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세평> 검정고시 교재 지원, 꿈을 키우는 첫걸음
화요세평

<화요세평> 검정고시 교재 지원, 꿈을 키우는 첫걸음

황수주 북구청소년상담복지·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장
늘어나는 학교 밖 청소년
학교 밖 청소년 지원 늘려야

"선생님! 수학시험이 너무 어려웠어요."

올해 1차 검정고시가 지난 4월 5일 치러졌다. 검정고시는 학교를 떠난 청소년들에게 초졸·중졸·고졸의 학력 인증 기회를 제공하는 중요한 시험이다. 초졸과 중졸은 각각 6과목, 고졸은 7과목으로 이루어지며, 응시한 과목들의 평균의 합이 60점 이상이면 합격한다.

최근 광주광역시의 검정고시 응시 인원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3년 2차 1,254명, 2024년 1차 1,265명, 2024년 2차 1,411명에서 올해 1차는 1,523명으로 늘어나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많은 청소년이 시험을 치렀다. 우리 센터만 보더라도 1차 응시 인원이 2023년 122명, 2024년 106명에서 2025년 134명으로 증가했다. 응시자가 많아 이번에는 광주 시험장이 기존 2개 학교에서 3개 학교로 늘어나기도 했다.

이러한 추세는 학교 밖 청소년 수 증가와 연결된다. 2019년 1,388명(0.77%)이던 광주광역시 학교 밖 청소년은 2023년 1,623명(0.98%)으로 늘었다. 학생 수는 전체적으로 감소하는데도 학교 밖 청소년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23년 고등학생의 학교 중단율은 특성화고 5.44%, 일반고 1.82%, 특목고와 자율고 포함 시 2.40%로 전국 평균인 2.03%를 웃돌고 있으며, 광주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학교를 떠나는 청소년들이 계속 늘어나는 근본적인 원인은 학교 부적응, 진로 불안, 가정환경의 문제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 이에 따라 광주시교육청은 이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하여 종합적인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학교 밖 청소년의 증가는 학업중단 예방 프로그램인 '학업중단숙려제'에서도 뚜렷하다. 우리 센터의 숙려제 상담 인원은 2022년 53명에서 2024년 91명으로 급격히 늘었다. 광주 전체 6개 시·구 청소년 상담복지센터의 상담 인원도 무려 366명에 이른다. 올해는 개학 직후인 3월부터 상담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 상담 현장에서 청소년들은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 진로 고민, 또래 관계 어려움 등 다양한 문제를 털어놓고 있으며, 이러한 고민이 학교 중단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보다 세심한 보살핌이 필요하다.

이렇게 학교 밖 청소년 수는 늘어나지만, 지원 현실은 어떤가. 2024년 광주광역시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교 밖 청소년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도움은 '검정고시 준비 학습 지원(23.9%)'이다. 이들은 학교를 떠났지만 배움에 대한 열망은 여전히 크다. 처음에는 관심 없던 청소년들도 주변 친구들을 보고 "나도 해볼까?" 하며 공부를 시작한다. 실제 우리 센터에서도 학습 지원을 받은 청소년들이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며 자신감을 얻고, 나아가 진로를 구체적으로 설계하는 사례들이 많다.

검정고시는 단순한 시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청소년들이 정규 학력을 취득해 대학 진학, 취업, 기술교육 등 다양한 진로를 탐색할 수 있게 돕는 발판이다. 우리 센터도 2016년 대학 합격자를 처음 배출한 이래 매년 증가해 올해는 무려 69명의 학교 밖 청소년들이 대학에 진학했다. 합격한 청소년들은 검정고시 합격 후 대학에 진학하여 자신의 미래를 가꾸어 나가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인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올해 우리 센터에서 검정고시에 응시한 청소년은 134명인데, 광주시교육청의 교재 지원은 19명분에 불과하다. 예산은 지난해 대비 약 17.3% 수준으로 대폭 삭감됐다. 광주시 학교 밖 청소년 문화행사 예산은 아예 없어졌다. 공부하고 싶은 청소년들의 꿈과 열망마저 꺾이는 상황이다.

학교 밖 청소년도 학생과 똑같이 교육 기회를 제공받아야 한다. 특히 검정고시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 정규 학력을 취득하여 다시 사회로 진입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통로이다. 검정고시 교재 지원은 단순한 지원이 아니라 한 청소년의 인생을 바꾸고 사회적 역동성을 높이는 의미 있는 '투자'이다. 교재 하나가 한 사람, 한 가정, 나아가 지역 사회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더 나아가 교재 지원과 함께 학습 공간 마련, 다양한 교육 활동 참여의 기회, 학교 밖 청소년지도자 충원 등의 지원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 제3조는 국가와 지자체의 교육지원 책무를 명시하고 있으며, 헌법 제31조는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교육청이 검정고시 교재에 대한 충분한 예산 확보와 책임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오늘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