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구 운림동에 ‘여송갤러리’ 문 연 서강석 화백
전시공연

■ 동구 운림동에 ‘여송갤러리’ 문 연 서강석 화백

“차와 그림 있는 명소로 가꾸고 싶어”
‘지유명차’ 2층 리모델링 18일 개관
개관기념 중견작가 5인 초대전 마련
상업공간 아닌 힐링과 소통 공간으로

동구 운림동 ‘지유명차’ 2층에 새로 오픈한 여송갤러리 외부 모습.
[ 전남매일=광주 ] 이연수 기자 = 무등산 자락을 품은 동구 운림동은 미술관이 많이 모여있어 미술관의 거리로 불린다. 운림동에 새로운 문화공간 ‘여송갤러리’가 18일 문 열었다. 운림길 57-11 차 애호가들의 고품격 공간이던 ‘지유명차’ 2층을 새롭게 리뉴얼해 18일 개관식을 가졌다. 개관기념 초대전으로 중견작가 5인(박동신, 유태환, 정미희, 정성복, 최재영)의 전시를 선보인다.



2층 갤러리 내부 모습.
“아담한 작은 공간입니다. 예향이라고 불리는 광주에서 사람들이 접근하기 쉽고 늘 가까이할 수 있는 친근감 있는 미술문화공간으로 발전했으면 합니다.”

서양화가인 서강석 화백은 5년 전 정년으로 교직을 마치고 운림동의 작업실에서 작품활동에 매진해 왔다. 오롯이 작업에 전념할 수 있다는 것에 무한한 행복과 성취감을 느꼈던 서 화백은 가급적 많은 전시를 열고 작가로서의 생명력을 발산하기로 했다. 오는 11월 20일부터 무등갤러리에서 전시가 예정돼 있는 그가 바로 여송갤러리 관장이다.

그의 작업실과 이어져 있는 지유명차와 여송갤러리는 광주의 차 애호가들에게는 입소문이 난 곳이다.

증심사 가는 길 운림중학교 정문에서 좌회전으로 400여미터를 가면 오른쪽으로 ‘세심정사’ 오르는 언덕길이 나오는데 이 길을 따라 오르면 넓은 터에 사찰과 나란히 자리잡고 있는 ‘지유명차’를 만날 수 있다. 600여평 대지에 잔디마당과 주차장을 갖추고 있는 연건평 200여평의 2층 건물이다.

보이차와 건강음식 등을 제공하며 힐링 가득했던 공간 2층에 두달간의 리모델링을 거쳐 갤러리를 문 연 것은 이 터의 주인인 서강석 관장의 오랜 꿈에서 비롯됐다.

광주·전남 지역 고등학교에서 39년간 교편을 잡고 5년 전 정년퇴직한 서 관장은 오래 전부터 미술관을 지을 꿈을 키워 왔다. 20년 전 운림동에 화실 겸 미술관 부지를 마련하고 일정 시기가 되면 미술관을 운영해 볼 생각이었다고 한다.

역시 교직에 몸 담으며 광주의 한 중학교 교장으로 있던 아내 이희경씨가 2년 전 정년퇴임하며 그의 꿈은 성큼 앞으로 다가왔다.

“아내 내조 덕에 갤러리 오픈이라는 소망을 이뤘습니다. 오픈을 앞두고 아내에게 감사의 말을 처음으로 전했죠. 서로 같은 생각으로 추진했지만 옆에서 돕고 밀어주지 않았으면 이룰 수 없었습니다. 갤러리로써 여러가지 조건들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힘든 일이었죠. 시작을 했으니 좋은 공간으로 하나씩 하나씩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서강석 관장과 아내 이희경씨.
서 관장은 여송갤러리를 상업공간이 아닌 힐링과 소통의 공간으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운림동의 장점이 숲에 가까우면서 도심과 인접해 있어 접근하기 쉽다는 점이죠. 저도 작가라 작가들의 바램을 잘 압니다. 미술인들의 소통 공간, 미술과 가까워 지고 싶은 일반인과의 가교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그는 “조심스럽게 시작하고, 멀리 보고 운영하겠다”며 “힐링하고 싶은 이들이 언제든 가벼운 마음으로 올 수 있도록 즐겁게 개방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여송갤러리라는 이름 또한 소통하고 기쁨을 주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지은 것이라고 한다.

“‘여송’은 개인이 집단이나 사회적으로 칭송받는다는 뜻입니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았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죠.”

1층 차와 도자기가 있는 지유명차 공간을 지나 2층 갤러리에 오르면 아담한 공간이 넓은 유리창과 함께 펼쳐진다.

“크기가 중요한 건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미술관이 좋은 시설을 가지고 있음에도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순수하게 작품만 보기 위해 찾아오는 이들도 있지만 우연히, 또는 그림을 보고 싶어하는 이들이 편하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습니다. 차와 도자기, 그림을 매개로 한 문화사랑방으로 자리매김 됐으면 합니다.”

아내 이희경씨는 “여송 갤러리는 완성되기까지 많은 사람과 함께 그 과정을 공유하고 즐기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남편이 좋아해서 공간을 짓게 됐는데 갤러리 뒤 화실과 연결된 숲이 개인 오솔길이 됐다”며 “사색의 시간을 갖고, 편안하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이 공간의 가치를 지금에야 누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개관 기념으로 마련된 5인 초대전은 오는 8월 23일까지 진행된다. 개관전을 마치면 초대전과 개인 대관전 등이 이어질 계획이다.

“큐레이터 역할에 최선을 다 할 생각입니다. 일정 규모가 확보되면 정식 미술관으로 운영해 볼 계획도 세우고 있습니다. 주변 작가들의 요구 사항도 듣고, 갤러리들의 애로사항을 들어 십분 반영할 생각입니다. 차와 그림이 있는 명소로 만들고 싶어요.”

18일 오픈식에는 작가들과 지인들을 초청한 가운데 작은 음악회도 열어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작가들과 그림 애호가, 시민을 향해 열려있는 운림동의 또 하나의 힐링 공간, 사랑방 역할이 기대된다.

문의 062-234-5634.
/이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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