한다. 현재 진세노사이드는 40여종이 과학적으로 밝혀져 있다.
진세노사이드 중에서 Rg3성분은 항산화작용이 탁월하고 암세포의 신생혈관을 잘라내서 영양공급을 막아줌과 동시에 암세포를 살해하는 기능이 검증돼 중국에서는 항암제로 개발이 됐다.
또한 진세노사이드 Rh1, Rh2는 일본에서 연구가 돼 있는 성분으로 항암작용과 면역증강작용이 검증돼 있다. 진세노사이드 Rb2, Re는 천연인슐린작용으로 혈당조절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리고 진세노사이드 Rg1은 콜레스테롤과 기억력 개선에 탁월하다고 알려져 있다. 가장 작은 분자량을 가지고 있는 PPD,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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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성다당체는 체내면역력을 높이는 대식세포를 활성화하고 산화질소를 생성한다고 한다.
이외에도 인삼(산삼)에는 게르마늄, 비타민, 미네랄, 효소, 아미노산, 폴리아세틸렌계 화합물 등 인체에 유용한 성분들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이제 인삼(산삼, 홍삼)을 먹을 때 반드시 산성다당체와 진세노사이드의 종류·함량을 살펴봐야 한다.
인삼의 성분과 효능들이 외국에서 과학적으로 많이 밝혀지고 있다.
특히 중국은 Rg3성분만을 고함량추출(1캡슐/10mg)해 항암제로 개발했고, 인삼 한뿌리 나지 않는 스위스는 진세노사이드를 표준화해 G115라고 명명, ‘Ginsana’라는 제품으로 판매하며 전 세계 인삼 매출의 약 40%이상을 차지하는 인삼종주국이 됐다.
◇과학적 검증으로 인삼종주국 기대
대한민국은 인삼원물과 오래된 홍삼 기술력에도 세계시장점유율이 3~4%에 불과하다. 이 모든 것이 성분에 대한 표준화와 단일 성분 추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인삼에 존재하는 진세노사이드는 입자가 커서 인체에 흡수되기가 어렵고 한국인의 약 30%이상이 장내미생물 불균형으로 인삼사포닌의 흡수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산삼에 존재하는 저분자 희귀사포닌은 흡수도 잘 되고 효과 또한 대단하다.
그래서 산삼과 같은 성분이 많아지도록 법제를 하는데 고온으로 찌고 말리고를 반복해 인삼에는 존재하지 않는 희귀사포닌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홍삼, 흑삼과 같은 제품들이 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찌고 말리는 동안 껍질에 있는 진세노사이드가 수증기와 함께 날아가고 고온으로 인해 유효성분이 많이 파괴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최근에는 인삼을 고온에서 법제하지 않고 저온에서 특허받은 미생물과 효소처리기법을 통해 저분자 희귀진세노사이드를 분해하고 유효성분이 파괴되지 않은 산삼보다 뛰어난 제품들이 개발되는데 인체와 동물에 임상시험까지 해서 신약으로 개발된다고 하니 정말 기대가 되고 대한민국이 인삼의 종주국으로 다시 우뚝 설 수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신약 개발은 쉽지 않은 과제이지만 저분자 희귀사포닌성분 (Rg3, Rh1, Rh2, compound K, PPD, PPT 등)들이 표준화되고 각각의 성분들이 과학적으로 추출이 된다면 신약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만약에 기대했던 효과만큼 혈관을 깨끗하게 해주고, 혈당조절과 면역력 개선, 신생혈관 제거와 암세포사멸 효과에 대한 검증이 과학적으로 밝혀진다면 현대인들의 건강과 많은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다시 한번 선조들의 지혜를 살려내 전 세계에 건강강국인 대한민국의 한류 바람이 불기를 희망해본다.
/생기약국 대표약사 국제통합건강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