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루모스크 외부 정경과 몰려든 관광객들. |
이스탄불에서 3일째 관광은 이스탄불 구시가지 양대 하이라이트인 아야소피아 모스크와 블루모스크부터 시작했다. 이들 역사유적지 겸 관광명소는 이스탄불 관광의 대명사나 마찬가지. 두 명소가 이스탄불 관광 대표 아이콘 랜드마크다. 다른 건 몰라도 관광 기초상식으로 이 두 개 거대 건축물은 최소 이미지라도 알아야 한다. 튀르키예 관광을 한 이후 잊을 수 없는 장엄한 건축물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으니 찬란한 역사를 간직한 건축사의 백미다.
탁심지구에서 전철을 타고 금각만을 건너 아야소피아 역으로 이동했다. 아야 소피아(Aya Sofya) 남서쪽 술탄아흐멧 공원을 더 지나면 바로 블루모스크(Blue Mosque)와 연결된다. 블루모스크 정식 이름은 술탄 아흐메트 모스크(Sultan Ahmet Camii)지만 전세계인은 블루모스크로 통칭한다. 쉽고 간단하며 부르기 정겨운 이름은 그래서 관광지 이름짓기(네이밍)에서도 중요하다. 지붕 푸른 빛 때문에 더욱 유명해진 관광명소인데 전세계 관광객이나 잠재 관광객에 사랑을 받고 있다. 튀르키예에는 수만개 모스크가 있어도 블루모스크가 전체를 대변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블루모스크 사진 각도와 빛에 따라 아주 짙은 푸른 빛을 띠기도 하는데 맑은 날에 육안으로는 푸르스름 했다. 두 건축물은 술탄 아흐메트 공원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 블루모스크 안의 남녀노소 관광객들이 모두 나름의 의미를 즐기고 있다. |
이 모스크는 오스만 시대 유명건축가로 지난 주 소개했던 시난의 제자가 아야소피아를 모방해 설계했다. 이후 1609년~1616년 대공사 끝에 탄생한 역작이다. 특이하게 6개 가느다란 고공 첨탑을 가진 블루모스크는 웅장하기 그지 없는데 모스크 등급에 따라 최대 6개까지 첨탑이 가능하다. 참고로 아야소피아도 첨탑은 4개에 불과하다. 블루모스크 내부에서 볼 때 수만 개 파란색 이즈니크 타일로 덮인 기도실 내부는 특히 유명하다. 260개 창을 투과한 빛은 영롱하고 신비하기 이를 데 없다. 그 안에 들어가면 빛의 조화로 인한 환상적인 분위기가 연출되니 이방인들은 절로 감탄사를 연발한다.
입장할 땐 신발을 벗어야 하며 여성의 어깨와 무릎 노출은 금지된다. 여성은 대여받는 스카프로 머리도 가려야 한다. 모두 규칙을 따르는 것으로 보였는데 소녀들에겐 그런 규제가 없는 것이 대비가 됐다.
![]() 블루모스크의 엄숙하고 신비스런 내부. |
술탄아흐메트 광장은 블루모스크 서북쪽에 연접해 있는데 거대한 오벨리스크 두 개와 독일분수대 조형물이 있다.
고대 로마시대 마차 경주장이다. 독일분수대는 광장 입구에서 시선을 끈다. 1898년 독일황제 빌헬름 2세 방문을 기념한 친선기념물이다. 광장은 역사적 유물과 넓은 유적지로 아름드리 플라타너스 노거수들을 품고 있어 운치를 더했다. 블루모스크를 찾는 수많은 관광객이 비좁은 느낌이 들지 않도록 넓은 광장은 개방성과 자유로움을 선사했다. 과연 세계적인 관광명소답다. 그 녹음은 인접한 아야소피아와 토카프궁전까지 연결돼 있으니 튀르키예 관광 핵심부에 온 느낌이 절로 들게 만든다. 전 세계 관광객들은 다양한 표정과 다국적 인종으로 메트로폴리탄 핵심 관광지구 유명세를 실감나게 만들었다.
앞쪽 테오도시우스 오벨리스크 기단부는 평탄한 지면에서 꽤 움푹 파인 위치에 있다. 이유를 가이드가 재미로 묻자 필자는 경주장을 광장으로 만들면서 성토했기 때문이라고 즉문즉답 했다. 순간의 재치로 재수좋게 맞췄다. 그러나 기단부를 제외한 지반상승 결과라는 설도 있다. 앞은 돌기둥 하나로 된 오벨리스크인데 이집트에서 가져왔다. 그 뒤쪽 콘스탄틴 오벨리스크와 사이에 청동 뱀기둥(Serpent Column)이 있다. 원래는 고대 그리스 기념물인데 로마시대에 이곳으로 이전됐다. 콘스탄틴 오벨리스크는 32m로 천년 전 돌을 쌓아 건립됐는데 도처에 구멍이 뚫려 있다. 중세 십자군 침입시 탑에 박힌 청동이 약탈됐기 때문이란다.
![]() 아야소피아 내부의 웅장한 공간미와 고색창연한 건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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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소피아 관광을 할 때 현지 가이드도 규칙상 입장했지만 한국인 가이드가 해설을 맡았다. 서기 326년 콘스탄틴대왕에 의해 최초 세워진 후 재건과 개축이 이뤄졌다. 고대 이런 전무후무한 거대 건축물을 짓기 위해 주변 세계에서 석재와 대리석, 재료를 조달해야 했고 인부만 1만명 이상이나 동원됐다고 한다.
아야소피아는 더 낡은 느낌을 준다. 내부에서 일부 고색창연한 질감과 분위기를 실감할 수 있다. 고대 성화도 이 성당의 위대함과 세계문화유산으로 가치를 증명해 주는 듯 현세까지 숱한 전란, 참화, 사건을 겪고도 오랜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다.
길이 75m, 너비 70m, 높이 58m로 아야소피아는 거대한 공간인데 성당에서 모스크로 바뀌었다. 이후 1931년 박물관이 됐다가 다시 이슬람 근본주의가 등장하면서 모스크로 바뀌었다. 오랜 세월 동안 종교적인 혼합에 의해 비잔틴과 오스만의 화려함이 중첩돼 매력적인 조화를 이룬다. 지름 32m 거대한 중앙돔은 고개들어 쳐다보니 경외감 그 자체였다. 이렇게 넓은 실내 공간이니 비둘기까지 날아다니며 인간과 조화와 공존을 이루고 있어 깜짝 놀랐다. 비둘기 배설물은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더니 현지 가이드는 “비둘기도 성소인 것을 안다”고 웃었다. 필자도 그냥 따라서 웃었다.
다음 주는 이스탄불 3대 관광명소인 톱카프 궁전과 거대도시 생명줄인 지하저수조 예레바탄을 다룰 예정이다. 김성후 동신대 명예교수
![]() 아야소피아의 외부 정경과 관광객 인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