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기아의 배달 로봇 ‘달이 딜리버리’가 서울 팩토리얼 성수에서 음료를 배달하고 있다. |
인간의 지적능력을 컴퓨터로 구현하는 과학기술인 인공지능(AI)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 AI는 상황을 인지하고 이성적, 논리적으로 판단하며 감성적이고 창의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능력까지 보여주며 산업과 사회 전반에 거대한 변화를 몰고 왔다. 인간의 육체노동 뿐만 아니라 지적 능력을 수행하는 수준까지 발전한 AI는 앞으로 짧은 시간내 인류의 삶을 총체적으로 바꿀 전망이다.
본지는 AI 대전환 시대를 맞아 자동차, 가전, 일자리 등 AI가 바꾼 삶을 조명해본다.
●로봇 알바생들이 음료 배달에 주차까지
로봇이 돌아다니며 사람을 돕는 빌딩.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로보틱스 기술이 대거 적용된 로봇 친화형 빌딩을 서울 성수동에서 선보였다.
팩토리얼 성수는 서울 성수동에 들어선 이지스 자산운용의 로봇 친화형 빌딩으로, 여기에 입주해 근무하는 고객은 달이 딜리버리가 제공하는 음료 배달 서비스와 주차 로봇이 제공하는 자동 주차 및 출차 서비스, 안면인식 기술 등 현대차그룹의 최첨단 로보틱스 기술이 집약된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고객이 모바일 앱을 통해 음료를 주문하면 달이 딜리버리가 지하 1층에 마련된 카페에서 커피 등 음료를 수령해 고객이 있는 사무실이나 회의실까지 배달해준다.
달이 딜리버리는 건물 엘리베이터와 출입문 등 관제 시스템과 통신하며 스스로 건물의 각 층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을 뿐 아니라 배송 목적지에 도착하면 카메라와 인공지능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해 수령 대상자에게 음료를 전달한다.
현대위아는 팩토리얼 성수에서 고객이 업무용 차량을 이용할 때 차량을 지정된 장소로 꺼내 주거나 이용이 끝났을 때 지정된 장소에 고객이 차를 반납하면 자동으로 주차해주는 주차 로봇을 서비스한다.
![]() 현대위아의 자동 주차 로봇이 팩토리얼 성수 지하주차장에서 차량을 주차하는 모습. |
국내 양대 가전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인공지능(AI) 가전’ 자존심 대결은 치열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2024년형 비스포크 신제품 라인업에서 AI 기능을 대폭 강화한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였다.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냉장고, AI 패밀리 허브, AI 인덕션 등 이날 선보인 15종의 제품은 대형 터치스크린 기반의 ‘AI 홈’, 음성 인식 ‘빅스비’를 통해 집안에 연결된 모든 기기를 원격 제어할 수 있다.
에어컨이나 로봇청소기, 공기청정기와 휴대전화 간 거리가 10m 이내가 되면 휴대전화에 자동으로 리모컨 팝업이 뜬다. ‘비스포크 AI 인덕션’은 ‘AI 끓음 감지’ 기능을 갖춰 물이나 국·탕류가 끓어 넘치기 전에 화력을 조절한다.
LG전자는 ‘공감지능’ 구현을 위한 가전 전용 온디바이스 AI칩 ‘DQ-C’를 자체 개발해 세탁기, 건조기, 에어컨 등 주요 제품에 적용했다. TV에서는 AI가 화면을 분석해 원작자의 의도를 더 잘 느끼도록 색감을 보정하거나, 가족 구성원 개개인의 목소리를 구별해 맞춤형 화질로 자동 설정하기도 한다.
![]()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는 계란을 쥐는 등의 섬세한 동작도 척척 해낸다. /테슬라 유튜브 캡처 |
현대차, 테슬라 등 국내외 주요 대기업은 차세대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의 도입을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 산하의 미국 로봇 제조사인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지난 4월 새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하며 이 로봇을 현대차의 새 자동차 생산 공정에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테슬라는 최근 인간형 로봇 ‘옵티머스’ 2대를 자사 공장에 배치했다. 옵티머스는 계란을 쥐는 등의 섬세한 동작을 척척 해내며, 생산 현장에서 자율적으로 여러 업무를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 측의 데모 영상을 보면 자연스러운 걸음걸이와 유연한 손놀림 등이 SF영화에 나오는 미래 휴머노이드 로봇과 별 차이가 없다.
![]()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는 계란을 쥐는 등의 섬세한 동작도 척척 해낸다. /테슬라 유튜브 캡처 |
한국전력은 공기업 최초로 AI기반 문서작성을 도입하는 등 일하는 방식을 혁신했다.
한전은 한컴과 AI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최근 생성형 AI 기반의 사무용 소프트웨어(한컴AI)를 시범 도입했다. AI 기반 문서 작성 도구인 ‘한컴 어시스턴트’를 활용해 자연어 명령으로 각종 보고서 초안 생성, 편집, 교정 등이 가능하다.
AI 기반 질의응답 설루션인 ‘한컴 피디아(Pedia)’를 통해 한전이 축적한 내부 데이터를 활용한 검색 및 질의응답 서비스도 직원들에게 제공한다.
●선호 일자리도 추천해주는 AI
고용노동부는 AI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했다. 고용서비스 통합포털 ‘고용24’에서 이달부터 AI 일자리 매칭 등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한 것.
AI 일자리 매칭 서비스에 연령대별 선호 일자리 추천 기능을 추가해 나와 동일한 연령대의 구직자들이 선호하는 일자리 정보를 추천받을 수 있다.
AI 일자리 추천에 활용하는 정보는 10월까지 민간취업포털의 전 직종으로 확대해 구직자가 공공과 민간의 일자리 정보를 빠짐없이 추천받을 수 있게 된다. /이연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