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세평>묻지마 범죄 강력한 처벌 필요한 때 - 전남매일
<화요세평>묻지마 범죄 강력한 처벌 필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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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세평>묻지마 범죄 강력한 처벌 필요한 때

<화요세평>묻지마 범죄 강력한 처벌 필요한 때


얼마 전 서울 신림역과 성남 서현역에서 흉기난동으로 무고한 시민들이 사망하는 등 심각한 피해를 입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우리나라는 밤거리를 혼자 다녀도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점이 외국인들에게 자랑거리로 비춰질 만큼 다른 나라와 비교하여 치안이 매우 안정적인 나라였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벌어진 일련의 사건을 보면 이러한 세평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필자도 밤늦게 집 주변에 나가 걷기를 자주하는 편인데 간혹 마주치게 되는 낯선 사람을 자연스럽게 경계하곤 합니다. 다중을 상대로 한 무차별 범죄는 특별히 위험한 장소에 가지 않으면 위해를 당할 염려가 없다는 기본적인 신뢰를 무너뜨린 다는 점에서 여타 범죄에 비하여 심각성이 더 큽니다. 우리는 사회 안에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데 같은 공간에 있는 타인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바라보고 경계하여야 한다면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모방범죄 기승 더욱 심각

이러한 무차별적인 범죄행위가 더욱 심각한 것은 모방범죄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경찰청은 지난 6일 기준 전국적으로 살인예고 글을 작성한 작성자 54명을 검거하였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이들은 SNS를 통하여 구체적인 장소를 특정하여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범죄를 저지르겠다고 공공연히 글을 올렸습니다. 대부분의 피의자들이 철없는 10대이고 장난으로 한 일들이라고 하나 결코 가벼이 넘길 일이 아닙니다. 이들로 인하여 더 중요한 일에 투입되어야 할 공권력이 낭비되고 있습니다. 그 여파로 정작 공권력의 도움이 필요한 곳에 적시에 투입되지 못하는 폐해까지 염려해야 하는 실정입니다.

우리 형법은 살인죄를 범할 목적으로 예비 또는 음모한 경우에 10년 이하의 징역에 청할 수 있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살인예비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살인죄를 범할 목적 외에도 살인의 준비에 관한 고의가 있어야 하며, 나아가 실행의 착수까지에는 이르지 아니하는 살인죄의 실현을 위한 준비행위가 있어야 하고, 단순히 범행의 의사 또는 계획만으로는 그것이 있다고 할 수 없고 객관적으로 보아서 살인죄의 실현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외적 행위를 필요로 합니다. 이렇듯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굳이 법률전문가가 아니더라도 현행법 하에서는 지금 인터넷이나 SNS를 통하여 올리고 있는 살인예고 글들만으로 작성자들을 살인예비죄로 처벌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형벌은 범죄자에 대한 재사회화 교육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장래의 범죄예방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응보 내지 속죄의 측면에도 의미가 있습니다. 현대사회에 들어서는 응보보다는 범죄예방의 측면을 강조하였으나 지금과 같이 사회를 불안하게 하는 범죄가 급증하고 범죄자가 다시 동일한 범죄를 반복하는 등 재사회화가 계속해서 실패하는 상황에서는 응보의 측면도 깊이 고려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처벌이 능사가 아니라는 의견도 수긍이 가지만 적어도 지금처럼 타인에 대한 무차별한 위해를 가하는 행위에 대해 범죄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사정만을 고려하여 합당한 처벌이 내려지지 않는다면 이로 인한 다수 시민들의 심각한 피해는 어떻게 보상받을 수 있는 것인지 고민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개인의 사적인 복수를 금지하는 것이 문명국가인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사적 복수를 차단하는 것은 위임한 국가권력이 자신들의 권한을 명확히 행사하여 다수의 시민들을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 전제되기 때문입니다.

안전한 사회 유지 조건

범죄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범죄자들의 인권을 무시하는 행위로 호도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 법에 정해진 절차와 여러 제도는 이러한 남용을 막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치안이 매우 불안한 몇몇 국가에서는 처벌이 강해도 범죄가 끊이지 않는 사실을 들어 처벌만으로는 이러한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이미 사회에 범죄가 만연해지고 뿌리 깊게 자리 잡은 뒤에는 어떠한 조치도 실효가 없을 것입니다. 지금 발생하는 문제를 가볍게 생각하지 않고 후대에도 기본적인 안전이 유지되는 사회를 계속 물려주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국가에서 유지해야 할 사회시스템이 우리를 지켜주지 못한다면 우리가 국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도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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