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소상공인, 디지털을 사고(思考)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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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소상공인, 디지털을 사고(思考)하다

배종환 광주 북구 경제산업국장

배종환 광주 북구 경제산업국장
주변의 환경에 따라 피부 색깔이 변하는 카멜레온의 습성은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먹이 사냥을 수월하게 해 카멜레온이 멸종하지 않고 살아남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피부색이 변하는 카멜레온이 자연에 절대다수 존재하는 이유는 환경에 따라 변하지 않았던 개체는 천적의 눈에 잘 띄어 잡아먹히거나 사냥에 어려움을 겪어온 결과라는 관점에서 이를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생물뿐만 아니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급박하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돼 결국 사라져 버리는 일들이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일어난다.

역사상 유례가 없었던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사회 전반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특히 키오스크로 주문하면 서빙 로봇이 음식을 가져다 주는 등 디지털 기술이 사회 깊숙이 자리한 것이다. 이러한 ‘디지털 전환’은 우리가 입고, 먹고, 소비하는 모든 방식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다.

이런 흐름 속에서 지역경제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소상공인들은 큰 혼란을 겪고 있다. 기존의 경영 환경도 급격하게 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시장으로부터 ‘디지털 전환’ 시대에 맞는 경영전략과 경쟁력을 갖출 것을 요구받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온라인 쇼핑 동향 자료를 살펴보면 작년 온라인쇼핑몰 거래액은 총 242조897억원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온라인 쇼핑이 가진 편리성과 지역적 한계를 뛰어넘는 영향력이 소비자들의 니즈와 맞아 떨어져 나타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2년 소상공인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자상거래 매출 실적이 있다고 답한 소상공인은 11.4%에 그쳤다. 2021년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의 연구 결과에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 중인 소상공인은 15.4%,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경우는 29.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많은 소상공인이 ‘디지털 전환’의 시대에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소상공인도 카멜레온처럼 달라진 환경에 따라 변할 수 있어야 한다. 이미 변해버린 환경을 거스르거나 피할 방법은 없으니 말이다. 이에 북구는 소상공인들의 안정적인 디지털 전환 연착륙을 위한 방안으로 ‘소상공인 맞춤형 디지털 전환 지원사업’을 추진한다.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할 거점인 ‘소상공인 신성장 지원센터’를 구축한다. 신안동 태봉생활체육관 2·3층에 연내 조성될 지원센터는 온라인 미디어 스튜디오와 촬영 장비 등 인프라를 갖추어 라이브 커머스 방송 제작 및 송출을 지원하고 시장 매니저가 디지털 전환 전문 교육과 컨설팅을 제공해 소상공인의 디지털 활용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소상공인의 온라인 시장 진출과 판로 확대를 위한 ‘라이브 커머스’ 및 ‘북소e몰(북구 소상공인 전용 온라인 쇼핑몰) 입점’ 지원사업도 추진한다. 두 사업 모두 기존 소상공인들의 약점으로 꼽히던 공간·지역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으로 소상공인의 호응도가 높은 정책이다. 앞으로도 역량 있는 소상공인의 온라인 시장 진출을 위해 사업을 지속적으로 개선 및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다.

AI 기술을 활용한 ‘소상공인 맞춤형 지원시스템’도 구축한다. 시스템은 빅데이터 분석해 소상공인별 업종, 매출, 규모 등 각 특성에 맞는 지원사업을 안내하고 온라인 통합 접수를 가능하게 해 경영활동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시스템을 운영하며 누적된 데이터를 소상공인 지원정책 수립 시 적극 반영해 체감도 높은 시책 추진이 가능해 질 것이다.

새로운 환경에는 새로운 기회가 공존하기 마련이다. 이번 맞춤형 지원사업이 ‘디지털 전환’ 시대를 살아가는 소상공인에게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하길 바라며 거대한 변화의 물결 앞에 작아지는 소상공인(小商工人)이 아니라 그 물결에 올라타 웃을 수 있는 소상공인(笑商工人)으로 가득한 북구를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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