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 '연대기여금 미납' 파장…FIFA 결정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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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FC '연대기여금 미납' 파장…FIFA 결정에 달렸다

연대기여금 420만원 반환 몰라 미납
직원 휴직 FIFA 제재 통보 확인못해
올해 등록 10명 논란…포항 이의제기
ACLE 등 몰수패 가능성에 판단 촉각

지난해 9월 17일 요코하마 F.마리노스와의 ACLE 첫 경기가 열린 광주월드컵경기장 전경.
광주FC의 ‘연대기여금 미납 사태’ 논란이 일파만파다. 광주가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선수 등록 금지 제재를 받은 것을 모른 채 선수를 등록하고 K리그와 코리아컵, 그리고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까지 소화한 것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선수 무자격과 이에 따른 몰수패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광주는 “행정 착오이며 고의성이 없다”고 해명했고 대한축구협회 역시 “고의 없는 실수이며 선수 무자격 판단은 무리”라고 밝혔다. 하지만 포항 스틸러스가 지난 18일 경기에 대해 무자격 선수를 확인해달라며 한국프로축구연맹에 공식 이의를 제기했고 ACLE 경기에 대한 이의 제기 가능성도 있어 FIFA가 이번 미납 사태에 대해 업무미숙 해프닝으로 판단할지, 고의적 미납이라고 판단해 징계를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큰 금액도 아닌데 연대기여금 미납 이유

FIFA는 연대기여금 제도를 운영한다. 선수가 국제 이적을 할 때 만 12~23세 시절 소속됐던 팀에 이적료 일부를 분배하는 제도다. 광주가 미납한 연대기여금은 아사니에 대한 것이다. 많은 외국인 선수를 영입해왔던 광주가 연대기여금을 모를 리 없다.

문제가 된 것은 연대기여금 납부제도가 2023년 바뀌면서다. 이전까지는 구단 사이에 직접 연대기여금이 오갔으나 이를 납부하지 않는 구단으로 인해 말썽이 생기자 FIFA가 직접 나섰다. FIFA는 선수 이적과 등록에 따라 발생하는 각종 보상금의 산출과 지급 절차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클리어링 하우스’ 제도를 시행, 연대기여금을 배분했다.

2023년 알바니아 국적의 아사니를 영입한 광주는 이에 대한 연대기여금 약 3,000달러(약 420만 원)를 배정받았고 지난해 8월 송금했다. 그런데 이 송금이 반환됐고 광주는 한 달 후인 9월에 다시 송금했으나 이 역시 반환됐다.

문제는 이 반환 이후다. FIFA는 연대기여금이 미납되자 지난해 12월 광주FC에 대해 제재금 5,000스위스프랑(약 840만 원)과 함께 ‘선수 등록 금지’ 징계를 하겠다고 이메일로 통보했다. FIFA는 그래도 광주의 회신이 없자 징계를 확정했고 해당 징계 공문은 아시아축구연맹(AFC)을 통해 대한축구협회에 전달됐다.

하지만 광주는 이같은 사실을 알지 못했다. 송금 반환 직후 담당 직원이 육아휴직에 들어갔고 업무 인수인계가 되지 않으면서 방치됐다. FIFA의 이메일도, FIFA의 이메달을 전달받아 다시 광주로 보낸 대한축구협회의 이메일도 육아휴직 중인 직원의 메일로 보내졌고, 아무도 확인하지 못했다.

선수등록 금지를 알지못했던 광주는 올 시즌을 앞두고 10명의 선수를 등록해 K리그와 코리아컵, ACLE를 치렀다. 영입 과정 중 해외에서 데려온 선수가 있었다면 FIFA TMS(Transfer Matching System)가 작동되지 않아 인지할 수 있었겠지만, 광주의 올 시즌 영입은 모두 국내 구단 간 거래로 이뤄지면서 선수등록금지를 알지 못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진 것은 커뮤니티를 통해서다. 한 축구팬이 FIFA 홈페이지 광주에 대한 선수등록 금지 징계 공고를 보고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이슈가 됐다. 뒤늦게 연대기여금 미납 사실을 파악한 광주는 미납된 연대기여금과 제재금을 납부했다. 하지만 해외 송금 특성상 즉시 반영되지 않아 FIFA의 확인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FC 관계자는 “지난주 초 상황을 인지하자마자 벌금을 먼저 납부했고 연대기여금은 또 송금이 잘 안돼 FIFA에 문의하느라 시간이 조금 걸렸으나 19일 최종적으로 완료했다. 지난해 송금이 반환된 것은 구단의 실수인지 은행측 오류인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았다”면서 “해외 송금은 시일이 소요된다. 21일쯤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FIFA 징계는 송금 확인 시 해제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ACLE·K리그 경기 결과 불똥 튈까

공식적인 이의도 제기됐다. 지난 18일 광주에 0-1로 패한 포항 스틸러스는 이튿날‘무자격 선수 출전’을 이유로 연맹에 공식 이의제기 공문을 제출했다. 올 시즌 광주가 등록한 선수에 대한 자격을 확인해달라는 내용이다. FIFA의 선수등록 금지 상태에서 올 시즌 등록한 광주 선수는 경기에 나설 자격이 없는 것 아니냐는 이의 제기다.

상금 26억원을 벌어들인 ACLE로도 불똥이 튈 수 있다. ACLE에서 광주에 패한 팀이 이의제기를 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유사한 사례로 J리그 산프레체 히로시마가 연대기여금을 누락한채 선수를 등록해 몰수패를 당한 전례가 있다. ‘기적’이라 불리던 행보가 순식간에 위기로 바뀐 셈이다.

고의성이 없었다고는 하지만 광주는 아마추어적인 행정으로 이번 사태를 야기했다. 대한축구협회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FIFA의 징계 공문은 통상적으로 협회와 구단 양측에 동시에 전달되지만, 협회 내부 담당자가 이를 중요하게 인식하지 않고 이메일을 구단에 전달하고 확인하지 않았다. 올 시즌 광주의 선수등록도 승인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금까지 광주 소속 해당 선수들을 무자격 선수로 판단하기는 무리다”며 “기존 경기 결과를 유지하고 리그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종 판단은 FIFA와 AFC의 몫이다. 관련 사실을 양측에 전달하고 소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포항의 이의제기에 대해 법무팀이 검토 중이다”며 “FIFA나 AFC의 판단은 참고사항일 뿐 연맹 자체 규정에 따라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주 안으로 내부 법무팀 검토는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후 광주의 경위서 제출에 따라 상벌위원회 회부 여부도 결정해야 한다”며 “최종 결론이 이번 주 안에 나기는 어렵고 다음 주 이후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조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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