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로 떠나는 시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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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시대로 떠나는 시간여행

드라마 속 장면이 눈 앞에 ‘나주영상테마파크’
성문·성루·궁궐·침실 등 고구려 모습 완벽 재현
주몽·태왕사신기·신과함께 등 촬영지 각광

고구려궁은 정치, 경제, 사회적 중심지로서 화려하고 웅장한 월대와 성루, 계급에 따라 차별화를 둔 계단 등이 특징이다.
[ 전남매일=광주 ] 이보람 기자 = 2,000년의 역사를 지닌 나주는 영산강 고대문화의 중심이며 호남의 천년고도로, 유서 깊은 역사와 문화를 품고 있다. 나주 곳곳에는 옛것 그대로의 모습이 담긴 향교와 집터, 고분 등 마치 시간여행을 떠난 듯한 기분까지 든다.

나주시 공산면 신곡리에 위치한 ‘나주영상테마파크’ 역시 옛 고구려의 모습을 완벽에 가깝게 재현해 사극과 영화 등의 촬영 명소로 정평이 나있다. 14만㎡로 조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영상전문 테마파크인 이곳은 고구려·백제·신라의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와 영화 촬영을 위한 오픈세트이자 삼국시대 민속촌으로 기획된 나주 명소다.



드라마 ‘주몽’에서 금와왕의 처소로 쓰였다.
광주에서 차로 1시간 쯤 달려 도착한 ‘나주영상테마파크’는 입구부터 심상치 않았다. 방문객을 반겨주는 커다란 성문은 마치 현대와 과거를 구분 짓는 경계선 같은 느낌이다.

2006년 드라마 주몽을 시작으로 태왕사신기, 이산, 바람의 나라, 돌아온 일지매, 천추태후, 도깨비, 영화 ‘신과함께 2’ 등의 촬영지로 사용된 만큼 입구에는 주몽 출연 배우들의 사진과 사인, 핸드프린팅이 전시돼 있다.

본격적인 시간여행은 1성문 해자성을 지나면서다. 해자성은 유럽 영화에서나 가능한 구조를 지녔다. 성벽 밖 수로가 있고 성문 앞의 물길을 기준으로 문을 내리면 안팎으로부터 격리시켜 방어 시설의 역할을 했다. 한국 역사상 유일하게 나주에 실제 존재했다.

해자성을 지나 오른편에 위치한 졸본부여궁은 고구려를 달리 이르는 말로 부여의 일족이 졸본에 도읍해 세운 나라라는 뜻을 지녔다. 2대 유리왕이 국내성으로 천도하기 전까지 고구려의 기초를 잡았던 곳이며, 주몽이 고구려를 건립하게 되는 역사적인 장소다.

촬영의 흔적이 남아있는 실내 세트는 마치 드라마 속 한 장면을 직접 눈으로 보는 것 같다. 왕이 신하들과 나라를 살필 때 앉는 의자를 비롯해 조각상과 등불 등 이곳에서 여러 편의 드라마가 완성됐음을 보여준다.

탁 트인 궁 안에서는 투호 던지기와 같은 전통 놀이를 체험할 수 있으며, 고흐와 밀레, 신윤복, 김홍도 등 유명 화가들의 명화를 손으로 만지며 감상할 수 있는 ‘손으로 만지는 명화미술관’도 마련돼 있다.

비단가게와 주막, 그릇가게와 한복체험관이 있는 너와저잣거리와 과거 2층 한옥에서 생활했음을 보여주는 기와거리 사이에는 당시 귀족계층과 평민계층의 주거 생활 장소를 구분 짓는 2성문 중간성이 있다. 이는 왕과 귀족층, 평민, 가난한 농민 등 신분에 따른 계급이 엄격했음을 알 수 있다.

성루는 적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성 바깥 둘레에 쌓아 놓은 흙담이나 산성 등을 말한다.
3성문인 국내성에는 적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성 바깥 둘레에 쌓아 놓은 성루가 자리한다. 다른 성벽 및 건물보다 높고 튼튼하게 지어져 멀리서 적이 쳐들어오는지를 살필 수 있다.

성루 맞은편에는 고구려궁과 태자궁, 연못궁이 있는데 촬영 당시의 모습이 가장 잘 보존돼 있다.

고구려궁은 정치, 경제, 사회적 중심지로서 화려하고 웅장한 월대와 성루를 지녔다. 특히, 왕이 지나는 계단이라 하여 가운에 용이 승천하는 모습의 대리석 계단이 웅장함을 더욱 강조한다. 고구려궁 내부의 빨간색 계통의 침실과 서랍장, 탁자, 찻잔 등은 그 화려함을 한껏 발산한다.

바로 옆 태자궁은 왕위를 이어받을 태자들이 기거하는 곳으로 바로 뒤에 흐르는 영산강과 나주평야가 한 눈에 보여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연못궁은 드라마 주몽에서 유화부인의 처소로 소개됐다. 거대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연못궁은 푸른 나무와 연못, 구름다리와 인공폭포가 어우러져 ‘나주영상테마파크’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마지막 4성문인 한성에는 신녀들이 살았던 신단이 있다. 당시의 신녀들은 왕과 함께 정사를 의논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지녔다 전해진다.

이밖에도 영상세미나실과 주몽관, 촬영에 쓰였던 소품, 우물 등 삼국시대의 생활 모습을 엿볼 수 있는 테마로 가득하다. 평소 사극을 즐겨본다면 드라마 속 장면에서 나주영상테마파크의 흔적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할 듯싶다.

또, 3성문 국내성에서는 마실 나온 왕족처럼 궁을 거닐며 나주영상테마파크를 한 눈에 내려다보는 장관도 펼쳐지니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명소로 안성맞춤이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동절기 5시)이며 월요일은 휴관. 입장료 500~2,000원.
/이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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