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문열 ‘소리의 나무’ |
광주시립미술관이 현대미술에 첨단 과학기술을 응용·접목해 가상과 추상의 예술정원을 구현하는 ‘메타 가든’전을 선보이고 있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 기념 특별 기획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현실에서 이루지 못했던 욕구를 가상 현실 속에서 충족시켜 주는 아주 특별한 전시다. 미술관에 구현된 영화같은 가상 정원으로 잠시 휴가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 기억에 남을 새로운 힐링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 윤제호 ‘휴식동굴’ |
최근 예기치 못한 COVID-19 팬데믹으로 촉발된 전혀 새로운 삶의 방식, 즉 비대면의 문화가 확산되면서 온라인 사이버 공간을 대신해 인터넷 기술을 상징하는 새롭고 강력한 ‘메타버스(metaverse)’가 주목받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의 가상세계를 일컫는다.
11명의 참여작가는 오늘날 기술문명이 품은 미적 상상력을 시각화해 미술관 내에 테크놀로지 예술정원을 선사했다.
예술적 상상력과 과학기술이 만나 자연을 더 잘 지켜낼 수 있는 방법을 보여주기도 하고, 미디어아트의 기능과 역할 응용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다.
각 전시공간은 방의 형태로 나뉘어 있다.
![]() 이진준 ‘모아나이아 MOANAIA’ |
박고은 작가의 ‘식물의 몸짓, no 2’는 평상시 감지하지 못했던 데이터화한 식물의 몸짓을 느끼게 한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표현된 식물이 메타 가든에 들어와 있다는 사실을 비로소 체험하게 된다.
3채널 영상 설치물로 우리가 살고있는 세계 속 공기 중 미세먼지(노상희 작 ‘우리가 사는 세계 v.2.2’)를 지나면 저 멀리 남태평양 바다 속을 묘사하는 이진준 작가의 ‘모아나이아(MOANAIA)’에서 대형 화면 속 환상의 바다여행을 즐기면 된다.
![]() 서상희 ‘메타가든 속 가상정원’ |
박상화 작가의 ‘공중비디오정원’은 변용된 일상과 자연의 풍경들을 박스 구조물에 프로젝션 맵핑기법을 활용해 구현했다. 무위자연하면서 자연에 동화되어가는 인간의 모습과 현대판 무릉도원의 모습을 박스 구조물에 앉아 즐길 수 있다.
제2전시실 계단을 오르면 빨강 노랑 초록의 디지털 나무들이 반긴다. 남도지역에 분포되어 있는 정자나무를 주제로 만들어진 손봉채 작가의 ‘물소리 바람소리’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담아갈 나무들을 역사의 증인이자 눈으로 보여준다.
![]() 박상화 ‘공중비디오정원’ |
전시장 중앙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소수빈 작가의 ‘신-생태계의 휴리스틱’은 새로운 생태계에서 생장하는 미래의 식물이 기계와 결합한 환경에서 적응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센서에 의해 움직이는 식물이 특별한 느낌을 준다. 미래 신 생태계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가에 대한 직관적 물음을 시각적으로 제시한다.
끝으로 금민정 작가의 ‘바람과 비, 그리고 그 날의 기억’은 제주 주상절리 주변과 담양 소쇄원이라는 특정 공간의 풍경을 이용해 실시간 날씨 변화를 전시실에 설치된 영상이미지에 반응시킨다. 영상이미지는 관람객들에게 어떤 특정한 기억과 감정을 환기시키는 동기를 불러 일으킨다.
![]() 소수빈 ‘신 생태계의 휴라스틱’ |
전시는 코로나 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전 예약을 통해 관람할 수 있다. 시간당 관람 인원은 30명이다. 오는 10월 31일까지 개최한다.
/이연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