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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참여한 필진은 곽재구·고재종·공선옥·김선정·김호균·이영진 6명이다. 필자들은 각자가 보듬고 있던 광주의 기억을 꺼내놓았다.
‘돌아보면 그곳이 있었네’는 여섯 명의 문학인들이 자신의 기억보관소에서 떠올린 단 하나의 주소지에 관한 이야기다. 오리탕 거리로 알려진 광주 유동의 뒷골목과 광주의 오래된 유원지인 무등산 지산유원지, 광주의 달동네 발산마을, 지금은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가 된 무등경기장과 5월의 총탄이 박힌 전일빌딩, 시인 김남주가 수감됐던 광주교도소에 관한 아프고 진솔한 고백들이 담겨 있다.
고재종 시인의 광주 기억은 유동의 달방 시절, 공선옥 작가는 5·18이라는 거대한 사건 언저리에서 가난과 고독을 견뎌야 했던 청춘들의 서사를 기록했다. 주류가 되지 못한 채 변두리로 밀려나 있던 청춘들의 남루한 기억이 무등산 언저리와 지산 유원지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곽재구 시인은 유년 시절부터 학창시절을 보냈던 광주 천변 발산마을의 기억을 풀어놓는다. 끼니를 거를 만큼 가난했지만 훔쳐 온 쌀로 쑨 죽도 함께 나눠 먹었던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부터, 시를 평가하다 대검까지 휘둘러 경찰서에 끌려갔던 문학청년들의 이야기는 놀랍도록 아름답고 슬프다.
김선정 동화작가는 광주의 일들을 목격한 전일빌딩과 조선대, 두 개의 하얀 건물 사이를 오갔던 한 시절을 이야기한다. 90년대 학번의 성장기와 고통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펼친다.
김호균 시인을 통해 만나보는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의 이야기는 어디에서도 만나보기 힘든 현장 서사다. 옛 무등경기장의 서사에는 개발에 밀려나야 했던 서민들의 녹진한 삶, 5·18 당시 택시운전사들의 차량시위, 야구장에서 울고 웃던 호남사람들의 애환이 스며있다.
이영진 시인은 광주 혁명가들의 가장 큰 대학이었던 광주교도소를 소환한다.
안희정 사진작가는 다양한 각도에서 서정적 색채와 깊이 있는 시선으로 여섯 명의 문학인들이 털어놓은 여섯 개의 공간을 렌즈에 담았다.
/이나라 기자
![]() 안희정 ‘구 전남도청’ |
![]() 안희정 ‘무등경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