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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보내는 e-mail이 누군가에 의해 읽히고 있다고 상상해 보라. 자신이 만들어 놓은 중요한 정보를 누군가 손쉽게 가져간다고 생각해 보라.
홈페이지 회원가입 시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하고, 주민등록번호가 적힌 문서를 이면지로 활용하는 사례, 탈퇴한 회원의 전화번호를 파기하지 않고 서비스하는 사례 등 정보유출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
본인도 모르게 타인에게 새어나가는 개인정보가 범죄에 악용됨으로써 졸지에 신용불량자와 전과자가 될 수 있다. 특히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는 각종 신분증 위조는 첨단기술을 이용해 식별이 어려울뿐더러 피해대상 또한 광범위하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남을 생존 방법을 당신은 터득하고 있는가.
정보를 어떻게 다루고 활용하며 헤엄쳐 나가야 하는지 아는 이는 이미 우리 사회의 오피니언 리더이지 않을까.
외부 정보는 놔두고라도 정작 내가 가지고 있는 개인정보나 내가 다루고 있는 회사의 기업정보만이라도 소중한 자산으로 인식은 하고 있는지 잘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눈에 보이고 잡히는 실질적인 유형의 자산 보호에는 민감하다. 나의 집이 좋고 지킬 것이 많을수록 CCTV, 금고, 무인경비 시스템, 잠금장치 등을 철저하게 한다. 그에 반면 정보와 같은 무형의 자산에는 둔감하다. 많은 이들이 나의 정보가 중요한 자산인지 조차 인식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개인정보는 개인의 신체, 재산, 사회적 지위, 신분 등에 관한 사실, 판단, 평가 등을 나타내는 일체의 모든 정보를 말한다. 한 예로 나의 휴대폰에는 정말 나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나의 가족을 비롯해 동료와 선후배의 인적사항 있고 나의 기호를 나타내는 좋아하는 음식, 머리에 무엇이든 궁금한 것이 떠오르는 대로 즉각 검색했던 인터넷 기록도 있다. 그리고 모든 수입, 지출, 대출 현황을 보여주는 금융거래 내용도 고스란히 기록돼 있다.
구글은 내가 장소마다 찍은 사진 인물들을 구별해서 나에게 편집된 앨범으로 제공할 정도다. 고지혈증과 역류성 식도염으로 통원치료받고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는 동안 친절하게 챙겨줬던 병원과 보험회사의 안내 문자들까지.
휴대폰만 열면'나'라는 사람의 모든 행적이 고스란히 발가벗겨지는 판도라의 상자(?)인 셈이다.
기업은 어떠한가. 기업 서버 하나만 예로 들면, 그 안에 저장돼 있는 직원의 고용정보 및 거래처, 고객 등의 세부 정보와 기술정보, 매출·영업이익, 투자, 사업계획 등 지적재산권과 회계정보를 포함한 회사 기밀이 가득할 것이다.
이러한 정보들이 악용할 목적을 갖고 있는 범죄자 또는 경쟁사에 넘어간다면 개인은 금전적 피해뿐만 아니라 명의도용 등 각종 범죄에 노출될 수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 통계에 따르면 개인정보 침해신고 상담건수가 2019년 기준 15만9,200여건, 해킹사고는 9,400여건에 달한다고 한다. 이를 보면 정보를 개인적 차원에서 소중히 지키고 기업차원에서 피해를 막기 위한 방화벽과 침입탐지 시스템 등 보호대책을 마련하며 더불어 이것이 산업과 연결시키는 전략도 필요하다.
광주는 일자리 창출과 4차산업의 선도지역이 되기 위해 3대 추진전략(노사상생·인공지능·일자리)과 친환경 자동차 등 11대 대표산업과 인공지능중심 산업집적단지 조성에 박차를 가하며 추진 중이다. 광주에 많은 벤처기업들이 그 발돋움을 시작했고, 머지않아 기업들이 몰려올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시는 이들에게 성장 지원뿐만 아니라 정보보호를 위한 마중물이 돼야 할 것이며, 중요자산을 보호해 줄 계획과 방법을 점검하고 정보보호에 대한 종합적 지원체계를 확립할 것이다.
첫째, 예산·인력 등 정보보호에 취약한 지역기업의 해킹사고 및 개인정보, 산업기술 유출사고 예방 등을 위해 산학연이 함께하는 지역 정보보호 인프라를 강화할 것이다.
둘째, 지역 영세·스타트업 기업의 안정적인 기술개발 환경 지원을 위한 보안 테스트베드를 구축할 것이다.
셋째, 기업의 능동적이고 자생적인 정보보호를 위한 인식 제고 노력과 보안 전문인력 양성으로 지역산업 경쟁력 강화에 힘쓸 것이다.
누리는 건 쉬우나 지켜내고 관리하는 것은 참으로 귀찮고 성가신 일이다. 하지만, 범람하는 홍수 속에 살아남으려면 어쩌겠는가. 중요자료 관리를 강화하고 해킹에 대비한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는 등 정보보호에 대한 관심과 주의로 새 나갈 정보가 없는지 살펴야 한다. 그리고 정보보호라는 수영을 배워 살아남는 노력도 절실하게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