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자대교 개통식 |
1,766억 투입, 4.99km 해상교량 지난달 개통식
섬 관광 활기‥농·수산물 물류비용 획기적 절감
신안군 지도읍과 임자도를 잇는 생명줄, ‘임자대교’가 길을 열었다.
국도 24호선 임자대교는 지난 2013년 10월부터 총사업비 1,766억원을 투입했다.
90개월 동안 연장 4.99km 해상 교량 공사를 마무리하고 지난달 19일 개통식을 가졌다.
임자대교의 개통으로 섬, 해양 관광산업이 활기를 띄고 농·수산물의 물류비용 절감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청신호가 켜졌다.
임자대교는 1004의 섬, 신안군의 12번째 다리로 천사대교에 이어 큰 규모와 웅장함이 특징이다.
특히 섬 주민 삶의 질 향상과 신안 북부권역 발전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최대 신안해상풍력발전단지 개발의 중추적인 역할도 다 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지도읍과 임자면은 임자농협에서 운항하는 철부도선으로 오갔다.
하루에 10여 차례 한 시간 간격으로 뜨는 배는 30분 가량 소요됐다.
임자대교는 차량으로 3분이면 쉽고, 빠르게 임자와 지도에 닿을 수 있는 변화를 가져왔다.
토질 좋은 땅에서 생산하고 청정 바다에서 걷어 올리는 농·수산물의 발전도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매년 4월 임자면에서 열리는 튤립축제와 은빛 모래가 12km에 걸쳐 펼쳐진 대광해수욕장을 찾는 관광객도 폭발적으로 늘어 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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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자대교 개통식에는 박우량 신안군수와 김영록 전남도지사, 서삼석, 김원이 국회의원, 강기정 전 국회의원, 공사관계자, 주민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코로나19로 행사장 출입은 발열체크와 손 소독 등 철저한 방역 수칙을 지킨 후에 가능했다.
이날 김경수 경남도지사 부인 김정순 여사가 자리를 함께 해 눈길을 끌었다.
김 여사는 임자면 대기리 회산부락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냈다.
박우량 군수는 기념사에서 “연륙교 건설은 섬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혁명’이나 다를 바 없다”며 “어업 전진기지로써 젓갈, 새우젓 등 수산 분야의 큰 발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 군수는 “특히 임자대교는 전남 서남권의 경제적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대한민국이 세계 5대 해상풍력 강국으로 도약하는 길을 임자대교가 열어 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자대교는 주민과 관광객의 교통편의 뿐만 아니라 지역에서 생산되는 각종 농·수산물의 수송비 절감과 시간 단축 등 시너지 효과가 다양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군수는 “볼거리, 먹을거리가 넘쳐나는 이곳에는 임자대교를 따라 사람들로 넘쳐 나고 관광산업이 더욱 활기를 띄어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몫을 할 것이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도 가고 싶을 때 가고, 머물고 싶은 곳으로 거듭나기 위해 불편한 교통 여건들을 개선해 1004개의 섬들이 활짝 웃는 아름다운 신안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박 군수는 “천사대교에 이어 다시 한번 신안의 큰 변화의 물결을 임자대교가 일으킬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는 임자대교의 완공과 개통을 축하하는 테이프 커팅 후 임자 1교까지 도보 횡단을 끝으로 마무리했다.
◇유공자 표창 이어져
임자면 주민자치위원회는 섬사람들의 고충 해결을 위해 임자대교 건설에 지원을 아끼지 않은 고마움을 담아 김영록 전남도지사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장협의회는 임자도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애정으로 임자대교의 조기 완공을 위한 예산 확보에 힘 쓴 서삼석 국회의원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노인회는 제18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으로 임자대교 건설 사업의 착공을 위해 예산 확보에 노력해 준 강기정 전 국회의원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박우량 군수는 견실시공으로 공기 내 임자대교 건설을 완공한 시공사와 감리단 등 ‘건설영웅’들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
![]() 임자대교에서 문재인 대통령, 김영록 전남지사, 박우량 신안군수 |
김영록 전남지사는 “임자대교는 신안을 먹여 살리고, 전남 관광 발전의 시발점이다”면서 “섬사람이어서 감사패를 받기는 처음이다. 신안군 발전을 위해 함께 뛰겠다”고 말했다.
서삼석 국회의원은 “임자면민의 노력으로 아름다운 작품이 탄생했다”며 “차량과 사람만 오가는 길이 아니라 민어, 새우젓, 천일염 등도 임자대교를 넘어 전국 각지로 뻗어 나가게 됐다”고 밝혔다.
김원이 국회의원은 “오늘은 천지개벽이 일어난 날이다. 막연하게 의심했던 ‘신안의 다리’가 하나, 하나 완성돼 가는 꿈이 이뤄지고 있다. 임자대교는 경제 성장의 동력으로 지역의 등불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정순 여사는 “1975년 초등학교 시절 회산에서 진리까지 리어카에 짐을 싣고 5시간 배를 타고 목포로 이사 간 기억이 있을 만큼 섬은 불편한 곳이다. 다리가 놓이길 손꼽아 기다렸다”며 “임자대교를 통해 보다 쉽고 빠르게 신안에 닿을 수 있게 됐다. 오늘 임자 제대로 만났다”면서 “영·호남 화합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임자대교에서 문재인 대통령, 김영록 전남지사, 박우량 신안군수 |
임자대교는 임자도에서 중간 섬 수도를 거쳐 지도읍으로 연결됐다.
지난 2001년 8월 국도24호선 기점이 지도읍에서 임자면으로 연장됨에 따라 두 섬 간 미 개통 구간을 연결하기 위해 시작했다.
푸른색의 임자 1교와 붉은색의 임자 2교로 교량을 이었다.
총 연장길이는 4.99km로 해상 교량 2개소가 1,88km, 접속도로는 3,1km, 길의 폭은 11m 왕복 2차로다.
사업에 소요되는 비용 1,766억원은 전액 국비로 추진됐다.
2001년 기본설계를 시작으로 이듬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2004년 실시설계, 2006년 문화재 지표조사와 2007년 환경영향평가까지 순조롭게 진행됐다.
그러나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미 확보된 예산이 불용 되는 등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었다.
민선 5기 들어 박우량 군수는 임자면 주민의 염원을 담아 서둘러 중앙부처와 국회 관계자를 만나 끈질기게 설득했다.
마침내 2012년 제3차 국도국지도건설 5개년계획 예산에 반영돼 2013년 포스코 건설과 계약을 체결했다.
그 해 10월 28일 역사적인 착공이 이뤄졌고 목표 기한 내 사업을 마무리했다.
조영일 안전건설과장은 “겨울철 혹독한 북서풍과 잇따른 강력한 태풍 등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건설 근로자의 뼈를 깎는 노력 덕분에 당초 계획 대로 공사가 마무리 됐다”며 “긴 공사 기간 중에도 묵묵히 불편을 감수해 준 임자면 주민 여러분께 고맙다”고 말했다.
◇신안군 연륙·연도교 역사
신안군은 1,000여개의 섬으로 이뤄진 국내에서 찾아보기 드문 행정 구역을 지녔다.
섬의 끊어짐을 뭍과 연결하고 섬과 섬을 이어가는 연륙·연도교 사업은 혁명에 가깝다.
신안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군민들의 숙명이고 숙원이다.
다리 위로 차들이 오가면서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관광명소로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단순한 형태의 다리를 벗어나 아름다운 해상교량 건설에 전력을 다해 왔다.
신안군 관계 공무원들의 노력과 열정, 세심함이 돋보인 결과다.
실제로 신안군의 해상 교량은 닐센아치, 중로아치, 엑스트라도즈드, 사장교, 현수교, 복합교 등 경관성을 고려해 웅장함과 ‘미(美)’가 묻어나 있다.
지난 2019년 들어선 천사대교는 교량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불러왔다.
사람들을 모으고 관광객을 끌어 들여 섬이 들썩거리고 지역 경제가 활기를 띄었다.
◇신안군의 연륙·연도교 사업
신안군 최초의 연륙·연도교 사업은 지난 197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신안군 지도면과 무안군 해제면이 방조제 형식을 띄며 다리로 이어졌다.
첫 번째 연륙교인 셈이다.
이후 현대적인 해상 교량 공법이 적용됐다.
1989년 안좌면과 이웃한 섬 팔금도를 연결하는 ‘신안1교’가 놓였다.
이후 신안군의 연륙·연도교 사업은 본격적인 괘도에 올라섰다.
1996년 자은도와 인근 암태도를 연결하는 은암대교가 들어섰다.
같은 해 비금도와 도초도를 연결하는 서남문대교도 완공됐다.
속도를 낸 연륙·연도교 사업은 획기적인 변화를 몰고 왔다.
자칫 고립될 수 있는 독립된 섬으로서의 한계를 벗어났다.
경계를 지우니 섬사람들의 삶의 형태는 크게 달라졌다.
섬이 내준 자원인 햇빛, 바람, 바다는 무한한 가치를 발휘했다.
‘착 착’ 이어지는 연륙·연도교는 섬사람들 간 소통과 화합의 물꼬를 텄다.
다리 위로 방문객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문화, 예술의 꽃도 피우는 중이다.
신안군이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이유다.
혁신과 혁명을 일으킨 신안군의 발전에는 연륙·연도교가 있었다.
2000년대에 들어서 신안군은 섬의 가치를 ‘국가 영토’에만 한정하지 않았다.
자연 그대로가 내주고 섬이 품은 바다를 적극 활용한 해양관광 개발과 미래의 무한한 잠재력을 개발 논리로 내세웠다.
지속적으로 중앙부처와 국회를 찾아가 대화와 건의, 설득을 이어갔다.
막대한 연륙·연도교 사업비를 잇따라 확보하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그 결과 2005년, 팔금도와 암태도를 연결하는 중앙대교가 건설됐고 그동안 배를 타고 오가던 4개의 섬이 하나가 됐다.
지도 본섬과 작은 섬, 사옥도를 연결하는 사옥대교도 당시 개통했다.
2008년에는 섬 지역이 본격적으로 육지화가 돼 1일 생활권 시대를 알렸다.
지척이지만 바다를 통해 오가던 신안군 압해도와 목포시를 연결하는 ‘압해대교’가 8년에 걸친 공사 끝에 드디어 길을 열었다.
압해대교는 송공항 개항과 함께 신안군 성장 발전의 동력으로 자리매김 했다.
![]() 압해대교 일출 |
군민과 관광객 등 연간 100만명이 이곳을 찾았다.
접근성이 뛰어나 인적·물적 교류가 더욱 활발해졌다.
압해대교는 명실상부한 신안의 랜드마크로 압해읍이 교통과 물류, 행정의 중심지로 거듭나게 했다.
신안군의 연륙·연도교 사업은 멈추지 않았다.
2010년 지도읍과 증도를 연결한 증도대교, 2013년에는 김대중대교가 놓여 압해읍과 무안군 운남면을 연결했다.
2017년에는 하의도와 신의도를 이어주는 삼도대교가, 이듬해 안좌도와 부속섬 자라도를 묶는 자라대교가 건설됐다.
그리고 지난 2019년 바다 위 7.22km를 가르는 천사대교가 웅장한 위용을 드러냈다.
세계 최초로 해협을 횡단하는 다경간 현수교와 사장교 길이 1004m로 신안군이 내세운 1004섬을 상징했다.
주탑 높이는 무려 195m로 세계 최대 고저 주탑 사장교로 평가 받고 있다.
세계 다리의 역사를 새로 쓸 기념비적인 교량으로 군민들의 자부심 또한 크다.
천사대교는 중부권 5개섬(자은면, 암태, 팔금, 안좌면, 자라도)을 통하는 관문으로 자리 잡았다.
육상 교통망도 더욱 확충 시켰다.
암태 남강항과 안좌 복호항의 역할이 커지면서 비금, 도초, 흑산, 하의, 신의, 장산 등이 배로 1시간이면 닿게 됐다.
지난달 임자대교와 암태도와 추포도를 연결하는 1.82km의 추포대교까지 개통함에 따라 신안군 14개의 크고 작은 읍·면중 8곳이 뭍으로 거듭났다.
박승기 도로시설담당은 ”숨 가쁘게 달려온 신안군의 연륙·연도교 사업은 총 22개의 건설 목표 중 13개 지구를 완료했다“며 “앞으로 9개 지구 중 압해읍~해남 화원, 자라도~장산면 연도교 건설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비금면~추포와 증도면~자은간 연도교 사업도 가속화 할 계획이다”면서 “신안군에 ‘해상교량 박물관’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연륙·연도교 건설 사업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주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