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대륙 쪽의 미마르 시난 모스크. 시난은 16세기 무슬림 대건축가다. |
세계관광대국 6위인 튀르키예의 관광·역사·문화·상업 중심지 이스탄불 주요 관광명소를 둘러보고 4일째 떠났다. 주요 일정은 초현실 자연풍광을 자랑하는 파묵칼레와 외계 행성 같다는 카파도키아다. 튀르키예 관광 3대 명소 중 이스탄불 권역은 대충 섭렵했으니 나머지를 찾아가는 과정은 보루포루스 해협을 건너 아나톨리아 반도 깊숙이 찾아가야 한다.
기착지는 제4의 도시 ‘부르사’로 이스탄불에서 차로 두어시간 거리에 있다. 이곳은 이스탄불만 찾으면 후회한다는 부르사 여행으로 소개되고 있다. 스페인 여행에서 마드리드를 찾았으면 근교의 고도 톨레도를 찾아야 하는 것과 같은 모양이다. 이곳은 한때 오스만 제국의 수도였다. 부르사는 아직 한국인 여행자들 사이에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튀르키예 역사에서는 주요한 도시다. 이스탄불에서 거리가 있다 보니 당일치기는 힘들 수 있지만 도시 자체를 돌아보는 데는 하루 정도면 되는 규모다.
탁심지구에 숙박을 정했으니 택시를 타고 보스포루스 대교를 건너 아시아 쪽 국제공항으로 향했다. 탁심지구 돌마바흐체 궁전과 가까운 쪽 '시간다 궁전'이 멀리 차창 밖으로 순간 스치고 지나간다.
![]() 부르사의 전통 목욕탕 하맘. |
부르사에 더 직선으로 가는 길은 구시가지 케네디 도로 끝 해저 유라시아 터널을 이용하는 것이지만 나는 무료이고 고공의 현수교인 대교를 주장했다. 터널요금을 피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고 해협 물결 위 높은 곳 대교에서 샌프란시스코 금문교 처럼 주위 경치를 관광하고 싶었다. 제2의 국제공항으로 격이 떨어진 사비하 괵첸 국제공항은 여전히 붐비는 곳인데 우리는 현대차의 승용차를 렌트했다.
부르사는 오스만 제국 첫 번째 수도이자 실크로드 종착지로 알려져 있다. 오스만 1세 아들인 제2대 술탄 오르한가지 영묘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오르한가지는 아버지를 도와 이 지역을 정복하고 부르사를 수도로 삼았다. 이후 부르사는 오스만 제국이 유럽 지역을 정복해 나가는 출발점이 됐다. 그렇기에 튀르키예와 오스만 제국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도시다.
![]() 부르사의 대표 모스크인 울루 자미. |
하맘은 튀르키예 전통 목욕탕이다. 전국에 널려 있고 아야소피아 인근에도 현존하고 있다. 차분히 힐링여행, 웰니스관광을 의도한다면 튀르키예 전국에서 유명한 부르사의 하맘에서 쉬어가는 여정이 참으로 좋다.
튀르키예는 일본, 아이슬란드처럼 세계 7대 온천자원 보유국가 중 하나로 아나톨리아 반도에 걸쳐 1300개 온천이 있다. 그래서 부르사에서는 옛날부터 온천수를 끌어다 여러 유명 하맘을 지었다. 이곳 하맘은 옛날에 왕족이 휴식을 취하기도 했으며 환자들을 치료하는데 사용하기도 했을 만큼 치료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온천호텔도 치유관광으로 유명세를 얻고 있나 보다.
부르사에 도착해 무작정 도심 문화유적지구로 들어갔는데 제일 먼저 특이한 건물이 눈에 띄었다. 위에서 언급한 하맘이었다. 근처에서 이곳 유명 먹거리인 이스켄데르 케밥을 먹을 때도 유리창 밖으로 그 하맘의 지붕 모습이 사라지지 않았다.
![]() 부르사의 대표 모스크인 울루 자미 내부. |
오스만 제국 흔적을 따라 여행한다면 대부분 명소가 울루 자미를 중심으로 모여 있어 걸어 다니기에 좋다. 부르사 대표 모스크인 울루 자미는 ‘부르사의 아야소피아’로 불리며 14세기 건축물인데 40여 년에 걸쳐 완성됐다. 울루 자미의 다른 이름인 ‘부르사 그랜드 모스크’는 내부까지 관광했다. 내부는 화려하지 않지만 중앙에 대형분수가 특징이다. ‘울루 자미’라는 이름의 뜻은 ‘큰 사원’을 의미하는데 도시 남쪽의 높은 산도 그 이름이 울루산으로 불린다.
다음 편에는 부르사 여행 2편으로 부르사 비단거리와 옛 정취를 살펴볼 것이다. ‘코자 한’과 오르한가지 자미 등을 살펴보고 다르다넬스 해협 입구 도시인 차나칼레까지 이르는 일정도 다룰 예정이다. /김성후 동신대 명예교수
![]() 부르사의 대표 모스크인 울루 자미 내부 실내 분수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