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욱 의원 “국가핵심기술 해외유출 피해 심각”

정진욱 의원

국내 우수 산업기술 및 국가핵심기술의 해외 유출 피해액이 지난 10년간 39조원이 넘어 산업 안보를 위협하는 수준에 달했음에도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정진욱 의원(광주 동남갑·산자위)이 10일 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산업기술 해외 유출 사건은 총 210건에 달했다. 이중 55건이 국가핵심기술 유출 사건이었으며, 2014년부터 올해 8월까지 피해 추정액만 약 39조1,57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업부는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보안역량 수준을 점검하고 기술유출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2018년부터 ‘국가핵심기술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2023년 사이 6년간 1,155개 기관을 대상으로 국가핵심기술 실태조사가 이뤄졌으나, 이중 조사에 응하지 않은 기관이 305개(26.4%)에 달해 조사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태조사에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거나 허위로 제출한 자에게 1,000만원 이상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그러나 지난 6년간 미응답 기관에 과태료를 부과한 사례는 단 1건도 없었다. 산업기술 침해신고를 하지 않은 2건에 대해서만 각각 500만원과 250만원의 과태료 처분 사례가 전부였다.

국가핵심기술은 기술적·경제적 가치가 높거나 성장잠재력이 높아 해외로 유출될 경우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민경제 발전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술로, 현재 13개 분야 76개 기술이 존재한다.

지난 10년간 발생한 55건의 국가핵심기술 유출 사건을 분야별로 살펴보면 △조선 17건 △반도체 11건 △디스플레이 10건 △이차전지 5건 △자동차 5건 △정보통신 3건 △기타 4건 순으로 집계됐다.

정 의원은 “반도체·디스플레이·조선 등 국가핵심기술의 해외 유출로 산업 안보가 흔들리는데 정부의 대처는 안일하기만 하다”면서 “현장에 답이 있는 법인데 현장실태조사를 형식적으로 실시한 산업부에 과연 문제 해결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다”며 실태조사 관리 소홀을 질타했다.