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은 지켰다”…영남 초토화 최악 산불 진화

“천왕봉은 지켰다”…영남 초토화 최악 산불 진화

사망 30명·4만8천㏊ 피해

30일 주불 진화가 완료된 경북 안동시 남후면의 산들이 까맣게 타 있다. 멀리 잔불로 인한 연기가 보인다. 연합뉴스
경남 산청군에서 발생해 열흘간 하동군·진주시·지리산국립공원까지 번진 산불이 발화 213시간 만에 꺼지는 등 영남권역을 초토화시킨 역대 최악 산불이 모두 잡혔다.

30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를 기점으로 열흘간 이어진 산청 산불의 주불 진화가 완료됐다.

지난 21일 오후 3시 26분께 산청 시천면 한 야산에서 발생한 뒤 213시간 만이다.

최초 발화 이후 산림당국은 ‘산불 3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에 나섰으나 강풍으로 화재 규모가 삽시간에 커지며 인근인 하동 옥종면, 진주 수곡면까지 화마에 휩싸였다.

산청·하동 산불은 계속 확산세를 보이며 26일에는 바람을 타고 산청 시천면 구곡산 능선을 넘어 지리산국립공원 일부까지 번졌다.

지리산 산불은 최고봉인 천왕봉에서 4.5㎞ 떨어진 관음사 인근까지 연기가 피어오르며 국립공원 피해가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특수·공중진화대 등 진화대원들이 밤샘 작업을 마다하지 않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이날 주불을 잡았다.

고기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본부장은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지난 21일부터 경남과 경북도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한 대형산불은 총력 대응 끝에 주불을 모두 진화했다”고 밝혔다.

중대본에 따르면 인명피해는 사망자 30명을 포함해 모두 7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경북 의성과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 경북 5개 시·군에서 사망 26명, 중상 4명, 경상 29명 등 59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산불 피해 영향구역은 총 4만8,000여㏊로 추산됐다. 서울 여의도(290㏊)의 166배 달하는 규모다.

주택 3,000여동이 전소되고, 국가유산 피해 30건, 농업시설 2,000여건 등 시설 피해도 컸다

인명, 산림, 시설 피해 모두 역대 최대 수준이다.
정근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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