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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안수기 그린요양병원장
닥치고 살 쪄! 가을의 지상명령이다. 천고마미(天高馬肥)라 했지 않는가? 어디 말들만 살찌우리. 자연을 보라! 모든 생명체가 가을에는 살찌우고 비축하는 것이다. 오곡백과는 대부분 가을에 결실을 맺는다. 종족을 번식하려는 식물들의 지혜이다. 씨를 중심으로 영양분을 비축하는 것이다. 동물의 세계를 보자. 가을에는 다들 살찌기 위해 혈안이다. 체중을 늘려 열량을 비축하는 것이다. 동물들의 공통적인 생존본능이자 생리현상이다.
우리는 인간이지 동물이 아니다? 가을에 살찌라고 하면 불만이신 분들이 있다. 더불어 자연을 극복하여 춥고 더운 기후의 영향이 별로 없다고? 더불어 비만의 단점을 늘어놓는 분들이 많다. 비만은 스탑! 가을과 비만은 적절하지 않다. 봄에 해결해야 한다. 비만을 가을에 해결하려하면 건강상의 많은 문제점을 동반할 수 있다. 지금은 가을이다. 단언하건데 신께서도 가을에는 살찌려고 애를 쓰실 것이다. 가을의 고뇌는 몸의 열량을 비축하라. 특히 그대가 마른 체형이라면 더욱 고민해야 한다, 살찌는 것을.
피골상접(皮骨相接), ‘살가죽(피)과 뼈(골)가 서로 인접해 있다’는 뜻이다. 살가죽과 뼈는 조금 떨어져 있는 것이 좋다. 그럼 가죽과 뼈 사이에 빈공간은 무엇으로 채워야 할까? 바로 살이다. 한방에서는 기육(肌肉)이라 한다. 피부는 살이 있어야 윤기를 발할 수 있다. 뼈는 살이 있어야 힘을 쓴다. 제자리에서 튼튼하게 지탱할 수 있는 것이다. 살에는 두 종류가 있으니 이른바 근육 살과 비게 살이다.
현대인들은 편애가 심하다. 근육 살만 대우하고 비게 살은 홀대한다. 기피한다. 어떤 이들은 살을 뺀다며 목숨을 건다. 위를 묶거나 지방제거 수술 등을 선택하다 유명을 달리한다. 이정도면 살과의 전쟁이다.
베게 살도 존재의 가치가 있다. 만일 마른다면 그는 인상이나 미용 등의 외모뿐 아니라 피로감, 근력저하 등의 신체적인 약점까지 동반한다. 그래서 살이 없어서 나타나는 고민도 만만치 않다. 이도 또한 살이 찌기 위한 전쟁이다.
일시적이나마 잘 먹고, 잠 잘 자면 살이 찌는 사람이 있다. 이런 체형은 사실 마른 자의 고뇌와는 무관한 사람이다. 그저 환경이 일시적으로 안 좋았을 뿐이다. 한편 식욕도 없고 살이 안찌는 사람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우선 식욕이 없으면 식욕을 복 돋아 주면 된다. 소화기인 비위를 보하고 식욕을 촉진하면 보충이 된다. 한약 한 재에 식욕도 나고 기운도 나면서 얼굴에 화색이 돈다.
가장 황당한 경우는 바로 잘 먹는데 살이 안찌는 사람이다. 대부분의 살에 대한 고민을 해 오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본인은 정말 잘 먹는다고 여기는데 살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조금은 전문적인 코칭과 치료가 필요하다.
먼저 장이 예민한지 살펴볼 일이다. 만일 장이 예민하거나 성격이 예민하면 이때는 흡수를 보강해 주는 약물이 필요하다. 한편 장도 예민하지 않고 음식섭취도 원만하다면 이때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한약과 침 등의 한방치료와 함께 제시하는 해결의 비책은 바로 운동이다.
운동은 살을 빼는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선입견이다. 그러나 살을 찌우는데도 운동이 필요하다. 뼈에 근육이 붙으면 섬유소가 증가하고 이곳에 살이 붙으면서 몸 짱이 되는 것이다. 집중적인 근력운동으로 근육을 키워놓으면 살은 저절로 오른다. 당장 아령과 역기를 들어야 하는 이유이다.
가을의 그대여! 스스로가 ‘피골상접’하다고 여기시는가? 그렇다면 운동하시라! 천고마비! 말도 살찐다는데, 그대는 무슨 변명이 그토록 필요하신가? 잘 먹고. 잘 자고 조금 더 느긋하시라. 어차피 한 세상, 얼~쑤! 딩굴딩굴 굴러도 세월은 간다. 다 말라가는 가을, 환란의 시기에, 춥고 마른자의 위안이 되길 빈다. 닥치고 살쪄!
![]() .한의학박사
.그린요양병원 대표원장
.다린탕전원 대표
.국무총리상 수상
.원광한의대 외래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