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는 지역발전 밑거름…명품 데이터 생산 노력할 것"
전남매일인터뷰

"통계는 지역발전 밑거름…명품 데이터 생산 노력할 것"

■<전매초대석> 정구현 호남지방통계청장
빅데이터 접목·SDC 운영·접근성 향상 추진
호남 인구소멸 문제 해결방안 모색 총력
"100주년 맞는 '인구주택총조사' 협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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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취임한 정구현 호남지방통계청장이 최근 취임 100여 일을 맞이했다. ‘인구소멸’을 호남의 가장 시급한 문제로 인식한 그는 문제 해결을 위한 명품 데이터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지역 밀착형 통계를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지역민에게 꼭 필요한 정책 마련을 이끌어내겠다는 포부다. 정 청장을 만나 그간 소회와 포부, 호남통계청과 지역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고향이 광주라고 들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고교시절을 광주에서 보내서인지 학창 시절부터 광주에서 일하는 것을 꿈꿔왔고 드디어 이루게 돼 매우 뜻깊다. 매일 출퇴근길 광주천변을 걸으며 피어있는 꽃들을 보면 학창시절의 추억과 따뜻한 호남의 정을 다시금 느낀다.

통계청에서 사회통계기획과장, 통계서비스정책관 등 여러 직무를 맡아 다양한 경험을 쌓아왔다. 특히 2020년 농림어업총조사를 담당하면서 지역 농어민의 삶의 질 향상에 대해 깊이 고민할 기회를 가졌다. 이 경험을 토대로 지역통계 발전과 지역민의 소통 강화를 힘쓰고자 한다.

호남지역 발전에는 통계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 명품 통계 생산을 통해 지역 사회에 긍정적 변화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확신하며 이를 위한 최적의 시기는 지금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호남은 단순한 근무지를 넘어 내 삶의 소중한 밑거름이 된 곳이다. 지역사회와 더 가까워지고 지역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통계를 통해 지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행정적인 부분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

지역 주민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



-호남지방통계청이 생소한 이들을 위해 기관을 소개해달라.

△호남지방통계청은 통계청의 5개 지방청 중 하나로 광주·전남·전북·제주지역을 관할하고 있다. 본청인 광주 본부를 포함해 목포·전주·제주 등 8개 사무소 및 4개 분소(정읍·진안·해남·여수)에서 약 550여 명의 직원이 근무중이다.

주요 역할은 고용동향, 물가동향, 산업활동, 가계동향(수입·지출), 사업체, 농어가 조사 등 총 66중 38개 통계조사를 직접 수행해 국가정책 수립에 필요한 통계작성을 지원한다. 고용동향, 물가동향, 산업활동동향, 지역경제동향 등은 우리지역에 해당하는 부문은 직접 공표한다.

지역사회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일자리통계, 사업체생멸통계, 청년통계, 여성통계, 노인통계 등 다양한 지역 특화통계 53종(조사 26종)을 작성 및 지속적으로 개발중이다.

또한 직접 조사하는 대신 행정자료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지역 정책수립과 평가할 수 있도록 통계등록부 및 관련 데이터를 제공한다.



-취임 100일을 맞이한 소회는.

△벌써 100일이 흘렀다. 짧은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조사 현장을 방문해 직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그들의 노고와 열정을 직접 체감할 수 있었다. 1인가구 증가, 맞벌이 가구 확대, 개인정보 보호 의식강화 등 최근 조사환경이 어려워지는 가운데 이에 맞춰 응답자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고 AI 기술과 행정자료를 활용한 조사방법을 모색하고자 한다.

아울러 연령대, 가구특성별로 맞춤형 홍보도 강화할 계획이다. 주택관리사협회와 협업해 공동주택(APT) 조사환경을 개선하고 통계조사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했다. 이를 통해 통계조사 응답률을 높이고 보다 신뢰도 높은 통계 작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다양한 기관과의 협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진도군, 해남군, 담양군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청년통계 등 지역주민을 위한 지역 밀착형 통계를 개발, 통계를 기반으로 정책수립 및 평가를 기여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지역 발전을 위한 지역통계 개발과 직원들의 성장 기회를 마련하는 데 더욱 힘쓰겠다.



-호남통계청을 이끌고자 하는 방향은.

△호남지방통계청은 지역사회 및 국가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두가지 핵심방향을 제시할 수 있겠다.

첫째로 ‘명품데이터 생산’을 위한 품질관리 강화다. 고품질의 데이터는 지역 발전과 정책수립의 핵심 기반이 된다. 데이터 수집·분석·검증 등 정확성을 극대화해 신뢰성 높은 통계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국가 통계생산의 기본이 되는 현장조사 업무를 철저히 수행하며 ‘작은 일이라도 최선을 다하라’는 원칙 아래 통계작성 과정을 꼼꼼히 점검할 것이다.

또한 통계와 국민의 체감 사이에 괴리나 오류가 없도록 끊임없이 고민하고 확인해 국민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명품 데이터 생산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이어 지역통계 협력을 강화하려고 한다. 기관·학계·연구단체·민간 등 협력은 통계의 품질 향상과 활용도를 높이는 데 필수적이다.

더 많은 기관과 협력을 확대해 지역 발전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맞춤형 데이터 생산에 집중하겠다.

현재 저출생과 취업자 감소 및 낮은 청년 고용률 등 지역경제 불황이라는 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 지자체 및 유관기관과 힘을 모아 통계를 활용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호남지방통계청이 보유한 통계 역량과 경험을 적극 공유하겠다. 지역 통계 인프라 확장 및 지자체의 지역통계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현재 광주·전남의 가장 큰 현안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또 이를 해결하기 위한 호남지방통계청의 역할은.

△무엇보다 호남지역의 심각한 인구소멸 문제에 관해 언급을 안할 수 없다.

호남지역은 전남, 전북지역을 중심으로 소멸 현상이 두드러진다. 이는 인구감소에 그치지 않고 지역경제 침체·사회 인프라 약화·사회적 고립과 삶의 질 저하 등 다양한 사회문제로 이어진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출산율 증가, 청년유출 방지, 지역 경제 활성화 등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먼저 지역 특성에 맞는 정책 맞춤형 통계 작성이 필요해 보인다. 지역 내에서도 도시와 농촌, 또는 특정 산업에 따라 인구 소멸의 원인이 다를 수 있다.

예시로 호남의 농촌 지역에서는 농업 중심의 데이터 분석이 필요하고 도시 지역에서는 청년 이동 및 고용 문제를 다뤄야 한다.

이러한 맞춤형 통계는 지역별로 최적화된 고용 정책·복지 시스템·경제 활성화 방안 등 정책 수립하는 데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것이다.

이어 지역민이 체감하고 필요한 통계를 생산하고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호남지방통계청은 국민과 가장 가까이 있는 조직으로 인구, 복지, 경제, 사회변화 등 지역민이 체감하고 필요한 통계를 생산해 제공하겠다.

이를 위해 다문화가구, 1인가구, 신혼부부, 고용, 중장년, 소상공인, 인구소멸지역 통계 등 다양한 통계를 정례적으로 작성해 제공할 구상이다. 이와 같은 노력을 통해 호남지역의 인구소멸 문제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지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노력하겠다.



-처음 기관장을 맡게 됐다. 긍정적 조직문화 구성에 관심이 많은 걸로 들었는데 이에 대해 한 말씀.

△성장하는 조직문화를 조성하려 한다. 우리청은 통계청의 역사를 이어온 선배와 미래를 책임질 신규직원들이 원팀(One Team)을 이뤄 소통·배려하고 상호작용을 통해 함께 성장하는 조직문화를 만들겠다.

구체적으로 ‘직원과 함께하는 기관장’ 등의 소통창구를 마련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 세대 갈등을 줄이고 존중하는 문화를 확산하고 리더들은 솔선수범해 직원 성장을 돕는 행복한 일터를 조성하겠다.

둘째로 지속 가능한 긍정적 조직문화를 지원하겠다. 지속적으로 유지되도록 앞장서고 개인의 성장과 조직의 발전이 동시에 이뤄지는 환경을 만들도록 고민하겠다. 직원들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교육과 다양한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일일 심리상담과 힐링 프로그램을 운영해 직무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겠다.



-임기 내 꼭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은.

△지역통계의 허브 역할을 구축하고, 국가통계 정확성을 제고하는 것을 목표로 세 가지 주요사업을 추진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건 빅데이터를 통한 지역정책 분석사업이다. 호남지역은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지역축제가 열리고 있는데 이는 지역경제를 살리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다만 그동안 축제가 실제로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 효과를 측정하지 못해 정책적 개선이 어려웠다. 따라서 금융·통신 등 빅데이터를 활용해 축제 효과를 정량적으로 측정하려고 생각중이다. 이는 지역축제 품질개선 및 경쟁력 확보를 위한 유용한 정책 기초자료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통계데이터센터(SDC) 운영 및 활용 확대도 추진중이다. 통계청의 SDC는 모집단(母集團)인 인구가구통계, 기업통계, 청년통계, 아동통계 등록부 등 다양한 등록부와 행정·민간 자료를 연계 분석을 할 수 있도록 구축한 공간이다. 이를 통해 지역특성에 맞는 데이터 분석을 수행, 정책 수립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지역민, 유관기관들도 정보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 활용교육과 다양한 데이터 시각화 도구를 제공, 접근성을 높이겠다.

마지막으로 국가통계 정확성 제고를 위한 추가 노력을 이어가겠다. 비표본오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비대면 조사 등 다양한 조사방법(CATI, CASI, SASI)을 제공하겠다.

특히 조사 파라데이터를 수집해 지역민이 선호하는 조사방법, 응답시간, 사전안내 등을 파악해 응답부담을 줄이는 데 주력하겠다.

농어업분야에서 AI를 적용하고 조사방법 및 조사표 변경 등을 위한 시험조사를 실시하는 등 최적의 조사접근 전략을 마련해 국가통계 품질을 높이는데 노력하겠다.



-끝으로 호남 지역민에게 한 말씀.

△먼저 소비자물가, 고용동향, 산업활동, 가계지출 등 다양한 통계조사에 소중한 시간을 내 응답해 주시는 가구 및 사업체 응답자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 인사를 올린다. 최근 1인 가구 증가,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인식도 커지면서 통계조사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고 있는 현실을 잘 안다. 하지만 한 사람의 응답이 모이면 사회발전을 이끄는 중요한 원동력이 된다. 이는 마치 ‘한그루 한그루 나무가 모여 커다란 숲’을 이루는 것과 비슷하다. 정확한 국가통계생산을 위해서는 현장조사 직원의 노력뿐만 아니라, 응답자 여러분의 정확한 응답과 관심이 매우 중요하다.

올해 하반기에는 5년 주기로 실시되는 국가 기본통계인 인구주택총조사 및 농림어업총조사가 진행된다.

근대적인 인구주택총조사는 1790년에 미국에서 처음 시작돼 영국(1801년), 캐나다(1871년) 그리고 우리나라(1925년)로 이어져 왔다. 올해는 이 조사 100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다.

지역민의 참여가 큰 변화를 만든다. 더 나은 사회와 정책을 위한 중요한 조사인 만큼 통계청 직원이 방문했을 때 따뜻한 미소와 함께 통계조사에 협조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홍승현 기자



◇약력

△광주 서석고등학교 △충남대학교 통계학 박사 △University of Michigan ISR(사회연구소) 파견 △통계청 농어업통계과장 △통계청 사회통계기획과장 △통계청 통계서비스정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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