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프리의 마리나 그란데 항구와 건너편 본토의 소렌토. |
몬테솔라레 전망대서 경치 조망 신선놀음
지중해는 아프리카와 남부유럽이 감싸고 있는 내해이니까 수많은 해변 휴양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최고로 치는 게 카프리 섬이다. 고대 로마시대에 공화제에 이어 초대 황제가 된 아우구스투스도 매료된 카프리 섬은 혹자에 의하면 인류역사상 최고로 각광을 받는 휴양지로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고대 로마의 황제를 비롯해 수많은 귀족과 권력자 및 명사들의 사랑을 받은 카프리 섬의 겨울 여행은 밝은 햇살아래 그저 눈이 부시고 푸른 바다는 에메랄드 빛으로 반짝였다. 그 정겨운 바다를 무엇이라고 비유해야 할까? 굳이 비유하자면 절벽을 이루는 높은 섬 아래 넓은 바닥 같은 잔잔한 바다에 깔린 청금석 양탄자 같다고나 해야 할까….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최고의 휴양지로 유명한 카프리 섬의 모든 자연과 건축물은 관광객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사방에 잘 가꾼 정원이 딸린 저택의 조경과 울타리를 하나하나 눈여겨보며 걷는 것도 큰 재미였다. 어쩜 저렇게 똑같은 집이 하나도 없고 대문과 문패 및 담장이 제각각 특색이 있을까.
2월 초인데도 싱싱한 레몬과 오렌지가 풍성히 매달린 정원수가 많이 눈에 띄었다. 온화한 지중해 기후 탓에 교목상록수가 많아 어디나 싱싱한 푸른 계절의 느낌을 주었다. 바닷바람이 오히려 산책하는 이마의 땀을 식혀 주었다.
로마의 초대 황제가 개인별장을 갖게 된 이후로 여러 황제들이 이곳을 각별히 사랑하고 휴양지로서 자주 찾았다. 그러니 유명세를 탈 수밖에... 해발 고도 589m의 험준한 지세로서 좁은 섬은 사위가 절벽이고 그 외 지역도 급경사 투성이인데 어떻게 이런 곳이 세계 최고의 휴양지가 되었을까?
그래서 그 궁금증을 알아볼 겸해서 섬의 모든 것들을 세세히 살폈다. 우리나라의 남해안 섬들이 급경사를 이루어 불모지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는데 이곳은 왜 다를까? 이렇게 험한 지세라 살기 불편한데도 최고의 휴양지라니... 그래서 우리나라 남해안의 천사섬들도 잘 가꾸고 조성하기에 따라서는 관광용으로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바뀌었다. 그래서 남해안 섬 개발을 염두에 두고 있는 지역내 지도자에게 나의 생각을 전달하기도 했다.
![]() 미술로 잔뜩 꾸며진 어느 카프리 저택의 대문 모습. |
섬 북쪽 중앙의 마리나 그란데 항구에 도착해 시내버스를 타고 섬 안으로 들어갔다. 세계적인 휴양지이니 물가가 비싸서 여행객들은 이 곳에 주로 숙소를 잡지 않고 페리로 들어온다. 3만원 가까이 하는 페리 요금은 입출시 요금이 다르다. 입도시에는 2유로 정도의 관광세를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카프리 섬을 제대로 구경하려면 일찍 입도하여 마지막 배편까지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야 한다. 이 곳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명소는 해식애가 만든 ‘푸른동굴’이다. 섬의 북서 해변에 위치해 오전중이라야 해식동굴 안에 들어갔을 때 그 신비한 빛이 가장 황홀하다고 한다. 해식동굴 입구에 햇빛이 비치면 바닷물 뿐만 아니라 동굴 전체가 파랗게 물이 든다. 비록 영상으로 보았지만 신비한 빛은 자연현상이라고 할지라도 너무나 신비하고 불가사의했다.
‘푸른동굴’은 항구에서 보트로 바로 갈 수도 있고 버스로 접근한 후 작은 배를 이용할 수도 있다. 보트를 이용해 섬일주하는 것도 아주 이색적이고 가성비가 높다고 한다. 높은 해식애를 가진 난대림 섬이니 경치가 뛰어날 수밖에 없다. 우리도 홍도여행시 배로 섬일주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섬의 남쪽 중앙엔 아우구스토 정원이 있다. 20세기 초 독일사업가가 별장용으로 조성했는데 이곳에 별장을 최초로 가진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이름을 차용했다. 어찌나 험한 경사지에 조성했는지 위쪽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면 아주 아찔하다. 내려갈 때도 주위 지세에 험한 길임을 깨닫게 되지만 올라올 때는 특히나 험하고 고단한 길이다.
섬 안쪽의 아나카프리까지 버스를 탄 후 이곳에서 1인용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15분 정도 걸려 섬의 최고 고지대인 몬테솔라레 전망대에 오를 수 있다.
스웨덴 팝송 가수 아바의 노래에 나오는 독수리가 날며 주변 경치를 보듯이 고지대 전망대에 오르며 인간의 눈으로 조망하는 경치는 신선놀음이 아닐 수 없다. 나폴리, 베수비오 화산, 아말피 해안(Amalfi Coast)까지 멀리 주변 풍경을 모두 관조할 수 있는 고지대의 특권은 추구하는 자의 몫이다. 전망대 카페테리아의 시원한 음료수는 청량한 풍광을 온몸으로 즐기는 자의 특권이다.
/동신대 호텔관광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