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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민주·인권·평화전 ‘진실-비틀어 보기’
시립미술관 찾은 아시아 5개국 참여 작가들
“전쟁이 게임이었으면, 예술적 놀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4채널 영상작 ‘더 게임(The Game)’을 제작한 베트남의 쌍둥이 미술가 레(Le) 형제의 설명.
10일, 이날부터 열리는 광주시립미술관 아시아 민주·인권·평화미술전 ‘진실_비틀어 보기’ 개막식 참석차 아시아 5개국 참여작가들이 광주를 찾았다.
시립미술관과 5·18기념재단이 5·18민주화운동 36주년 기념 아시아 민주·인권·평화미술전을 오는 8월 15일까지 본관 제3, 4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시립미술관은 지난 2013년부터 민주·인권·평화 미술전을 개최해 오고 있다.
이번 전시는 국내 작가들만 참여했던 기존 전시 방식에서 벗어나 서구열강과 일본에 의한 식민지배, 이에 대항한 독립운동, 전쟁과 내전의 아픔이라는 유사한 역사적 경험을 간직하고 있는 한국을 비롯한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아시아 5개국 작가들이 참여하는 국제전으로 열려 의미를 더한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표현한 박태규(한국), 식민지 시대 인도네시아 발리 인들의 저항의 역사를 다룬 만구 푸트라(인도네시아), 태국 역사를 관객 참여형식의 작품으로 제작한 수티 쿠나비차야논트(태국), 필리핀 국민의 민족의식 고취와 민족의 정체성을 찾고자 노력한 레나토 아불란(필리핀), 분단과 전쟁으로 인한 슬픔과 아픔대신 통일과 평화를 기원한 베트남 레(Le) 형제가 참여한다.
이들은 회화, 설치, 영상 등 16점의 작품을 통해 ‘기억하지 못한 역사는 되풀이 된다’는 역사적 교훈과 ‘진실은 때때로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때 선명하게 보일 수 있다’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박태규 작가는 자신이 발언하고자 하는 내용을 가상의 영화 형식으로 구성해 영화간판 형태로 표현해 왔다.
이번 전시에 그는 오월 광주의 시민군과 진도 팽목항을, 세월호의 침몰 장면과 무등산을 오버랩 형식으로 표현한 ‘기억-거기 누구 없소‘와 ‘기억-여기 사람이 있소‘ 두 점을 출품했다.
가상의 영화 간판 형식인 두 작품을 통해 “1980년 5월 광주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직도 9명이 세월호 안에 있다는 부분에 관심을 촉구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의 만구 푸트라 작가는 발리의 식민지 시대 역사를 새로운 빛으로 조명하는 자신의 회화 작품들을 통해 “어두웠던 역사의 에피소드 들로부터 교훈을 얻어 과거의 비극들이 앞으로는 절대로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를 바란다’며 “우리가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면 비극들이 되풀이되면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진호 시립미술관장은 “아시아 5개국 예술가들이 작품을 통해 한자리에 모여 과거의 비극적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기원하는 뜻깊은 전시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미술관은 ‘광주정신’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퍼져나갈 수 있도록 민주·인권·평화전을 지속적으로 기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연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