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비장애인 벽 허물고 같이 운동하면 좋겠다” - 전남매일
“장애인·비장애인 벽 허물고 같이 운동하면 좋겠다”
전남매일인터뷰

“장애인·비장애인 벽 허물고 같이 운동하면 좋겠다”

한상득 광주시장애인체육회 수석부회장
육상·펜싱 등 실업팀 창단 추진
장애인체전 최고 성적 유지 노력
국가대표선수촌 삼각벨트 희망

한상득 광주시장애인체육회 수석부회장/김태규 기자
한상득 광주시장애인체육회 제5대 수석부회장(64)이 강기정 광주시장애인체육회장으로 임명장을 받은지 2개월이 지났다.

한 부회장은 취임하자마자 울산에서 열린 제42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광주선수단을 격려하고 지원한 것을 비롯, 코로나19로 열리지 못했던 행사들이 재개되면서 바쁜 일정을 보냈다.

장애인 선수 출신인 한 부회장은 북구장애인체육회 상임부회장, 광주보훈체육회장 등을 역임한 장애인체육 전문가로 광주시 장애인체육이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시장애인체육회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장애인체육인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한 부회장을 만나 앞으로의 계획을 들었다.



-지난 9월 8일 광주시장애인체육회 수석부회장으로 임명됐다. 취임후 2개월을 보낸 소감이 궁금하다.

▲취임하자마자 전국장애인체전이 열려서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다. 장애인체전 경기장을 격려하러 다녔는데 예전에 함께 생활했던, 친분있는 선수들이어서 반가운 시간이 됐다. 선수로서 다녔던 경기장을 수석부회장으로 갔을 뿐이다. 물론 호칭이 달라져서 체육인들이 부담감을 느낄수도 있겠지만 모두 가깝게 지내자고 했다. 오히려 내가 더 조심스러웠다. 언어에도 신경을 썼고, 그러면서도 친숙하게 지내려고 한다.



-선수 생활도 오래했는데, 수석부회장으로서 광주시장애인체육회를 보는 시각은.

▲다르다고 느끼지 않는다. 그동안도 누군가와 원수를 진다거나 누구를 탓하며 살아오지 않았다. 모두가 친숙하게 지냈고, 특히 선수생활을 하면서는 대회가 끝나면 함께 막걸리를 마시면서 친목의 시간을 갖는 등 선수들과 가깝게 지냈다. 체육인들이 수석부회장이라고 해서 다르게 대하지 않고, 예전처럼 편하게 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금도 체육관을 들르는 선수들이 제 사무실도 찾아오고 얼굴을 맞대고 있다. 누구에게나 편한 수석부회장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2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장애인체전 현장도 다니고 각종 대회들도 열리고 있어서 장애인체육인들을 많이 만났을텐데 새로운 수석부회장에게 당부하는 사항이나 부탁하는 일들도 많았을 것 같다.

▲부탁보다는 잘 할것이라고 기대감을 가지고 있어서 오히려 내가 더 걱정이다. 선수 출신이고 장애인체육계에 몸을 담았다 보니 자신들의 속마음을 속속들이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더 잘해줄 것이라 생각한다. 이전에 하지 못했던 민원들도 많이 들어온다. 장애인주차장에 대한 민원도 있고, 최근에 파크골프가 인기를 끌면서 이에 대한 민원도 많다.

파크골프장의 경우 비장애인들이 많이 찾게 되면서 장애인들이 이용하는데 애로사항이 생기는 경향이 있다. 내년 1월1일부터는 파크골프장 인원을 제한하는 등 함께 잘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비장애인들을 대상으로하는 파크골프장은 5개구에 많이 생겼다. 그런데 장애인들은 접근이 힘들다. 비장애인들은 활동력이 넓은만큼 배려를 해줬으면 하는 마음이다.

장애인, 비장애인이 모두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볼 생각이다. 파크골프는 3대가 하는 운동이고 남녀, 연령 구분이 없어서 인기가 많다. 장애인들도 파크골프를 좋아하는데 지도자도 배치하고 운동하는 폭이 넓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번 장애인체전에서 광주가 좋은 성적을 거뒀다.

▲역대 최고성적이다. 최고점수, 최다메달, 최고순위에 오르면서 ‘트리플 크라운’을 했다. 앞으로가 걱정이다. 이 성적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 잘 할것이라 믿고 잘 할 것이다. 강기정 시장님이 장애인체육에 관심도 많고 지원도 잘해주신다. 앞으로 순위를 더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취임 당시 장애인 전문체육, 생활체육, 학교체육의 활성화를 언급했는데 이에 대한 계획은.

▲전문체육과 생활체육팀이 있다. 그런데 선수 층이 굉장히 얇다. 이번 체전에 22개 종목 409명 선수가 출전했다. 선수층이 얇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전남 등 타 지역에서 실업팀을 많이 만들고 지원을 하고 있다보니 우수선수를 빼앗기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우리도 인재 육성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광주는 실업팀이 탁구, 양궁, 사격 3개가 있다. 다른 지역에 비해서 적은 편이다. 연봉수준이 비장애인에 비해서는 약간 뒤쳐져 있다. 현실화에 대해 건의를 했고 새 선수 발굴에도 지원해줄것을 요청했다. 앞으로 많은 부분이 반영되리라 생각한다.



-광주가 다른 지역에 비해 실업팀이 적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실업팀 창단 계획은.

▲육상과 펜싱을 생각하고 있다. 이번 장애인체전에서 광주선수단이 육상에서 2만점 이상, 가장 점수를 많이 받았다. 특히 육상은 새로운 선수도 발굴하고 금메달은 물론 신기록도 연이어 나왔다.

육상과 펜싱 실업팀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실업팀을 창설할때 3~5억원 가량이 필요하다. 그런데 대한장애인체육회 등의 지원을 받으면 더 적은 금액으로도 가능하다고 들었다. 앞으로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서 실업팀 창단을 준비하려 한다.



-장애인체육 성과를 체육대회 성적으로만 매길수는 없지만 무시할수도 없다. 선수출신이시기도 한데 광주장애인체육 발전을 위한 계획은.

▲결국은 생활체육을 많이 해야한다. 생활체육을 하다보면 선수를 발굴할 수 있고 전문선수 육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게 해서 발전하는 계기가 된다. 양궁의 경우 안형승 지도자가 오면서 선수 발굴이 되고 있다.

이번 체전에서도 유망주를 발굴했다. 기존 메달리스트들이 연령대가 높아서 걱정하는 분들도 있지만, 대회에서의 메달은 실력으로 딴 것이다. 그분들이 잘해주니까 젊은 선수들도 새로운 각오를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최근 전남대 산학협력단,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장애인스포츠 선수 고용증진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었는데 그 결과로 선수 11명을 선발했다. 파크골프, 배드민턴, 보치아 등 4개 종목에 11명을 선정해 그 선수들이 훈련에 매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전남대는 4차 산업형 장애인 인재육성에 필요한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훈련과정 운영을 위한 전문 강사를 지원하게 된다.

예전보다는 장애인 선수 지원이 많이 좋아졌다. 장애인 고용비율을 높이는데 정부가 관심을 보이면서다. 문재인 정부때부터 장애인 취업률을 높이자는 차원에서 고용공단에서 애를 쓰고 있다.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선수 출신인데 우수선수 육성과 종목선수 발굴에 대한 방안은.

▲결국 재원이 문제다. 경기도와 서울은 재원이 광주보다 풍부하다보니 선수들이 많이 간다. 요즘은 예전과 달리 이적동의서도 필요없다. 자신의 거주지에서 운동하면서 대회에만 소속 지역으로 나서기도 한다. 재원만 많으면 우수선수는 언제든지 가능하다.



-임기동안 하고싶은 역점시책이 있다면.

▲대한장애인체육회와 연계해서 국가대표 장애인선수 훈련지를 광주에 유치하고 싶다. 남쪽지역에 있는 선수들이 경기도까지 가지 않고 남쪽에 있는 선수촌을 이용할 수 있도록 삼각벨트를 만들고 싶다.

현재 선수들이 훈련을 하려면 이천선수촌으로 가야 한다. 그런데 장애인선수들은 이동하는 면에서 쉽지 않다. 정부에서 지원만 해주면 삼각벨트를 만들어 지방에 있는 선수들은 조금이라도 더 가까운 곳에서 훈련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 노력해보겠다.

또 한가지가 있다. 반다비체육관이 광주에 생겼다. 그런데 학교 내부에 있다보니 아직도 장애인들의 접근이 조금 부족한 것 같다. 학교에서는 나름대로 사용처를 생각해놨을 것이고 장애인들은 좀더 수월하게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반다비체육관 앞에 반다비조형물을 새워서 장애인을 위한 공간임을, 평창패럴림픽의 유산으로 만들어진 것을 명시했으면 한다. 비장애인과 함께 사용해도 더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줬으면 하는 마음이다.



-광주시민, 그리고 광주장애인체육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광주시장애인국민체육센터는 장애인만 쓰는 공간이 아니다. 항상 열려있다.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어울리는 것은 물론, 장애인과 비장애인 벽을 허물고 좋은 환경에서 같이 운동하면 좋겠다.

/최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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