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밥 한끼”…현장 소방관에 온정 손길 ‘훈훈’
사회

“따뜻한 밥 한끼”…현장 소방관에 온정 손길 ‘훈훈’

인근 식당서 소방관 무료식사 제공
소방대책본부에 컵라면·음료 기부

19일 오후 12시께 광주 광산구 소촌동에 위치한 한 식당에 ‘화재진압 힘쓰시는 소방&경찰관님들의 식사 무상 제공합니다’라는 문구가 가게 외부에 부착돼 있다.
“화마와 싸우시는 소방관분들을 위해 휴식공간과 따뜻한 식사를 대접하고 싶었어요.”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가 사흘째 이어진 가운데 맹렬한 화마와 사투를 벌이는 소방관들을 향한 따뜻한 격려와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광주 광산구 소촌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하영 대표(37·여)는 지난 17일부터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현장을 지키는 소방관과 경찰관들에게 따뜻한 밥상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지난 17일 식당 운영을 준비하던 이 대표의 가게 앞 골목길까지 검은 유독가스가 가득 차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화재 진압에 헌신하는 소방관들을 위해 선뜻 식사를 제공하기로 결심했다.

이 대표는 “점심 식사를 준비하던 중 검은 연기가 순식간에 골목길을 뒤덮었고 매캐한 냄새가 식당 안까지 들어왔다”며 “주변 식당들이 모두 문을 닫은 상황에서 소방관분들에게 따뜻한 식사라도 대접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소방대원들에게 제공한 메뉴는 김치찌개와 동태탕 등 평소 식당에서 판매하는 따뜻하고 든든한 식사였다.

화재 발생 첫 날 검은 재로 뒤덮인 소방복을 입고 지친 표정으로 식당을 찾은 소방관들은 연신 ‘죄송하다’,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고 따뜻한 식사를 하는 모습에 이 대표는 오히려 감사함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위험한 불길 속에서 사투를 벌이는 소방대원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따뜻한 식사를 제공하는 것 뿐이었다”고 했다.

화재 발생 사흘째인 19일 오전에도 이 대표는 소방대원과 경찰, 그리고 현장을 지키는 금호타이어 직원들을 위해 정성껏 식사를 준비했다.

비록 전날 주불 진화 완료로 인해 전국에서 온 소방대원들이 복귀해 식당을 찾는 발길은 뜸했지만 그의 따뜻한 마음은 여전히 현장에 남아 온기를 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일요일 정기 휴무로 인해 재료가 없어 소방대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화재 현장에는 시민들과 봉사단체들의 따뜻한 손길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광주시자원봉사센터, 광산구 이통장협의회, 의용소방대, 자율방재단 등 봉사단체들은 소방대원들을 위해 식사와 음료, 간식 등을 챙기고 후원 물품을 정리하는 등 지원 활동을 펼쳤다.

자원봉사에 참여한 박병기 수완동 자율방재단원(59)은 “화재 발생 3일차가 돼서야 소방관들을 위한 자원봉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는 것 같아 그나마 다행이다”며 “시민들의 따뜻한 지원의 손길이 현장 소방관들에게는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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