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 놓치지 않겠다…도영이 몫까지 뛸것”
KIA타이거즈

“기회 놓치지 않겠다…도영이 몫까지 뛸것”

KIA 타이거즈 내야수 윤도현
28일 키움전 마수걸이 홈런포
부상·수비 불안 딛고 1군 맹활약

KIA 내야수 윤도현. KIA 제공
“저에게 찾아온 기회, 놓치지 않겠습니다.”

KIA 타이거즈 내야수 윤도현(22)이 동갑내기 친구 김도영의 이탈에 안타까워하면서도 부상 파동 속에서 살아남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윤도현은 김도영과 2022년 드래프트 동기다. 윤도현은 광주화정초-무등중-광주제일고, 김도영은 광주대성초-광주동성중-광주동성고 출신으로 학교는 달랐지만 광주에서 함께 야구한 친구다.

김도영과 달리 윤도현은 프로 데뷔 후 2년간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시즌 초에도 내야 수비 불안으로 1군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하지만 김도영을 비롯해 팀의 주전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이탈한 위기 상황에서 해결사 역할을 하고 나섰다.

윤도현은 지난 2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2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2-6으로 뒤진 5회 키움 선발 김연주의 슬라이더를 걷어 올려 마수걸이 홈런도 신고했고 6회에는 동점 적시타를 기록하며 5득점 빅이닝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이날 경기 후 윤도현은 “최근 타석에 들어서면 공도 잘 보이고 감이 좋다는 느낌이 있었다”며 “오늘은 ‘진짜 집중해서 해보자’는 마음으로 들어갔고 자신감이 홈런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동점타는 바깥쪽 공을 결대로 밀어친 결과였다”고 설명했다.

아찔한 상황도 있었다. 윤도현은 6회 동점타를 친 뒤 1루에서 오른쪽 허벅지를 만졌다. 급히 트레이너의 체크를 받았고 벤치는 선수보호차원에서 홍종표와 교체를 지시했다. 다행히 햄스트링 부상은 아니고 뭉침 증상이었다. 윤도현은 “우중간 타구여서 2루까지 노려볼 수 있겠다 싶어 뛰었는데 살짝 놀란 느낌이 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팀은 현재 위기 상황이다. 김도영에 이어 나성범, 김선빈, 위즈덤까지 주전들이 연쇄 이탈하며 타선에 큰 공백이 생겼다.

벤치 자원을 넘어 2군에서 콜업된 선수들의 분전이 절실한 시점이고 윤도현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오늘 경기 전 대표이사님이 오셔서 미팅을 했다. 전날 최형우 선배 인터뷰에 100% 공감했다고 하셨다. 부상자들이 돌아와도 자기 자리를 만들라는 말씀을 하셨다”며 “정말 모든 걸 다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뛰겠다. 소극적으로 하지 않고, 과감하게 플레이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윤도현은 1군 경력이 길지 않다. 입단 초반부터 매년 부상에 시달리며 가능성을 보여줄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는 “도영이가 다쳐 마음이 너무 아팠다”며 “어제 같이 샤워하며 도영이가 ‘이건 너에게 기회다. 진짜 잘해라’고 말해줬다. 부상 조심하라고 했다. 힘들어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영이는 워낙 성실한 친구다. 더 강해져서 돌아올 것이다. 오늘도 그의 빈자리를 메운다는 마음으로 뛰었다. 이제 겨우 한 경기 했을 뿐이다. 앞으로 더 집중해서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조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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