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매일-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꾸준한 글쓰기로 묵묵히 나아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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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매일-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꾸준한 글쓰기로 묵묵히 나아가겠다"

소설 당선 박 숲(본명 박혜경)

박 숲(박혜경)
‘문턱’이 지닌 의미를 탐색하며 글로 풀어낼 방법을 찾고 있었다. 이 방에서 저 방, 안과 밖, 이쪽과 저쪽, 이 세계에서 저 세계 등등. 어딘가로 건너기 위해선 꼭 넘어야 할 경계. 당선 전화를 받는 순간 높은 문턱 하나를 넘었다는 안도감에 ‘그래도 해냈어!’ 소리를 질렀다. 마치 빈 배로 돌아오지만 그래도 해냈다고 외친 <노인과 바다>의 노인처럼.

소설은 영혼을 입증하기 위해 길을 떠나는 서사라던 루카치의 말처럼 오랜 시간 존재를 증명하고 싶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길 위에서 가장 두려웠던 건 나의 글쓰기에 대한 불신과 마주하는 순간들이었다. 아무것도 아니게 될까 봐. 그런 탓인지 ‘왜 글을 쓰는가’의 질문과 맞닥뜨릴 때면 존재의 이유를 들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매 순간 날카롭게 깨어있어야만 존재 역시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문학의 진정한 가치와 목적을 깨닫는 순간까지 앞으로도 꾸준한 글쓰기로 묵묵히 나아갈 것이다.

오랜 시간 문학의 길 위에서 만난 스승들과 문우들, 일일이 호명할 수 없지만 모두가 소중한 인연들이었다. 멈추지만 않는다면 꼭 이룰 수 있다던 나의 첫 스승이신 윤후명 선생님, 소설이 가야 할 진정한 방향성을 제시해주신 박상우 선생님의 말씀을 늘 가슴에 새기고 있다. 힘든 순간 포기의 유혹이 일 때마다 꼭 붙잡아 주셨던 남상순 작가님께 특별히 감사 말씀 전한다. ‘문학에 길을 묻다’의 문우들께도 깊은 감사를 전한다. 이번엔 제 작품에 운이 닿았지만 다음은 당신들 차례이니 힘내시라고.

나의 소중한 아이들, 든든한 남편, 글보다 딸의 건강을 염려하는 엄마, 무조건 내 편이 되어주는 형제들. 소중한 가족들 덕분에 글쓰기 삶이 더욱 가치가 있음을 고백한다.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신 전남매일 심사위원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더욱 단단한 작품으로 보답을 드리고 싶다.



◇약력

1967년 전남 출생. 홍익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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