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아차 광주공장과 함께했던 ‘카렌스’를 추억하며
기고

[기고] 기아차 광주공장과 함께했던 ‘카렌스’를 추억하며

현대기아자동차 홍보팀 김형석 책임매니저

한국 자동차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차들이 여럿 있다. 그 중 카렌스는 값싸고 저렴하면서도 성능 좋은 미니밴이자 국내에 흔치 않은 LPG 전용차(물론 경유차도 있다)로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출시 시기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6월이라 저렴한 LPG차에 7인승 승합차 미니밴으로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카렌스는 당시 3C(카렌스, 카스타, 카니발)의 선두주자로 외환위기로 힘들었던 기아차의 부흥을 이끈 일등공신이었다. ‘카렌스(CARENS)’라는 차명도 ‘Car+Renassance’의 합성어로 자동차의 부흥기를 열겠다는 기아자동차의 의지가 담겨있는데 현실로 이루어진 셈이다.

이런 카렌스는 원래 소하리 공장에서 생산되던 차종이었다. 그런데 2004년 6월 당시 생산물량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던 광주공장이 1세대 카렌스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었던 카렌스 엑스트렉을 광주 1공장으로 가져와 조립생산하면서 광주공장 생산차가 되었다. 카렌스 엑스트렉은 신차 뉴 카렌스가 출시될 때 까지 광주공장에서 2만1,569대가 생산되었다.

본격적인 카렌스의 광주공장 시대를 열게 된 것은 2006년 4월 카렌스 2세대 신차인 뉴 카렌스가 광주공장에서 출시 되면서부터다. 2세대 뉴 카렌스는 당시 고유가 추세에 경제적이고 친환경 LPG 연료를 사용하는 2.0 LPI엔진과 유로 환경규제를 충족하는 디젤 2.0 VGT 엔진 두가지 모델을 선보였다. 당시 기아차는 뉴 카렌스 출시를 위해 24개월의 연구개발기간과 2천5백억원을 투입해 개발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뉴 카렌스는 이러한 기대를 충족시키듯 2007년에는 연간 생산 10만대를 넘어설 정도로 인기를 끌어 쏘울이 출시되기 전 광주1공장의 확실한 주력차종 역할을 했다. LPG 경쟁차종도 단종되어 사실상 국내 유일의 LPG 전용차로 남은 카렌스는 내수는 물론 스포티지와 함께 북미시장에 진출한 차로 수출에서도 맹활약했다.

하지만 뉴카렌스의 인기는 점점 하락했고, LPG차의 인기도 예전만 못해졌다. 이에 기아차는 2013년 3월 3세대 신차인 올 뉴 카렌스를 출시하게 된다. 올 뉴 카렌스는 승용감각의 신개념 차량으로 1.7디젤, 2.0 LPI 엔진을 탑재해 세단과 RV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컨셉으로 탄생했다. 특히 프리미엄급 중대형세단 수준의 안전 및 편의사양도 탑재하는 등 상품성이 대폭 강화되었음에도 가격은 기존 그대로 적용해 소비자 만족도 꾀했다.

하지만 카렌스의 과거와 같은 영광의 시대는 이미 저물어 가고 있었다. 2008년 출시된 1공장의 쏘울이 이미 1공장의 확고한 주력차종으로 자리잡아 연간 15만대 이상을 생산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카렌스의 위상은 갈수록 줄어들었다.

기아차는 2016년 7월 강인한 미니밴 디자인으로 한 단계 더 진보한 신차급 상품성개선 모델인 ‘더 뉴 카렌스’를 출시했지만 이 모델이 오랜 기간 이어온 카렌스의 마지막 모델이 되었다. 카렌스는 결국 2018년 7월 단산되어 20년의 긴 여정을 끝냈다. 카렌스는 부도위기의 기아차를 살린 효자차종이자 20년 중 15년 동안 광주공장에서 생산되었고 마지막 순간도 광주공장과 함께했기에 기아차 광주공장의 역사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차이다.

특히 쏘울 출시 전 광주공장 라인합리화 사업 초기에 스포티지, 봉고트럭과 더불어 광주공장의 생산을 리딩했던 고마운 효자차종이기도 하다. 카렌스가 광주공장에서 이관된 2004년 6월부터 단산되었던 2018년 7월까지 누적 생산량은 658,502대에 달한다. 카렌스가 단종된 빈자리는 현재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신차 ‘셀토스’가 생산되어 든든히 자리를 메우고 있다.

오늘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