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성 질환…자연에서 놀며 치유
정용준의 건강 이야기

환경성 질환…자연에서 놀며 치유

<정용준 약사의 건강이야기> 아토피
아토피 환자수 5년새 5.5% 증가
먹거리·놀거리 등 자연 노출돼야
환경호르몬·오염물질 자제 필요
“통합적 관점에서 치료법 찾아야”

정용준 약사
피부 건조감, 참을 수 없는 가려움, 발진, 습진, 진물, 만성피부염, 정신적인 고통, 자가면역 등 아토피에서 피부는 보호막일 뿐 피부를 둘러싸고 있는 내외부의 문제다. 화산이 터진다고 표면에 시멘트를 부어 굳히면 안되듯 피부의 문제로만 간주해 스테로이드와 면역억제제 남용은 삼가야 한다. 사람들이 사용하는 비누, 바디클렌저, 세정제, 샴푸, 린스, 각종 보습제 등 개인위생과 청결 상태가 훨씬 좋아지고 치료제가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아토피와 암을 포함한 각종 대사성질환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모순적이다. 오히려 흙 속에서 뒹굴면서 살았던 옛날이 더 건강한 삶을 살았던 것 같다. 현대인이 앓고 있는 아토피라는 질병에 대해 알아보자.



◇급증하는 아토피환자 수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아토피 환자수가 5년 새 5.5% 증가됐고 진료비는 가파르게 상승해 5년 전에 비해 103.2% 증가했다. 아토피(atopy)는 그리스어‘atopos’라는 말에서 유래됐는데 이는 ‘기묘하다, 이상하다, 알 수 없다’는 말이다. 알 수 없는 것을 치료하는 것이 가능할까.

요즘은 ‘atopy’라는 말보다 요즘 유행하는 한자인 ‘兒土避’라는 말이 더 마음에 와 닿는다.

아토피는 ‘어린아이(兒)들이 땅(土:자연)을 피(避)해서 생기는 현상이다’는 뜻풀이로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어린아이가 자연환경과 멀어지면서 각종 질병이 생기고 있고 이는 먹거리와 자세, 생각, 각종 생활용품, 주거환경들이 자연과 거리가 먼 합성적이고 반자연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질병은 자연과 멀어져서 생기는 하나의 결과일 뿐이다.



◇아토피 원인과 치유법

통합건강차원에서 아토피의 원인과 치유법을 생각해본다면 몇 가지로 간추려볼 수 있다.

첫째, 현대인은 자연환경에 조금 더 자주 노출돼야 한다.

요즘 맨발걷기가 선풍적으로 확산되는 것도 역시 자연과 하나 되려는 마음이다.

자연은 대표적으로 땅, 물, 햇빛, 호흡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아토피는 열성질환으로 음료를 줄이고 좋은 물을 충분하게 마시고, 좋은 물로 씻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햇빛(광선)을 쪼여 면역을 활성화시켜주는 것도 좋다.

둘째, 먹거리가 자연에 가까워야 한다. 청소년들이 아침에 일어나서 잠자기 전까지 먹고 있는 음식들이 인스턴트(밀가루, 설탕, 과당, 육류)에 가깝다 보니 염증이 생겨 탈이 나는 것은 당연하다. 반드시 먹거리에 대한 반성과 변화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셋째, 이로 인해 장내 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 균총의 균형이 깨지고 염증이 생겨 장누수현상(LGS)이 생겨 항원이 쉽게 체내로 유입된다. 장의 문제는 모든 질환의 근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넷째, 장의 염증과 누수로 인해 알러지로 인한 면역의 과민반응이 생긴다. 이는 결국 알레르기 행진으로 이어져 아토피, 천식, 비염으로 발전하게 된다. 결국 인체안의 시스템과 면역을 교란시키는 도미노 현상이 되는 것이다. 자가면역질환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섯째, 치료제로 사용하는 항생제,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제, 면역억제제는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부작용에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 이런 약물들은 강제적으로 인체의 반응을 억제시키고 면역억제제는 면역력을 떨어뜨려 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 남용시에는 체내에 폭탄을 던지는 것과 같다.

여섯째, 체내 염증반응은 먹거리와 더불어 스트레스로 인한 부신피로증후군(AFS)에서 발생된다. 또한 스트레스와 경쟁심은 위장관을 경직시켜 소화가 잘 안 되게 하는데, 이는 음식물 정체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유해 세균이 증식하고 장점막이 손상돼 각종 세균과 곰팡이 등이 장벽에 뿌리를 내리게 한다.

일곱째, 자연환경에서 뛰노는 운동(이완, 유산소, 근력운동)이 꼭 필요하다. 일본의 어느 학교에서는 맨발로 흙 위에 뛰어놀게 하는 프로그램으로 아토피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여덟째, 주거환경이 합성 건축자재보다 친환경(황토나 자연벽지)으로 바뀌어야 한다. 합성건축자재에서는 각종 환경호르몬과 포름알데히드 등 환경오염물질이 방출돼 피부장벽과 호흡기점막을 염증화시킨다.

세탁세제도 꼭 필요한 소량만 사용하고, 드라이클리닝을 한 후에도 환기를 통해 발산시키는 생활의 지혜도 필요하다. 일회용 컵과 비닐 등을 자제하고 줄여나가야 한다.



◇아토피, 치유의 지름길은

아토피는 모든 연령대에 걸쳐 일어나는 증상이다. 특히 한창 학습할 아이들에게 발생해 고통을 주고 있는데 최근 장성에서 아토피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대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 들었다.

천혜의 자연환경인 서삼면 축령산 편백숲에서 아이들이 뛰어놀고, 모암저수지에 생존수영장을 만들어 오염되지 않은 자연의 물속에서 아이들이 치유 받을 수 있다. 먹거리 또한 사찰음식(친환경 먹거리)으로 바꾸고, 공부하는 교실도 친환경으로 만들어서 그야말로 숨 막히는 교실이 아니라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아토피로 고생하는 아이들에게 건강하고 편안한 환경을 제공하고 뛰어난 인재로 양성한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여기에 인성교육과 예술창의교육까지 함께 한다고 하니 대한민국 최고의 감동 교육의 모델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아토피는 피부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삶 전체의 문제다. 국소적인 부분에 매달려 가려움증 제거에만 집중하지 말고 통합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접근해가는 것이 진정한 치유를 위한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정리=민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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