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예술 강연가이자 아트 스토리텔러로 활동해온 이수정 작가가 신작 ‘그림이 말을 걸 때’(리스컴)를 펴냈다. 이 책은 단순한 미술 감상서가 아닌, 그림을 삶의 언어로 읽고 내면과 시대를 성찰하는 예술 인문학의 여정이다.
책은 고야, 고흐, 프리다 칼로, 샤갈 등 30명의 화가와 50여 점의 작품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작가는 명화 속에 깃든 감정과 상처, 저항과 기도의 서사를 섬세하게 풀어낸다. 고야의 절망, 고흐의 고독, 쿠르베의 현실, 만테냐의 시대성 속에서 인간의 복잡한 감정과 마주하게 한다. 단지 그림을 ‘보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그림을 통해 ‘내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묻는다.
이 책은 문학, 신화, 철학, 시대적 배경을 작품과 엮어내며 예술을 보다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루벤스,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등 고전 거장들의 화폭에는 권력과 신의 이름으로 감내한 고통이 담겨 있다. 프리다 칼로와 수잔 발라동, 샤갈은 상실과 사랑, 자아의 흔적을 그림으로 표현하며 삶의 아픔을 예술로 승화했다. 밀레이, 하예즈, 라파엘전파 화가들은 신화와 문학을 그리며 그림이 하나의 이야기이자 언어가 되는 순간을 보여준다.
작가는 ‘빨리-많이-대충’ 감상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천천히-깊게-대화하듯’ 그림을 바라보는 법을 제안한다. 이는 단지 미술을 잘 아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통해 자신과 삶을 해석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예술은 감상의 대상이 아닌, ‘삶을 해석하는 언어’가 돼야 한다는 것이 이 작가의 일관된 철학이다.
이수정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숭실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다. 25년간 기업과 기관, 대중 강연 현장에서 ‘아름다움을 읽는 힘’을 전해왔으며 현재 예술 인문학 플랫폼 ‘심미안 학교’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조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