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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편의 영화로 보는 무표정의 미학

핀란드 감독 '아키 카우리스마키 회고전'
2일부터 광주극장·시네마테크
매주 2편 상영…시네토크·미니 전시도

2022년 06월 30일(목) 21:59
영화 ‘성냥공장소녀’ 스틸컷
핀란드의 영화감독이자 예술 영화 마니아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컬트 감독으로 이른바 ‘무표정’의 미학으로 유명한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주요 작품들을 관람할 수 있는 ‘아키 카우리스마키 회고전’이 오는 2일부터 31일까지 광주극장과 광주시네마테크에서 열린다.

1957년 핀란드 남부 오리마틸라에서 태어난 그는 대학을 졸업한 후 벽돌공, 우체부, 접시닦이 등의 직업을 전전하다 그의 친형 미카 카우리스마키가 연출한 1980년 작 ‘라이어’의 시나리오를 함께 쓰고 배우로 참여하며 영화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그는 형 미카와 함께 장 뤽 고다르의 1965년 작 ‘알파빌’을 오마주한 이름의 영화사 ‘빌알파(Villealfa)’를 설립, 본격적인 영화감독의 길을 걷게 된다.

도스토옙스키의 동명 소설 ‘죄와 벌’을 그 시대 핀란드 헬싱키를 무대로 재탄생시킨 1983년 작 ‘죄와 벌’로 감독으로 데뷔한 그는 1989년 작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미국에 가다’로 전세계에서 큰 주목을 받게 된다. 이 영화는 핀란드 툰드라 지대에서 활동하던 세계 최악의 밴드 ‘레닌그라드 카우보이’를 주인공으로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뉴욕으로 향한 밴드의 로드 무비를 유쾌하면서도 쓸쓸히 필름 속에 담아냈다.

영화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미국에 가다 ’ 스틸컷
이후 그는 ‘프롤레타리아 3부작’으로 불리는 1986년 작 ‘천국의 그림자’, 1988년 작 ‘아리엘’, 1990년 ‘성냥공장 소녀’로 전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지난 2017년 ‘희망의 건너편’을 발표하는 등 아직까지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는 노동자나 난민, 부랑자나 불법체류자 등 소외 계층을 중심으로 사회를 풍자하며 동시에 서늘한 유머를 던지는 이른바 ‘블랙 코미디’의 대가기도 하다. 절제된 카메라 움직임과 단순한 세트, 최소한의 대사와 연기를 통해 작품을 완성시키는 그의 영화의 특징은 ‘무표정’. 영화 속 주인공들은 슬프거나 분노할 때, 심지어는 사랑을 고백하는 순간마저도 줄곧 무표정한데, 이는 결국 우리가 느끼고 목도하는 다양한 순간과 현실 속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모두 덜어내며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이 어두운 사회에 던지는 최소한의 반발 같기도, 그것도 아니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함을 담아내는 것 같기도 하다.

클래식부터 북유럽 민속 음악, 블루스, 로큰롤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탁월한 음악 연출도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작품이 가진 특징이다.

짐 자무쉬 등 다양한 감독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감독들의 감독’이자 여전히 평단뿐만 아니라 전 세계 시네필과 수많은 컬트팬들의 열광적인 찬사를 받는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영화 세계를 만날 수 있는 이번 회고전은 2일부터 31일까지 매주 2편씩 상영된다. 회고전 기간 ‘윤희에게’의 임대형 감독, ‘소공녀’의 전고운 감독과 서울아트시네마 김숙현 프로그래머의 시네토크도 마련되며, 작가 ‘의외의 사실’이 그린 10편의 그림 티켓도 증정한다.

한편 광주극장 1층 로비에서는 미니 전시 ‘아키 카우리스마키 스튜디오’를 운영해 관객들에게 영화를 보는 깊이와 재미도 더해 줄 예정이다.

/오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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