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행성에 온듯 착각…스머프집 닮은 풍광 '황홀경'
관광대국튀르키예를탐하다

외계행성에 온듯 착각…스머프집 닮은 풍광 '황홀경'

관광대국 튀르키예를 탐하다<17> 별천지 카파도키아

석양빛에 붉게 물든 장미계곡의 기암괴석.
황혼에 카파도키아의 기암이 이룬 스카이라인.
●외계 행성 같은 기괴한 지형

세상에 이런 곳이 다 있나?

파묵칼레에서 아침에 출발해 650km를 달리니 카파도키아의 괴레메라는 아담한 도시에 해어름에 도착했다. 도중에 코니아라는 셀주크 제국의 수도도 외곽으로 서둘러 지나가야 했으니 구도심의 다양한 문화역사유적을 주마간산 격으로조차 볼 수 없었다.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름도 괴상한 카파도키아는 대체 어떻게 생긴 명승지인지 자못 궁금한 가운데 드디어 스머프의 집같이 생긴 스카이라인이 나타났다. 시내 근처에 이르렀을 때부터 괴이한 형태의 움막집 같은 바위 무더기들을 사진에 담았다. 크고 작은 바위를 파고 들어가 주거지를 만들었으니 특이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특이한 풍경을 정신없이 담은 고속촬영이니 차창으로 인한 노이즈가 다소 있더라도 사진에 담긴 영상에는 지장이 없었다. 3대 튀르키예 관광명소이니 사전에 도시의 인상과 풍광을 눈에 익혔었다. 그렇지만 통째로 관광지의 풍경이 눈앞에 스쳐 가니 그 감격은 이루 말로 다할 수 없었다.

이 세상에서 숨이 멎을 듯한 장관을 이룬 대자연의 경이는 그렇게 많지 않다. 장구한 지질학적 연대 보여주는 그랜드 캐년, 자연의 엄청난 위력을 보여주는 나이아가라 폭포 등의 세계 3대 폭포, 상전벽해의 힘을 보여주는 히말라야 산맥 등의 고산준령이 있다.

황혼의 괴레메 시와 후면의 우치히사르 성채.


●위대한 자연의 경이

이에 비해 전세계 여행객들의 시선을 압도하는 아름다운 경관은 오대양 육대주에 널려 있다. 그 가운데서도 카파도키아는 이 지구상의 풍경과는 너무 이질적이어서 황홀한 장관을 이룬다. 그래서 그 아름다운 풍광이 아주아주 특별할 수밖에 없다. 오랜 화산활동과 끊임없는 풍화작용으로 형성된 협곡이니 자연의 큰 힘이 작용한 작품이다. 그 과정을 헤아려 보면 대자연이 만든 예술적인 기적이라고 해야겠다. 이렇게 아름다운 협곡에서 새벽 여명에 떠오르는 열기구를 타는 체험은 가히 환상적이다. 절대 다수가 일출시 새처럼 하늘로 두둥실 솟아오르는 열기구를 타는 호사를 누린다. 그렇지만 드물게 황혼에 열기구를 탈 수도 있는 모양이다. 황혼의 열기구 체험은 카파도키아의 일몰 포인트의 유명세를 압도하겠지만 보통 관광객들에겐 언감생심이다.

카파도키아는 핫스팟인 장미계곡(로즈 밸리)이 대표적으로 핑크빛 절벽과 암석들이 신비로운 비경을 이룬 곳이어서 색상의 조화를 보여주는 곳이다. 태양빛도 여명과 황혼에 색상의 마술을 부리기 때문에 유명 일몰지점이 있다. 또한 새벽 열기구의 오방색과 연갈색 계곡의 선샤인도 황홀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렇게 카파도키아는 자연의 예술품에 인공이 가미되어 여명이 움트면 지상 최대의 열기구 쇼가 벌어진다. 그리고 열기구에서 바라볼 때 지상의 사람들이 개미처럼 땅속에서 산 흔적이 있어 더욱 신이 나고 매력 만점이다.

산악형 체험인 인기 지프 투어(Jeep Tour) 차량. 열기구 탑승 불가시 대체 관광체험이 된다.
카파도키아의 전망대이자 선셋 관광 포인트인 우치히사르 성채.
●카파도키아는 어떤 곳?

카파도키아(Cappadocia)는 4~13세기에 기암괴석을 뚫고 건립된 소아시아 중앙지역의 마을들을 말한다. 이는 오늘날에도 카파도키아(Kapadokya) 지역에 해당된다.

특히 괴레메 소도시는 대표적으로 대규모 기암 지대로 형성되어 있는데 어떻게 저렇게 자연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을지 믿기 어렵다. 그래서 자연의 경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하여간 장구한 세월 동안 침식에 의해 온갖 형태로 만들어진 기암이고 크고 작은 괴석들이다. 이러니 지형 자체가 신비하다고 관광객들은 탄성을 연발한다.

한편 적갈색, 회백색, 주황색의 지층이 겹겹이 쌓여 있는데 이것은 수억년 전에 일어난 화산폭발로 화산재와 용암이 수백 미터 높이로 쌓이고 굳어져 만들어진 것이다. 용암층과 응회암층이 있는데 응회암층은 연성층이다. 그래서 주위를 둘러본 후 손톱으로 실제로 긁어보았는데 돌가루가 떨어져 나갔다. 흉기가 있다면 미운 사람 집의 기둥도 밤새 허물어뜨릴 수 있을 정도였다.

카파도키아는 신앙을 지키기 위해 로마인들로부터 도망쳐 온 기독교도의 삶의 터전으로 시작됐다. 동로마 제국이 기독교를 탄압하자 이에 반대한 신자들은 동굴이나 바위에 구멍을 뚫어 지하도시를 건설해 끝까지 신앙을 지키며 살았다. 몇만 명이 동시에 지하로 피신하여 몸을 숨기고 한동안 생존은 물론이고 신앙생활까지 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은 괴레메 인근의 데린쿠유 도시이다. 이곳의 지하 세계 체험도 필수 코스이니 건너뛸 수 없었다. 다음날 괴레메의 여러 핫플레이스를 다 관광한 후 빠뜨리지 않고 찾아가 그 깊은 지하도시로 한참이나 내려갔다. 그리고 지하의 찬공기로 심호흡도 해보았다.

다음날 새벽 열기구 여행에 대한 이해를 스스로 돕기 위해 카파도키아의 전반적인 지형과 관광지리를 사전에 답사했다. 그래야 상공의 열기구에서 내려다볼 때 두루 지세와 각각의 명소를 파악할 수 있다. 관광객들에겐 보통 열기구 체험이 최대행사이고 이곳 여행의 백미이다. 그 외 여러 가지 부수적인 관광테마가 있는데 다음 편에서 주요 관광명소를 다룰 것이다. 김성후 동신대 명예교수

젤베산 산등성이와 장미계곡. 하얀 접시꽃 군락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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