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보존·관광 인프라 구축’ 두 마리 토끼 잡아야
사회

‘생태계 보존·관광 인프라 구축’ 두 마리 토끼 잡아야

■ 무등산을 세계인의 품으로
천혜의 자연환경과 역사·문화 보유
수도권 등 타 시·도 관광객은 ‘저조’
방문목적 ‘등산’…체류기간도 짧아
국립공원 차별화된 관광서비스 필요
지역자원 연계 국립공원도시 지정을

무등산은 광주, 담양, 화순에 걸쳐 있는 해발 1,187m의 국립공원으로, 서석대·입석대로 불리는 주상절리를 비롯해 천혜의 자연경관을 품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로 거듭나기 위해선 보존과 생태관광이 조화를 이루는 관리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가지질공원이자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무등산국립공원은 천혜의 자연 경관과 다양한 역사·문화 자원을 보유한 명산으로 꼽힌다. 서석대·입석대로 불리는 주상절리를 비롯해 62개의 자연경관을 품고 있으며, 4,012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등산, 트레킹, 백패킹의 명소로 알려져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무등산 내 평두메습지가 람사르습지로 지정돼 생태학적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광주·전남지역민을 제외하면 타 시·도 유입 비율은 저조한 수준으로, 보전과 생태관광이 조화를 이루는 관리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본지는 ‘어머니의 산’으로 불리는 무등산의 가치와 의미를 되돌아보며 생태관광 활성화 등 관광 전략을 모색해본다. /편집자 주



◇ 생태계 보고…볼거리·먹거리 풍부

무등산은 광주, 담양, 화순에 걸쳐 있는 해발 1,187m의 국립공원으로, 최고봉인 천왕봉을 중심으로 지왕봉과 인왕봉이 정상을 이루고 있다.

특히 입석대와 서석대로 대표되는 무등산 주상절리대(천연기념물 제465호)는 중생대 백악기 화산활동의 산물로 형성돼 세계적으로도 매우 희귀한 사례로 꼽힌다.

수직으로 솟아오른 돌기둥과 동서로 길게 발달한 돌병풍이 빼어난 지질경관을 이루고 있어 학술·경관적 가치가 매우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2013년 국립공원 승격 이후 무등산의 멸종위기 야생생물은 10종에서 29종으로 2.9배 늘었고, 동식물도 2,296종에서 4,108종으로 1.8배 증가했다.

무등산에서는 대표 먹거리인 보리밥 한정식을 맛볼 수 있으며, 등산 루트로는 증심사와 원효사가 대표적이다. 도보를 좋아하는 트래커들에게는 무등산 옛길을 추천한다. 무등산 지산유원지 근처에는 케이블카, 모노레일이 운영되고 있어 관광객들은 반드시 들려야 할 필수 코스로 알려져 있다.



◇ 생태관광 콘텐츠 열악…방문객 고령층 다수

광주의 대표적인 자연 명소인 무등산은 지역민들의 방문율이 높은 반면,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거듭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목소리가 높다.

수도권 등 타 지역민들의 방문율이 저조한 수준에 머문데다 등산을 제외하면 휴양·편의시설을 비롯한 생태관광 콘텐츠가 열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광주연구원,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 등에 따르면 무등산국립공원 연간 방문객 수는 2018년 314만 4,000명, 2020년 245만 3,000명, 2022년 243만 7,000명, 2023년 209만 8,000명, 2024년 1~10월 180만 1,000명으로 매년 감소 추세를 보였다.

전체 방문객 대비 수도권 유입 비율은 10.4%로 22개 국립공원 중 가장 낮았고, 광주·전남권 다른 국립공원의 경우 내장산 23.5%, 지리산 18.3%, 월출산 18.2%를 기록했다.

특히 고령층을 제외하면 타 연령층의 방문비중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증심사 방문율은 70대 이상 남성이 16.8%로 가장 높았고, 이어 60~69세 남성 13%, 60~69세 여성 9.2% 등 순이었다.

원효사의 경우 50~59세 여성 11.5%, 60~69세 남성 10.9%, 60~69세 여성 10.6% 등 순으로 나타났다.

증심사와 원효사의 광주지역 거주자 방문율은 각각 74.1%, 65.6%로 타 지역과 비교해 월등히 높았다.

증심사의 경우 전남 9.6%, 경기 3.3%, 서울 3.2%에 그쳤고, 원효사의 경우 전남 13.6%, 경기 5.3%, 서울 4.3%, 전북 3.1%에 불과했다.

국내 국립공원 가운데 전세버스 이용률은 17위로 단체 이용객 비중이 비교적 낮은 편에 속했고, 대부분 자가용(74.1%)이나 대중교통(20.0%)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국립공원 중 당일 방문객은 3위(88.5%)로 체류기간이 타 국립공원에 비해 다소 짧았고, 1박 2일 체류는 8.0%, 2박 3일 체류 3.3%로 장기 체류인 경우가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이유는 휴양·편의시설 등 생태관광 인프라가 미흡한데다 건강 증진을 위한 등산이 무등산 방문의 주 목적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무등산 관광 활성화를 이끌 옛 신양파크호텔 부지 개발과 케이블카 설치, 군 부대·방송탑 이전 등 현안이 답보 상태에 놓였다.

실제로 방문객의 주된 탐방활동은 등산이 65.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경관감상과 탐방프로그램 등 체험활동 비중은 8.0%로 다른 산악형 국립공원 평균보다 낮았다. 올해(1~11월) 관광 소비 증감률과 숙박방문자 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4%, 4.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 무등산 활성화 대책 시급…특화된 관광상품 개발 중요

전문가들은 무등산 관광 활성화를 위해선 테마별 탐방로 조성 등 차별화된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마련해야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보전과 생태관광이 조화된 국립공원 관리를 통해 무등산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고, 무등산과 광주시를 연계한 국립공원도시 지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이를 위해 광주시는 내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생태문화마을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조성사업은 충효동 일대 14만 3,000㎡ 부지에 원효사 지구를 이주시키고 무등산·광주호 생태문화원·가사문학권과 연계한 생태문화마을을 조성하는 것이다.

자연경관이 우수한 호수생태원 주변에 볼거리·먹거리·즐길거리·숙박시설 등 체류형 복합관광단지 구현을 위한 인프라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북구도 올해 6월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평두메습지를 보존하고 활성화하기 위한 사업을 다각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평두메습지는 무등산국립공원 내 대표적 묵논습지로 큰산개구리, 계곡산개구리, 도룡뇽, 참개구리 등 다양한 양서류가 집단 번식하는 서식지이다.

북구는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와 함께 평두메습지 인근에 화얌야영장·청풍 주차장·숲체험 인프라 등 탐방기반시설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생태계 전문가와 함께 생물종을 탐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또한, 무등산에서 영산강까지 한 번에 걸어갈 수 있는 ‘시민의 솟음길 조성사업(총 4구간)’을 추진 중이며, 민간공원특례사업 협력을 통해 한새봉, 매곡산, 운암산을 거쳐 영산강으로 이어지는 3구간 사업을 오는 2026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군왕봉과 삼각산을 잇는 4구간은 내년 기본설계를 시작해 오는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국비를 확보해 사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김민희 동신대 산림조경학과 교수는 “무등산을 방문하는 전세버스 이용객 비중이 낮은 만큼 단체 방문객을 유치하기 위한 산악 교육·체험 활동, 관광 패키지 상품 등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며 “타 시도의 방문률을 높이기 위해선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교통비 지원, 숙박비 할인 혜택 등 특화된 관광 서비스를 제공해야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서울-광주-화순-무등산 패키지 투어 등 무등산 주변 지역의 관광자원과 연계한 관광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며 “무등산국립공원 구역별 특화수종에 대한 치유적 환경을 조성한다면 국내외 방문객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강경주 호남대 조경학과 교수는 생태계 보존과 관광 인프라 구축 사이에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강 교수는 “무등산은 경관·생태학적으로 다른 국립공원과 비교해 뒤처지지 않는다”며 “무등산을 단순히 고립된 녹지가 아닌 광주와 연계된 자원으로 인식하고 지역 관광 자원과 연결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환준 기자

올해 6월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무등산 내 평두메습지 전경.
광주지역 유치원생들이 무등산국립공원 내 평두메습지에서 관찰한 생물종을 그리고 있다. 북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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