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나 지금이 어떤 시기인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온 나라가 들끓고 있는 가운데 경찰은 초비상 상태에 돌입하지 않았는가? 이러한 시기에 현직 경찰관의 음주운전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범죄이자 다른 수많은 경찰관을 욕 먹이는 일이다.
이번에 음주운전 사고를 낸 경찰관은 전남경찰청 소속 50대 경감이라고 한다. 이 경찰관은 지난 15일 오전 4시께 나주시 다시면 한 도로에서 교통시설물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출동한 경찰관이 음주측정을 요구했으나 3차례나 불응했다. 경찰 본연의 책무를 망각한 것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간부로서 자격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문제는 전남 경찰의 음주운전 사고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해 7월에는 나주경찰서 소속 경위가 음주운전을 하다가 시설물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5월에도 나주경찰서 소속 경찰관이 광주 남구 주월동 한 도로에서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다 단속에 적발됐다. 함평경찰서 소속 한 경감도 지난해 6월 광주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교통시설물과 충돌하는 사고를 냈다. 또 5월에는 여수경찰서 소속 경찰관이 숙취 상태로 운전을 하다 남해고속도로 보성요금소에서 단속에 걸렸다.
이처럼 빈번한 전남경찰청 소속 경찰관의 음주운전은 단순히 개인의 일탈로 보기 힘들다. 공직기강이 해이해졌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전남 경찰의 음주운전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다는 지적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당시 국정감사에서 전남경찰청장은 "부끄럽게 생각한다. 심각성을 인지하고 문제를 분석해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번에 또다시 소속 경찰관이 음주운전 사고를 내면서 할 말이 없게 됐다.
현직 경찰관의 음주운전은 최악이다. 대다수 수많은 경찰관이 사회의 안녕과 질서 유지를 위해 밤잠을 못 자면서 비상근무를 하는 이 엄정한 시국에는 더욱 그렇다. 뼈를 깎는 반성과 살을 베는 각오로 다시는 음주운전 하는 경찰이 없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