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주전 잇따른 부상…악재인가 구조적 관리 실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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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주전 잇따른 부상…악재인가 구조적 관리 실패인가

햄스트링·종아리 부상 반복 주축 이탈
김도영 이번엔 오른쪽 햄스트링 손상
전문가들 “집단 부상, 내부 점검 필요”
구단 “모든 방면서 원인·대안 찾겠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왼쪽)이 지난 2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키움전 5회말 2사에서 2루도루에 성공한 뒤 다리 부상으로 대주자로 교체되고 있다. 연합뉴스
2025시즌 초반 KIA 타이거즈가 겪고 있는 전력 손실은 더 이상 단순한 ‘악재’로만 보기 어렵다. 개막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팀 주전 선수 절반 이상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정상 전력을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반복되는 하체 근육 부상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단순한 불운을 넘어 구조적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28일 KIA 1군 엔트리를 살펴보면 올 시즌 개막전과 비교해 주전 라인업의 70%가 이탈했다. 내야수 김선빈과 외국인 타자 위즈덤, 시즌 개막 전부터 부상을 안고 있던 외야수 이창진을 비롯해 나성범, 박정우가 줄줄이 부상 명단에 올랐다. 투수 곽도규는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고 황동하도 교통사고 여파로 전력에서 제외됐다.

문제는 부상 부위의 유사성과 반복성이다. 대부분 햄스트링, 종아리 등 하체 근육 손상이라는 공통점을 보인다. 나성범과 김선빈은 종아리 부상으로, 이창진과 박정우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졌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27일 광주에서 열린 키움전에서는 김도영이 도루 과정에서 우측 햄스트링 부상을 입었다. 28일 실시한 2차 검진에서도 1차와 동일한 손상 소견(Grade 2)이 나왔고 최소 한 달 이상 결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박창민 KIA 트레이닝 총괄 코치는 “경기 후에도 이중 관리 체계를 운영하며 선수 몸 상태를 관리하고 있는데 예상하지 못한 부상이 반복돼 당혹스럽다. 작년 한국시리즈와 프리미어12를 거치며 휴식이 부족했기에 캠프에서도 많이 뛴 선수들은 페이스 조절을 했다”며 “성적 부진을 만회하려는 선수들의 의지가 오히려 무리한 플레이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구단도 현재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모든 방면에서 원인과 대안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KIA는 작년에도 시즌 내내 잔부상이 끊이지 않았지만 멤버들의 집중력으로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상황이 다르다.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대체 자원조차 여유가 없는 실정이다.

외부 시선은 보다 냉정하다. 트레이닝 파트, 기술 파트, 운영 파트 간의 유기적 연계인 점검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예방 중심의 스포츠 과학적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A 야구 해설위원은 “특정 팀에서 유사한 부상이 반복된다면 선수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팀의 시스템 전반을 점검해야 할 때”라며 “작년 우승 이후 이어진 행사와 일정으로 충분한 회복과 준비가 부족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근육 손상은 단순한 휴식 부족이나 플레이 중 사고가 아니라, 훈련 패턴과 재활, 사후 관리 전반과 깊이 연관돼 있다”며 “지금처럼 주축 선수들이 줄줄이 빠진 상황에선 중위권 경쟁조차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포츠 과학 전문가 역시 KIA의 현재 부상 악재를 단순한 피로 누적으로 보지 않는다. B 스포츠과학 전문가는 “햄스트링은 불안정한 근육으로 출발하거나 속도를 급격히 줄일 때 폭발적인 힘을 내야 하는 부위다. 유연성이 떨어지면 손상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프로 선수들이 경기력과 팀 성적을 우선하다 보니 스트레칭이나 유연성 훈련은 소홀히 다뤄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 개인에 맞춘 훈련 프로그램과 약한 부위를 강화하는 예방 훈련이 핵심인데 현재 KIA는 그런 시스템을 제대로 따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트레이너 수는 많지만 실제로 이뤄지는 건 마사지, 테이핑 중심의 관리에 불과하다.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트레이닝 체계를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도영의 경우 개막전때 부상을 입은 왼쪽 햄스트링 부상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전력 질주를 하다 보니 무의식적으로 반대쪽 다리에 힘이 실려 부상입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B 전문가는 “회복 훈련과 트레이닝 환경을 바꾸지 않으면 같은 부상이 반복될 수 있다”며 “젊고 기여도가 높은 김도영이 향후에도 무리하게 경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만큼 구단 차원의 면밀한 상태 분석과 체계적인 관리가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조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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