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매일 기고-반드시 막아야 할 미국 수입차 관세부과
기고

전남매일 기고-반드시 막아야 할 미국 수입차 관세부과

현대기아자동차 홍보팀 김형석 차장

올해 상반기에 미국에 수입되는 차에 최고 25% 관세를 부과하는 미국 트럼프발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검토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는 그야말로 큰 충격에 빠졌다.

글로벌 자동차 생산국 중 한국이 미국 관세 폭탄에 따른 피해가 가장 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고,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미국 25% 고율 관세 부과시 국산차 약 85만대의 미국 수출이 막힐 것으로 전망했다.

북미시장은 최대 자동차 시장이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의 신규 시장 개척이 쉽지 않고, 현재도 북미시장에서 190개 이상의 자동차 브랜드가 경쟁하는 등 공급 과잉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관세 폭탄으로 미국 수출이 막히면 생산량 감소가 불가피하다.

일각에서는 관세부과가 현실화 될 경우 대한민국의 자동차 생산 규모가 지난 2004년 이전 수준으로 후퇴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소식은 광주지역 경제에도 큰 이슈가 되었다. 바로 광주경제의 30%를 차지하는 기아차 광주공장의 미국 수출비중이 2017년 기준 37.3%나 되고, 특히 북미주력차종인 쏘울의 경우 작년 생산량의 66.2%가 미국으로 수출되었기 때문이었다. 현재 미국시장에서 판매되는 쏘울과 스포티지는 전부다 기아차 광주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말 그대로 25% 관세가 부과가 현실화되면 사실상 미국 수출길이 막히게 되고 광주공장의 생산은 막대한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 당연히 지역경제 역시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사실 기아차 광주공장이 오늘날 글로벌 수출전진기지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쏘울과 스포티지 등 수출 주력차종의 역할이 매우 컸다. 많은 사람들이 미국 수출차라면 쏘울을 떠올리지만 사실 광주공장이 북미시장으로 처음 진출한 것은 바로 2세대 스포티지였다.

2004년 이전까지만 해도 광주공장에서 생산되는 차종 중에 북미시장에 진출한 차량은 한 대도 없었다. 북미시장 장벽이 까다로운 것도 있었지만 과거 아시아자동차 시절부터 광주공장에서는 사실상 상용트럭, 버스, 승합차, 군수차 등만 생산되었기 때문에 북미로 수출할 만한 차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2004년 8월에 전사의 기대를 안고 출시된 2세대 스포티지는 출시 4개월만인 2004년 12월 3일에 북미향 양산 및 출하식을 갖고 북미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나 역시 그 자리에서 영광된 순간을 함께 할 수 있었는데 내가 일하고 있는 공장에서 생산된 차가 자동차 선진 시장인 미국으로 수출된다는 사실에 무척 감개가 무량했던 기억이 난다.

스포티지의 미국 시장 진출은 글로벌 광주공장 도약의 신호탄이었다.

이후 2008년 9월 출시된 쏘울은 이듬해 2009년 2월 미국시장에 진출했고 단연 독보적인 인기를 누렸다. 미국시장 출시 첫해 3만 1천621대 판매를 시작으로 높은 인기를 구가해 2011년부터는 해마다 연 10만대 이상을 판매해 왔다. 그 결과 2014년 6월에는 출시 약 5년 4개월만에 미국 현지 판매 50만대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러한 성과들은 고스란히 광주공장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지금 기아차 광주공장은 프로젝트명이 SK3인 쏘울 후속신차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0월 1일에는 임직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성공적인 양산을 결의하는 결의대회도 진행했다. 미국 고율 관세 부과 예고 상황 속에서 열린 자리라 그 어느때 보다 임직원들이 느끼는 긴장감은 남달랐다. 쏘울 후속 신차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북미시장의 성공여부가 필수적이다.

문제는 미국 수입차 관세 25% 부과 문제가 아직도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일본 정부에 시장을 개방하지 않을 경우 일본 자동차에 대해 2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즉 미국의 입장이나 이해관계에 따라 언제든 이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현재 정부와 정치권, 현대차그룹 등 재계를 중심으로 미국에 무역 확장법 232조의 자동차 관세 적용범위에서 한국을 면제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우리 지역에서도 이 문제가 지역경제에 직결되는 문제이니만큼 더욱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그리고 광주공장과 광주시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한국차에 대한 미국 수입차 관세부과는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

오늘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