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에 임용도 바늘구멍…광주 대기공무원 ‘울상’
사회

합격에 임용도 바늘구멍…광주 대기공무원 ‘울상’

최근 2년 발령대기자 164명
재취업 등 포기자 25명 달해
승진까지 이중적체 우려도

아이클릭아트
광주지역 신규 공무원 160여명이 정부의 공무원 정원 동결 방침에 제때 임용되지 못하고 발령 대기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임용 대기기간 동안 관할 자치구로부터 어떠한 처우나 보수도 받지 못하고 생계를 걱정해야할 처지에 놓여 있어 스스로 임용을 포기하는 등 취업 전선에 뛰어드는 경우도 잦아지고 있다. 또한 임용 무기한 지연에 연차도 뒤처지면서 이후 승진까지 이중 적체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터져나오고 있다.

3일 광주시와 5개 자치구 등에 따르면 지난 2022~2023년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으나 아직 임용되지 않은 대기자 수는 164명이다.

연도별로는 2022년 76명, 2023년 88명으로 일부 합격자들은 대기 2년을 앞두고 있다.

자치구별로는 북구가 54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광주시 34명, 광산구 29명, 동구 28명, 서구 18명, 남구 1명 등 순이었다.

이처럼 1년 이상 장기 임용 대기자가 갈수록 늘어나는 이유는 공무원 정원은 동결됐으나, 결원은 발생하지 않으면서다.

이는 코로나19 유행 당시 병가 등 휴직했던 인원이 다시 복직해 정원을 채우면서 신규 공무원들의 자리가 크게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광주시와 각 자치구들은 지난 2022년부터 행정안전부의 지침에 따라 공무원 정원을 동결했고, 장기 임용대기자가 발생하자 실무수습(인턴)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광주시는 각 자치구에서 실무수습 인원에 대한 예산 절반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 3년간(2021~2023년) 5개 자치구 실무수습 직원 수는 601명으로, 연도별로는 2021년 294명, 2022년 124명, 2023년 183명이다.

하지만 실무수습은 승진연한에 포함되지 않아 결국 임용에 이어 승진까지 이중 적체가 발생할 수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대기 기간 생계 유지를 위해 아르바이트 등을 하는 것도 임용날에 대한 안내가 불투명하기에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 광주시와 5개 자치구는 신규 임용후보자가 배정되면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일정을 안내한다.

그러나 임용이 지연될 경우 대기자가 직접 수시로 물어봐야 한다. 임용시기 안내도 임용날로부터 7~15일 전 정도다.

이러한 상황 속 임용이 무기한 연기되는 동안 다른 곳에 재취업하거나 국가직 시험에 합격하는 등 임용포기자만 25명에 달한다.

지역의 한 자치구에 임용된 공무원 A씨는 “임용날에 대한 제대로된 고지가 없고, 대기하는 동안 다른 일을 하다 갑자기 관두게 되면 해당 사업주에 피해가 발생할까봐 일을 못하는 합격자들이 다수다”며 “정원이 동결돼서 임용부터 적체인데, 실무수습은 승진연한에도 포함되지 않아 동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승진이 밀리는 등 이중 적체도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지역의 한 자치구 관계자는 “임용이 계속해서 늦어짐에 따라 최근에는 신규자들 모두 실무수습부터 업무를 시작하도록 하고 있다”며 “휴직·면직 등 결원이 어떤 상황에 발생할 지 모르기 때문에 임용날짜를 사전에 알리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무원임용령에 따라 2년 내에는 임용하도록 하고 있어 결원이 발생하지 않으면 별도정원에라도 포함시킬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민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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