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하루 앞둔 3일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광주향교 유림단체가 헌법재판관 8인 전원 윤석열 대통령 파면, 국민의힘 해체를 촉구하고 있다. 김태규 기자 |
● 학생들 헌재 생중계 보며 토론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가 생중계되는 4일 오전 11시 광주·전남지역 초·중·고등학생들이 각 학교에서 헌법 질서를 가늠할 중대한 순간을 지켜볼 예정이다.
3일 광주시·전남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광주교육청과 전남교육청은 최근 탄핵심판 선고와 관련해 각급 학교에 생중계 시청을 권고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통해 학생들이 민주주의의 절차와 헌법기관의 기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헌법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체득하는 교육적 기회로 삼기 위한 취지에서 추진됐다.
강제가 아닌 각 학교가 자율적으로 생중계 시청 여부를 결정하도록 안내했고, 학생들이 올바른 역사·민족 의식을 함양하기 위해 계기교육도 진행하기로 했다.
특히 이번 탄핵 심판 선고를 민주시민교육 과정으로 활용하도록 했으며, 학생들이 교실에서 민주주의를 주제로 토론하고 시민의식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이정선 광주교육감과 김대중 전남교육감도 탄핵 선고 당일 지역에서 일정을 소화하며 헌재의 탄핵심판 선고를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생중계 시청을 결정한 각 학교의 교사들 또한 탄핵 선고 관련 수업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황석하 성덕고등학교 교사는 “학생들이 헌법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되새길 수 있도록 역사 수업시간에 생중계 방송을 보기로 결정했다”며 “그동안 학생들과 함께 민주·정치 분야에 대해 깊이 있는 토론을 진행해온 만큼 탄핵 선고 과정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다”고 말했다.
● 5·18민주광장 2천여명 집결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도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생중계된다.
180여개 단체가 모인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은 4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시민들이 헌재의 판결을 볼 수 있도록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기로 했다. 광주비상행동은 탄핵 선고 당일이 평일이라 생중계 상영에 수백여명의 시민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이날 탄핵이 인용되면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시민들과 함께 승리를 기념하는 행사를 열고, 인용되지 않을 경우 매주 토요일마다 열었던 광주시민총궐기대회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승리 기념 행사에는 2,0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며 탄핵 선고 이후에는 5·18 민주광장에서 앞으로의 과제에 대한 브리핑을 열기로 했다.
생중계가 진행되는 동안 광주 5개 자치구에서도 공무원들이 숨죽이며 헌재의 판결을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의 경우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킬 의무가 있어 탄핵 선고 관련 별도의 행사는 마련돼 있지 않지만, 각 실과에 설치된 TV 또는 핸드폰, 컴퓨터 등을 통해 선고 결과를 접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의 한 공무원은 “4일 오전 11시에 헌재의 탄핵 선고가 있는데 벌써부터 어떠한 결과가 나올지 궁금하다”며 “아무래도 그 시간대가 되면 동료 공무원들이 헌재의 결과를 궁금해할 것 같고, 점심 시간에는 식당 곳곳에서 선고 이야기로 넘쳐날 것 같다”고 말했다.
광주 5개 구청장들 역시 업무 도중 탄핵 선고 결과를 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고 당일 김이강 서구청장과 김병내 남구청장, 박병규 광산구청장은 광주에서 일정을 소화하며, 문인 북구청장은 오전 서울에 올라가 선고 결과를 지켜볼 예정이다.
임택 동구청장은 이날 ‘대한민국 건강도시협의회 정책리더십 아카데미 참여’를 위해 스위스로 해외연수를 떠났고, 오는 11일 광주에 복귀할 예정이다.
한편 동구는 4일 5·18 민주광장에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해 다중운집인파사고 예방을 위한 선제적 대응에 돌입한다.
광주시, 경찰, 소방, 교통공사, 도시공사와 현장 상황 공유를 위한 비상연락체계를 구축하는 등 긴밀히 협력할 예정이다.
또한 동구 주민안전담당관을 주축으로 관련 부서 직원들이 질서유지를 위해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전일빌딩245, 5·18 민주광장 시계탑과 분수대 등에 배치된다.
최환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