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켄타우로스, 즉 반인반마 동상이 있는 폼페이 중심의 포로로마노 광장과 관광객들. |
폼페이는 베수비오 화산의 남동쪽 30km에 위치하는데 엄청난 화산재는 폼페이를 완전히 뒤덮고도 해변의 휴양도시 폼페이를 현재처럼 1.2km 내륙에 위치하게 만들었다. 지금도 베수비오 화산의 커다란 분화구는 항공사진에서 선명히 확인되고 분화구를 중심으로 거대한 산줄기가 방사형을 이루고 있다.
구내 서편의 바실리카는 공공 목적으로 사용하는 건물인데 2층으로 건설된 건물의 뼈대가 보존되어 있으며 현존하는 바실리카 가운데 가장 역사가 오래된 것이다. 바실리카는 성당을 뜻하기도 하는데 바실리카라는 건축구조는 중세이후에 성당의 건축양식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2층 골조를 이루는 석조기둥이 아직도 앙상하게 서너 개 남아 있어 멀리서 보면 푸른 하늘의 스카이라인이 된다.
이 곳의 왜곡된 잔해를 보면 화산 폭발시 대지진이 있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베수비오 화산의 분화구를 제외하고도 능선을 이루는 정상부가 현재 눈에 띌 정도로 함몰되었으니 그 당시 토사를 하늘로 날려 보낸 화산 폭발의 압력은 가히 가공할만 했을 것이다.
![]() 폼페이 유적과 뒷쪽의 베수비오 화산이 묘한 대조를 이룬다. |
이 곳 광장의 넓은 공간은 시야를 가리는 건물이 없어 베수비오 화산이 가장 잘 보이는 명소이다. 핏줄처럼 얽힌 골목길을 구경하는 사람들은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 않으나 광장을 둘러보는 사람들은 그룹별로 떼를 지어 있으니 지금도 광장으로서 손색이 없다.
광장의 중심엔 반인반마(半人半馬) 기마상이 있어 휑한 공간을 잘 채워주고 있다. 그리고 바로 옆엔 아폴로 신전까지 있으니 포토존으로서 딱 그만이다. 반인반마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괴물 켄타우로스인데 그런 종족이 있었다는 것이다. 동양문화권에도 반인반수가 있어 요물, 또는 요괴로 전해지며 문학작품에도 등장한다.
넓은 폼페이 광장은 모래바닥으로서 화산재에 섞여 있었던 잔 자갈도 있는데 원래는 하얀색 대리석으로 온통 포장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나폴리의 카세르타 궁전을 짓는 데 이곳의 백색 대리석을 걷어가 재활용했다고 한다. 하얀 대리석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탈리아에선 그런 규모의 대리석 활용이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놀랄 일도 아니다.
폼페이에도 대중목욕탕의 형체가 온전히 남아 있다. 청결과 담소를 중요시했던 로마인들은 목욕을 아주 즐겼는데 자유시민은 하루 일과를 오후 2시쯤 끝내면 목욕탕에서 하루를 마감할 정도였다는 것이다. 로마인들은 목욕을 자주하고 도시에 배수시설도 잘 갖췄으니 큰 전염병이 창궐한 기록이 없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목욕탕은 체력단련장과 휴게소였으며 여인들의 수다 장소이기도 했으니 스트레스에서 해방되어 심신이 건강하지 않았겠는가! 여자용 여탕이 구분되어 있었지만 실제로는 잘 지켜지지도 않았다고 한다. 로마시대에 출산장려는 국가정책이었으니까 이상한 일도 아니다. 노예들은 자식들을 노예로 만들고 싶지 않았을 뿐 이성을 멀리한 것은 아니었다.
![]() 포로로마노 광장의 화산재 흙바닥. 원래는 백색대리석으로 포장되었는데 타용도로 모두 훔쳐가고 말았다. |
/동신대 호텔관광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