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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어느 시인의 외침이 들려온다. 불현 듯 그 외침에, 추임새 넣어본다. 똥이라 함부로 침 뱉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삭아 준 사람이었느냐!
글 안수기 그린요양병원장
똥!
너에게 묻는다. 그대는 누구냐? 대변이요. 대변인? 어느 당의 대변인인데? 대변인이 아니고 대변! 아 대~변, 그래 뭘 대변하는고? 지존의 고귀한 몸이오. 자네 직업이 의사인가? 아니오, 환경운동가요. 허 그 친구 톡톡 헐세, 의사도 아닌데 몸을 대변한데. 자네 대학은 나왔는가? 대학이 아니고 대장이요. 고래, 대학위에 대장이란 것도 있구나. 뭐 좋다. 나도 대학물 먹어보지 못했으니 대충 넘어가지. 그럼 평범한 자네가 고귀한 지존의 몸 상태를 대변하겠다는 것인가? 그렇소, 지존 옆에서 온갖 굿은 일 나같이 해본 이 있을까? 귀가 있는 자, 한번 들어나 보소.
인내, 헌신, 그리고 청결! 우리의 구호이자 생활 철학이오. 우리 대변들도 한 때는 자연의 싱그러움을 기억하고 있는 맑은 영혼의 소유자들이었소, 그러니 제발 찌꺼기라 업신여기지 마시고 격에 맞는 대우를 대주면 하오. 더불어 오늘 내용이라도 참조하시면 지존의 보살핌에 기본을 할 것이요. 그 전에 우선 우리의 구호에 대해 부연 설명하리다.
인내. 좁고 어두운 관 속에서의 무려 16시간의 여정. 이 한 줄로도 부족하오. 이 몸도 한 때는 새소리, 물소리 들으며 청정지역에 살던 산야초였소. 그런데 어느 봄 날, 광주리에 싸여 봇짐 당하였소. 이후에는 침으로 꼬드기더니 얼마 안가서는 본성을 드러내지 뭐요. 도끼 같은 이빨로 몸을 발라놓고, 위산으로 지지고 녹이고, 장에 밀어 넣어 쪽쪽 빨아먹고. 온갖 독가스와 미생물 덩어리들에게 떠넘기니 ㅠㅠ, 그 참상은 차마 입에 담기조차 괴롭소. 헌신과 청결, 지존께서 오늘날 문명인이네. 품격이네 하는 허세도 알고 보면 나의 헌신과 청결 아니고는 불가하오.
변이 전하는 정보를 소홀히 마시오. 모양새와 색깔이요, 더불어 단단함과 무름, 배변 시의 강약과 배변 시 동반자까지도 꼼꼼하게 살펴야 하오. 변이 묽으면 장이 찬 상태요. 흰색이 섞이면서 묽으면 지존이 오늘 기운이 없고. 약해진 증세이오. 묽으면서 간장의 색깔을 지녔다면 이는 장에 열이 있음이요. 희멀건 두부모양이거나 묽은 설사는 이질이나 열성 전염병을 의미하오. 엷은 황색일 때는 내장이 허약해서 발생하는 열이오. 진황색이면 내장에 실질적인 열이 있는 것이오. 검은 색을 띠면 어혈이나 출혈이 있는 것이요. 녹색을 띠면 간의 기운이 지나치게 무리였거나 소화 장애가 있는 경우에서 나타나오. 반복적인 변비나 설사도 중요한 장의 정보요. 변비는 장의 운동성의 저하나 무력증을 의심할 수 있소. 노인성 변비도 알고 보면 장의 무력에서 빈발하오. 설사는 장이 예민해지거나 흡수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 다발하오.
요즘에야 현대적인 장비가 넘쳐난다지요. 첨단 진단장비로 장을 살피는데 혈안이다 들었소. 그런데 정작 변의 하루하루의 표정을 살피는 일에는 인색하오. 용종이나 염증만 중요한 것은 아닐지니. 장은 일상이 중요하오. 기계에 의존할 때 자칫 기능에 대한 변화를 놓치기 쉽소. 그래서 대변에 대한 애정 어린 관심이 필요한 것이오.
대변의 변화를 관찰하면 건강이 보인다오. 일상의 변화를 살피고 매일 묵상하시오. 자신만큼 내 몸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없소. 누가 대신 건강과 화려함을 만들어 준다는 생각, 일장춘몽(一場春夢)이오. 내 몸의 부산물 하나에도 애정이 없으면서 어찌 자신을 사랑한다 하리요? 스스로 섭생과 양생에 힘써서 건강을 지키는 지혜가 필요하오.생동하는 봄이오. 내 몸의 세상사, 일장변몽(一場便夢), 변과 나비의 꿈을 함께 꾸어볼까요? 얼~쑤, 봄이로구나! 그런데 거기, 거기! 변 눌 곳 못 가리시는 양반. 보는 사람 없다고 함부로 싸지르다니! 제발, 문화인의 품격을 지키시구려!
![]() .한의학박사
.그린요양병원 대표원장
.다린탕전원 대표
.국무총리상 수상
.원광한의대 외래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