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광주지역 영화관 ‘춘래불사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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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광주지역 영화관 ‘춘래불사춘’

새학기 특수 사라져… 주요작 개봉에도 관객 발길 줄어
방역대책도 강화… “차라리 집에서 편하게 OTT 볼 것"

지난 27일 신학기 특수를 기대했던 주말 극장가가 코로나19 장기화로 관람객의 발길이 끊겨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남매일=임채민 수습기자] “주말 영화관이어서 사람이 많을 줄 알았더니 심야상영관만큼 썰렁하네요. 영화를 보면서 팝콘이나 음료수도 먹을 수 없다고 하니 영화관을 찾는 재미가 사라진 거 같습니다.”

직장인 정무영(37·가명)씨는 가족들과 오랜만에 주말인 지난 27일 서구 유스퀘어 CGV 상영관을 찾았지만, 적막한 분위기가 생경했다.

정씨는 “예년이었다면 아이들과 신나게 영화관에서 시간을 보냈겠지만 분위기가 썰렁한데다, 막상 볼 만한 영화도 없는 것 같다”며 “인근 백화점과 마트에서 인파가 붐비는 반면 극장가는 한산하다”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영화티켓을 대면으로 발권할 수 있는 티켓박스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문을 닫은 상태라 키오스크를 통한 발권만이 가능했다. 그렇지 않아도 삭막한 분위기에 티켓 발권도 자꾸 오류가 나오면서, 결국 발길을 돌렸다.

코로나19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지역 극장가가 아직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3월 대학가 신학기에 맞춰 특수를 누렸던 주말 극장가지만, 코로나19 장기화가 2년째로 접어들면서 시민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28일 CGV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광주지역 2019년 영화 매출액은 368억원·관객수는 448만명을 기록했다. 그러나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시점인 지난해부터 지역 영화 매출액은 감소세를 보이다가, 지난해에는 매출액 126억원으로 급감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 매출액의 3분의 1 수준으로, 관람객 수도(2020년 기준 149만명) 65%이상 쪼그라들었다.

이처럼 극장가 기피현상은 다중집객시설 이용자의 코로나19 확진사례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밀폐된 공간이면서 여러 사람이 모인다는 점에서 불안심리가 높아진 데다, 전국적으로 확진자들의 방문이 잇따르면서 영업중단하는 영화관이 속출해 불안심리가 가중되고 있다.

또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로 영화관 이용 규정도 다소 강화함에 따라 당초 기대를 모았던 작품들의 개봉 일정이 연기되고 있는 것 역시 관객들의 발길이 줄어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광주지역 A상영관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코로나19로 줄어든 관람객 수가 올해도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상영관 주변 식당가 등 점포들도 타격을 입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영화 관람을 위한 대면활동 등 방역수칙이 강화되면서, 별다른 제한 없이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OTT 영화 상영’을 내세운 지역 내 숙박업소 등의 홍보가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전국적으로 국내 최대 OTT 업체인 ‘넷플릭스’(NETFLIX)의 결제액이 역대 최대치를 돌파했다.

국내 온라인시장 컨설팅 업체 자료 등을 종합한 결과 지난 달 만 20세 이상 한국인 개인이 신용카드, 체크카드로 결제한 넷플릭스 이용액은 725억 원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을 비교하면 222% 늘어났으며, 결제자수도 501만명으로 199% 증가했다. 더욱이 국내OTT는 사용자가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24시간 이용 가능할 수 있다는 점이 큰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맞물려 OTT시장 확대로 인해 기존 극장 위주 개봉작 공급 원칙에 변화가 올 것이다”며 “영화만 상영하는 극장은 앞으로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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