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오스만 제국의 심장…역동적 역사·유산·숨결 간직한 '보물창고'
관광대국튀르키예를탐하다

옛 오스만 제국의 심장…역동적 역사·유산·숨결 간직한 '보물창고'

관광대국 튀르키예를 탐하다 <7>이스탄불의 보물 톱카프 궁전
블루모스크 등과 3대 관광지 명성
86캐럿 다이아몬드 사진촬영 명소
빼어난 자태 아프리카백합에 감동
신안 퍼플섬에 식재한다면 어떨까

톱카프 궁전 ‘경의의 문’.
톱카프 궁전 속의 랜드마크인 바그다드 파빌리온. 멀리 갈라타 탑이 보인다.
톱카프 궁전은 아름다운 건축양식과 장식물로 아야소피아, 블루모스크와 함께 한 장소에 모여 있어 이스탄불 3대 관광 매력물이다. 3대 명소는 보스포루스 해협, 골든혼(금각만), 마르마라 해가 만나는 곳에 함께 모여 있다. 그래서 이들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복합적인 랜드마크가 돼 있다.

톱카프 궁전은 아직도 오스만 제국의 심장이다. 제국의 숨결이 그곳에서 역동적으로 뛰었다. 톱카프 궁전은 제국의 보물창고로 불린다. 그곳엔 영롱한 빛을 발산하는 86캐럿 다이아몬드가 카메라의 눈마저 현란하게 해 초점조차 잡히지 않았다.

이런 소중한 여행지가 내게 옴막 행복을 안기게 하려면 미리 알고 떠나야 한다. 그곳엔 온갖 보물과 기화요초, 신비한 숲이 있고 아름다운 건축물들과 그 안의 값진 콘텐츠가 있다. 필자의 눈에는 대륙과 해양을 조망하는 뷰포인트마저 시원스레 다가왔으니 구석구석 꼼꼼히 알고 떠나야 해외여행을 즐감할 것 아닌가.

톱카프 궁전의 북쪽에서 전망 좋은 곳. 아래쪽에 ‘비잔틴’ 성벽이 보인다
●오스만 제국의 심장·제국의 숨결 간직

오랜 역사를 가진 동서 여러 나라는 모두 궁전을 가지고 있지만 이곳은 한 때 오스만터키 제국 영광을 간직한 곳으로 가히 명불허전에 틀림없다. 전세계에서 몰려든 관광객들이 아무리 여행 일정상 바빠도 이 세 곳 가운데 하나도 거를 수 없다. 3대 명소가 나란히 줄지어 있으니 간 김에 다 여행할 수밖에 없다. 여행자의 관심사가 각각 달라도 세 곳은 각각 고유한 특징이 있으니 하나의 패키지가 되는 게 당연하다. 그래도 상식적인 핵심은 놓치지 말자. 톱카프 궁전은 현재 모두의 박물관이다. 아야소피아 성당이 모스크이고 박물관에다 현재는 모스크로 회귀한 것처럼 세상은 변한다.

톱카프 궁전 ‘경의의 문’ 안쪽의 플라타너스 거목.
● 오스만 술탄 가족 위한 주거지로 건설

톱카프 궁전은 수백년이나 역사의 흐름을 지켜본 시대와 동서양을 아우르는 위대한 문화유산이요 역사적인 걸작이다. 이 궁전은 15세기 중반 오스만 술탄과 그 가족들의 호화로운 주거지로 건설됐다. 따라서 뚜렷한 목적을 가진 대제국의 건축물인 만큼 톱카프 궁전은 오스만터키 제국의 권력과 명성의 중심지였다. 최고 권력자 술탄의 주요 거주지이자 전제정부 행정 중심지 역할을 했던 곳이다.

보스포루스 해협의 유럽측 해안을 따라 전장 600m 돌마바흐체 궁전이 있기는 하지만 일정에 쫓기는 여행객들은 이곳마저 가볼 여력이 없는 편이다. 이 궁전은 야간 크루즈 관광 백미이기는 하지만 톱카프 궁전과는 비길 수 없다. 튀르키예 공화국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아타튀르크 한 사람만 유명을 달리한 곳이 수많은 전제 술탄들이 영욕의 세월을 살다간 톱카프 궁정과 어찌 동급이 될 수 있겠는가.

제국의 성장과 더불어 톱카프 궁전은 수 세기에 걸쳐 확장됐는데 전성기 한때 궁전 면적은 70만㎡가 넘었다니 대단한 규모였다. 세계적인 순위를 따져도 손색이 없다. 궁전과 동쪽 보스포루스 해협 사이 귈하네 공원은 현재 만인이 자유롭게 만끽하는 공공구역이지만 이 넓은 지역도 원래는 궁전의 일부였다. 궁전 서쪽 지역도 역시 자유시민의 접근이 가능한 귈하네 공원이다. 따라서 한창 제국이 동서양을 제패하던 시절에는 그 규모가 어땠는지 가히 짐작할 수 있다.

톱카프 궁전의 기화(奇花) 아가판투스 화원과 노거수 플라타너스 정원.
●궁전 내부 화려한 보물·관광콘텐츠 눈길

5만원이 넘는 비싼 입장료를 내고 들어간 궁전 내부는 현재까지도 4개의 내부 정원으로 나뉘어 있다. 멋진 궁정 안뜰과 웅대한 나무가 나란히 있는 도보 길, 우아한 파빌리온부터 노거수가 가득한 멋진 정원에 이르기까지 톱카프 궁전의 실외는 놀라운 경관과 화려한 조경이 펼쳐져 있다. 어디 그뿐인가. 화려한 중국 도자기를 컬렉션한 전시관, 보물관, 아흐메트3세 도서관, 하렘, 주방 등도 화려함과 웅장함을 느낄 수 있다.

오스만 제국의 술탄은 동서양 간 중개무역으로 모은 부를 건물장식에 아끼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모두들 사진을 찍어가는 86캐럿 거대 다이아몬드부터 보석이 박힌 무기, 보석, 진귀한 예술품 등 구경에서도 호사를 느낄 수 있다. 좀 더 안목을 가지고 역사문화관광을 한다면 옛 오스만 제국 궁전 심부의 비밀에 가린 뜨겁고 역동적인 역사와 화려한 유산에 매혹되는 것은 정한 이치가 아닐까 싶다.

하여간 각종 예술품, 동상, 귀중품들이 전시돼 있고 터키 역사와 문화를 알 수 있는 이 궁전은 터키 역사와 문화를 경험하고자 하는 관광객들에게 인기있는 명소다. 충분한 시간이 아름다움과 신비함을 감상하는 길로 안내해 준다.

톱카프 궁전 전시관의 86캐럿 다이아몬드.
문화생태관광으로도 빼어난 궁전의 묘미를 주는 톱카프 궁전으로 가는 길은 아야소피아 바로 옆에서 첫 번째 거대한 문을 통과한 후 ‘경의(敬意)의 문’을 입장해야 했다. 성문 양쪽 지붕에 탑이 있는 구조가 독특하고 웅장했지만 그보다도 필자의 눈길을 끄는 것은 왼쪽 편 웅대한 플라타너스 거목이었다. 그 거목이 성문보다도 더 하늘 높이 솟아 있다. 성문 뒤쪽에도 같은 수종의 거목이 인상적이다. 궁전내 지배적인 플라타너스 수종 외에도 사이프러스 나무가 유명한데 ‘아가판투스’ 꽃에는 완전 매료되고 말았다. 이 꽃은 길다란 꽃대와 이파리가 원추리와 비슷한데 색깔은 보라색이 주종이고 하얀색도 있다. 너무나 인상적이어서 귀국하고 나서 이름을 알아냈다. 영어 이름은 아프리카 백합(African Lily)이다. 신안 퍼플섬에 심으면 좋을 것 같았다. 하여간 이 꽃이 여름 정원에서 고상한 품위와 빼어난 자태가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았다.

다음주는 동로마제국 콘스탄티노플이란 국제도시의 생명줄인 지하저수조 예레바탄을 소개한다. 이스탄불 길거리의 펫, 즉 개와 고양이를 다루며 그곳을 떠나는 여행자들의 이야기까지 덧붙일까 한다. /김성후 동신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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